'다이나믹 부산' 세계적 경쟁력 뒤엔 뚝심 행정

입력 2021.11.11. 18:02 이삼섭 기자
[지방소멸, 도시브랜딩으로 극복하자 ④]
조례 통해 '브랜드위원회' 체계적 운영
3년 주기 기본계획에 구체적 실행까지
영화·게임·건축·레저산업 눈부신 성장
지난달 6일부터 15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 영화의전당과 부산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앞에서 관람객들이 조형물을 지나고 있는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지방소멸, 도시브랜딩으로 극복하자 ④]


부산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영화의 도시, 관광, 해운대와 광안리 같은 바다, 부산항, 롯데자이언츠 등…. 무수히 많은 브랜드가 떠오르지만 공통적으로 '역동성'을 연상케 한다.

'다이나믹 부산'(Dynamic Busan)이란 브랜드슬로건처럼 국내 제2의 도시 부산은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손꼽힌다. 산업이면 산업, 문화면 문화, 관광이면 관광 어느 한가지도 빼놓지 않고 골고루 잘 하고 있는 부산은 통합적인 '도시브랜딩'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도시로 우뚝 섰다.

주목할 것은 부산의 도시브랜딩은 단순히 관광을 목적으로 한 홍보가 아닌 도시행정 전체가 도시브랜딩 주체가 돼 일관성 있게 끌고 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례를 통해 기본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세우면서 갈수록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매일이 축제 같은 부산, 가고 싶은 도시가 되다

부산만큼 가장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과 산업화 과정의 고밀도 난개발로 상징되는 근대적 도시의 모습이 공존한 곳이 있을까. 취재를 위해 찾은 부산의 모습은 단연코 '역동' 그 자체였다.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한 초고층의 건축물들과 호화로운 오피스 건물들은 제2의 수도라는 자부심을 드러내는 듯했다. 부산 마이스산업의 중심지 '벡스코'(BEXCO)를 중심으로 늘어선 백화점과 호텔들을 지나 영화의전당으로 향했다. 가는 길 곳곳에 국내 최대 e-스포츠(이스포츠) 행사인 '지스타 2021'이 오는 17일부터 개최된다는 것을 알리는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지스타는 한 해 20여만명이 넘게 방문하는 국내 최대 행사로 넓은 전시 공간을 차지하는 탓에 부산에서 매년 독점적으로 행사를 해오고 있다.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위를 케이블카가 가로지르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영화의전당에는 때마침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한창이었다. 지금의 '영화의 도시 부산'을 있게 한 BIFF는 1996년 1회부터 꾸준한 투자로 규모를 키워가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잡았다. 국내 최대 영화제를 위해 모인 영화인들과 관객들로 북적북적한 가운데서도 영화의전당 건물은 그 자체가 예술작품이었다. 국제공모를 통해 지난 2011년 개관한 건축물은 축구장의 1.5배는 돼 보이는 크기의 초대형 지붕(빅루프)이 세계 최대 캔틸레버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하면서 유명해졌다.

이어 부산 영도에 있는 '흰여울문화마을'로 향했다. 인구가 급증하며 가파른 산비탈까지 빼곡히 들어선 마을은 영화 '변호인'이나 '범죄와의 전쟁' 등 다수의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애초에 개발이 힘든 지형 여건상 정형화되지 않은 골목길과 낡은 주택들로 과거에는 달동네 이미지였다. 그러나 벼랑 끝에 매달려 남해를 바라볼 수 있는 흰여울문화마을의 이색적인 풍경을 무기로 부산시가 관광지로 개발해낸 결과 현재 새로 지은 집과 구옥이 공존하면서도 카페와 여러 상업시설이 복합된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공간으로 변모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장인 벡스코는 부산 마이스산업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해운대와 광안리에 이은 부산의 제3의 해수욕장인 송도로 향했다. 바다 위를 산책할 수 있는 '스카이 워크'를 걸으며 송도 앞바다를 가로지는 케이블카를 바라보는 풍경이 독특한 정취를 자아냈다.


◆'다이나믹 부산', 이름값 하네

인구 340만명의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의 도시브랜드는 '다이나믹 부산'이다. 지난 2002년 부산의 국제적 홍보를 위해 도시브랜드 개발을 진행한 후 다음 해인 2003년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부산시 브랜드슬로건

다이나믹 부산은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부산시민의 기질을 나타내면서도 관광·경제·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발전한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이 브랜드슬로건은 역동적인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부산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0여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산의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다.

실제 부산은 경제·관광·문화 등 다방면에서 다양성을 축구하면서 역동적인 도시를 추구해왔다. 부산은 월드컵, 아시안 게임 등이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낸 도시이자, 매년 국제영화제, 게임박람회, 불꽃축제 등 세계적인 축제 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독보적인 관광인프라와 탄탄한 마이스산업 인프라가 시너지를 일으켜 다양한 국내외 대형 회의를 쓸어가고 있다. 부산은 국제회의연합이 지난 2017년 발표한 전세계 1천개 도시 중에서 아시아 4위, 세계 7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물류 중심도시로서 명성을 이어가면서 '북항 재개발'과 '메가시티' 등 미래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도시브랜드가 가진 실체와 이미지가 일치하고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부산의 '도시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브랜드위원회 조례·기본·실행계획 뒷받침

부산의 이같은 강력한 도시브랜드는 일찍부터 '브랜드 관리'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부산의 도시브랜딩은 매우 체계적인데 10년 전인 2010년 '부산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이후 '부산 도시브랜드 기본계획'을 3년 주기로 세우고 있다. 또한 도시브랜드 기본계획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매해 '도시브랜드 실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의 도시브랜딩은 시류에 따라 즉흥적이고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도시 전체의 브랜딩 방향과 계획을 세우고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전문가와 각계 인사, 시민사회 등 20명 이내로 구성되는 '부산시 도시브랜드위원회'를 발족해 모든 분야에서 통합적인 브랜딩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 올초 발표한 '2021년 부산시 도시브랜드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3대 추진전략, 10대 분야, 30개 추진과제를 통해 통합적으로 도시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웹툰과 UCC 등을 통해 대시민 홍보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부산시가 어떤 지자체보다 도시브랜딩을 통한 도시경쟁력 향상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여러 성과를 통해 증명해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부산시는 한 부서에서만 관리 차원에서 도시브랜딩을 추진하는게 아니라 시정의 핵심과제로 도시행정 전체가 도시브랜딩 주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03년부터 사용한 브랜드슬로건을 2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많은 지자체들이 단체장이 교체되거나 하면서 번번이 슬로건을 교체하는 것과 다르게 일관성 있게 '다이나믹'(Dynamic)이라는 정체성과 이미지를 이어가면서 부산의 자산으로 만들었다.

부산시는 "부산의 브랜드 가치가 도시에 대한 호감도, 신뢰도 등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과 투자유치 등 국제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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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캠핑철 전남 캠핑장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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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제주와 대기업들, 마케팅·도시브랜딩 '찰떡 깐부'
유명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브랜딩해 성공한 사례다. 제주시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의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온리 제주(Only Jeju)라는 브랜드슬로건을 가진 제주도는 슬로건만큼이나 독보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지역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인 몇 안되는 곳이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제주의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지역과 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이나, 삼다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제주시의 도시브랜딩은 관 주도의 브랜딩이 아닌 지역의 핵심주체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도시브랜딩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도시브랜드를 잘 갖추면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오설록, 이니스프리, 티뮤지엄…'청정' 제주 효과제주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오설록 티뮤지엄'.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사이자 차 분야에서 강한 시장경쟁력을 가진 차 브랜드 '오설록'이 운영하는 차 박물관은 한해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제주 최고 명소이자 문화공간이다. 단지 차 전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과 '차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취재를 위해 찾은 지난 6일 10만평이 넘는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최고의 인기 장소다. 국내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소비자라면 꼭 찾게 되는 이곳에는 제주도에서만 살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비누만들기 체험에 집중하고 있거나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스탬프 엽서를 만들기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 안 카페에는 한라산 모양을 한 한라산 케익과 제주의 풍경을 담은 티라미수 등도 인기 상품이었다.자녀와 함께 찾은 박지원씨는 "평소 이니스프리 제품을 이용하다 보니 궁금하기도 해서 오설록티하우스에 온 김에 들렀다"면서 "제주매장답게 제주다운 인테리어와 제주에서만 파는 기념품이 있어 좋고 스탬프 엽서 꾸미기 같은 것도 있어서 놀다 가는 기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이니스프리는 '청정 제주' 이미지를 적극 브랜딩에 차용해 성공한 브랜드다. 지난 2008년 제주 이미지를 연계한 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녹차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를 두고 따로 제주 특화 제품을 개발할 정도다.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스타벅스 등 기업들은 제주도에서만 파는 제품을 통해 자사의 수익과 제주의 지역 관광 매력도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토종 삼다수·외인 카카오 본사도 제주 명소로같은 날 제주 조천읍 '삼다수 숲길'. 바로 옆에는 국내 대표 생수업체인 '삼다수' 공장이 있다. 사려니숲길 등 숲길 탐방로가 많은 제주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삼다수 숲길'은 그 독특한 이름때문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30m 남짓한 삼나무가 빼곡하게 채운 숲길은 지난 2018년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삼다수숲길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던 덕분에 볼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인기 연예인 '아이유'가 출연해 관심을 받은 '아이유 포토존'은 최고의 사진 장소였다. 또 숲길 인구에는 수공예품과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장터도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숲길 시작점에 있는 제주 삼다수 '물 홍보관'은 생수 제조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수 있었다.또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카카오'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IT기업인 '카카오' 본사가 제주도에 있게 된 건 카카오와 기업합병됐던 포털업체 '다음'이 지난 2012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본사인 '스페이스 닷원'은 제주의 땅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또 무수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특히 카카오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제주감귤, 한라봉, 현무암 등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제주에 와야만 살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상품들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외에도 파리바게뜨 또한 제주도에서만 파는 상품을 개발·판매하면서 제주 관광 매력을 높이고 있다.제주 브랜드슬로건 온리제주(Only Jeju).◆기업들이 제주도를 광고한다아모레퍼시픽이나 카카오 외에도 스타벅스 등 유명 기업들은 앞다퉈 제주도의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제주도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산, 섬, 독특한 지질구조, 오름 등 제주의 천연 자연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딩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소비된 제주도 이미지는 제주도의 도시브랜드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삼다수, 카카오 등의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서든 상품을 통해서든 제주도라는 브랜드와 관광객(또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는 것이다.제주도 또한 지자체가 적극 나서면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도시 브랜드슬로건을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주시 자연환경에 맞는 테마파크 등을 적극 육성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이 같은 제주도 사례는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도시브랜딩을 끌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간과 더 다양한 협력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광주·전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보해양조의 경우 '여수밤바다'라는 여수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여수밤바다' 소주를 여수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사 대표 소주인 잎새주 알코올 도수인 17.8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16.9도로 낮춰 여수를 여행하는 주 관광객인 젊은층들을 공략하고 있다.특히 한 지역에 탄생한 브랜드는 그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고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형성된 브랜드는 지자체가 열심히 홍보하는 브랜드슬로건보다 때론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