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남편 강무경 따라 항일투쟁
거성동 전투서 활약...남편과 공적 세워
일제에 의해 체포 후 석방·남편은 순국
70여년 간 숨어 지내다 96세로 세상 떠나
나라가 외적의 침략 등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의 명령이나 징발을 기다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외적에 대항해 싸우는 민간인 병사를 '의병'이라고 한다.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을 받아온 우리나라는 특히 이러한 민중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조선 말기 일제의 침략에 맞서 싸운 '한말의병'이 대표적이다. 이들 중에는 드물게 여성도 있었다. 한말의병은 우리나라가 일제에 강점된 뒤 항일 독립군의 모태가 됐다.
영암 출신 한말 최초의 여성의병 양방매(1890~1986)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축제가 펼쳐진다.
의병양방매치유축제 행사위원회는 오는 12일 영암군 금정면 신유토 마을에서 '제3회 국사봉 의병 양방매 치유 축제'를 연다.
이날 행사에는 우승희 영암군수와 강찬원 영암군의회 의장, 김한남 영암문화원장, 강동하 영암향교 전교 등이 참석한다.
행사는 항일투쟁에 나섰던 양방매 선생을 기억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말 최초 항일 여성의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문헌조차 거의 없는 열악한 현실 속에서 양방매 선생의 애국정신과 공적을 기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의병 양방매는 호남지역에서 활동한 의병장 강무경(1878~1909)의 부인으로, 남편을 따라 의병이 돼 항일전에 나섰다. 당시 양방매는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남편과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겠다"고 굳은 결심을 다졌다고 한다.
양방매는 심남일 의병장의 '호남의소' 일원으로서 남편 강무경 부대에서 활약했다. 1909년 3월부터 심남일의 선봉장인 남편을 따라 장흥과 화순, 강진 등지에서 전투에 참가했고, 전과가 가장 컸던 남평의 거성동 전투에는 직접 참전했다.
하지만 그해 9월부터 일제가 착수한 '남한대토벌작전'에 몰려 10월 9일 화순 풍치의 동굴에 숨어있다 결국 체포됐다. 함께 체포된 심남일과 강무경은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으며, 양방매는 19세의 어린 나이에 벙어리 행세를 해 석방됐다.
졸지에 과부가 된 양방매는 항일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고 목숨마저 잃을 수 있는 당시 시대상을 비춰봤을 때 그 사실을 숨겨야 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석방 이후 77년의 긴 세월을 혼자서 외롭게, 아무도 모르게 국사봉을 오르내리며 숨어 살다 96세의 나이로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이후 1995년 국립현충원에 남편과 합장됐으며, 2005년 한말 최초의 여성의병으로 그 공이 인정돼 건국포장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잊혀져가고 있는 양방매 선생의 흔적을 곳곳에서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우선 행사 장소인 신유토 마을은 양방매 선생이 다니던 국사봉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이다. 국사봉 또한 남도의병의 지휘본부로서 역할을 한 역사적인 장소다.
행사는 경과보고, 감사패 전달, 빛가람종합병원과 신유토마을 자매결연, 축하공연, 양방매 치유밥상 체험, 양방매 약초 치유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인간문화재 양승희 선생의 가야금 산조, 광주시문화재 문명자 선생의 가야금 병창 등 수준 높은 공연이 이번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강병연 행사위원장은 "자랑스러운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여성의병 양방매 선생의 업적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 도서관서 인문학과 친해져요 광주 서구공공도서관이 지역민들의 인문소양 함양과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인문 라이프러리(life+library)-일상 속 인문학 울림'을 25일 시작한다.'인문 라이프러리'는 문학(文)-역사(史)-철학(哲) 각 분야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일상 속 인문학 울림'을 슬로건으로 누구나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음악과 인문학을 접목한 강연을 마련했다.문학 분야 인문학 프로그램은 '음악과 문학을 품은 낭만 인문학'을 주제로 오는 25일부터 5월 23일까지 3차례에 걸쳐 운영된다. ▲25일 셰익스피어로부터 탄생한 음악들 ▲5월 9일 시인과 함께 태어난 음악들 ▲5월 23일 문학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 명작들 등으로 꾸려졌으며 와이엔듀 대표 윤성희 강사가 프로그램을 도맡아 진행한다.이어 6~7월 역사, 9~10월 철학 분야가 진행된다.참여는 지역민 누구나 가능하며 신청 등 자세한 사항은 서구공공도서관(062-654-4306)으로 문의하면 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소안항일운동기념 전국 학생문예백일장
- · "화순 고인돌 축제서 문화누리카드 쓰세요"
- · 광주 버스킹 월드컵 참가자 모집···내달 3일까지
- · 사이언스 나이트 페스티벌 즐기자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