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가들 흑산팔경 바라보고
"선경이 여기로구나"고 평해
굽이굽이 그림 같은 풍경 탄성
웅장한 산세 뽐내다가도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함 선사
흑산도의 칠락산((七樂山)은 예리와 진리를 감싸고 있는 진산(鎭山)이다. 예리항에서 바라보면 일곱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안내판이 세워진 제1봉에서 칠락산의 유래를 살폈다. "1989년 흑산도에 거주하던 문장들이 흑산팔경을 지정하고자 산세 지형을 찾아 흑산군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 칠락산에 올랐다. 느즈막이 산에 올라, 멀리 보이는 석양 속에서 어선들이 예리포구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이 넉넉하고 평화로워 범어귀포(帆漁歸浦) 행렬에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흑산을 유완(遊玩)하니 선경이 여기구나 하며 맨바닥에 주저앉아 평했다. 흑산도의 옛 선인들은 이곳에서 인간세상의 칠정(七情)을 내려놓고, 세상에 깃든 칠정(월·화·수·목·금·토·일)의 자연계와 함께 북두칠성과 사단칠정을 노래하며 예찬했다. 이러한 절정을 즐거움에 빗대어 이곳에는 일곱가지 즐거움이 있다.
하여 칠락산(七樂山)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해진다."
칠정(七情)은 성리학의 철학적 개념인 사단칠정(四端七情)에서 인용됐다. 사단은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씨, 즉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의 네 가지 선천적이며 도덕적 능력을 말한다.
칠정은 인간의 본성이 사물을 접하면서 표현되는 기쁨(喜), 노여움(怒), 슬픔(哀), 두려움(懼), 사랑(愛), 미움(惡), 욕망(欲)의 일곱 가지 자연적 감정을 가리킨다.
칠락산의 산행 들머리는 예리항이다. 예리항에서 흑산도의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로 접어든다. 영산도로 가는 작은 포구의 옆 도로를 지나서 약 700여m 커브길을 걸어가서, 오른쪽 목재데크길을 따라 오르면 칠락산의 산행이 시작된다.
우거진 상록수림의 숲 지대를 잠시 오르면 샘골, 큰재로 향하는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 도착한다. 동쪽을 바라보면 멀리 우이도가 아련하게 보이고 영산도가 바로 앞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세워둔 목재 기둥에 줄이 연결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한겨울에 열린다는 푸른빛 겨울딸기 군락지가 나온다. 등산로는 키 큰 소나무와 어우러진 소나무숲 지대로 연결된다.
규암으로 이루어진 잘 다듬어진 돌계단 길을 오르고, 다시 석문같이 생긴 바위 사이의 등산로를 통과하면 울창한 푸른빛 상록수림 숲 지대가 나타난다. 돌무더기길 등산로를 오르는 순간 뒤편으로 영산도가 내려다보인다. 편평한 암릉을 따라 오르고, 안전목이 설치된 암릉의 오른쪽 길을 따라 내려가서 오르면 빨간색과 하얀색 페인트로 칠한 '칠락산은 어머니산'이라고 쓰인 표지석이 서 있는 제1봉이다. 샘골 산행들머리에서 약 1시간쯤 걸리는 곳이다.
정면으로 문암산, 칠락산의 봉우리들과 반달봉, 상라봉의 줄기가 눈앞으로 길게 펼쳐진다. 오른쪽으로 그림 같은 예리항의 풍경과 다물도, 대둔도가 조망되고, 왼쪽으로 영산도와 맥섬, 만재도, 선유봉의 왼쪽으로 태도와 가거도가 위치한다. 억새 우거진 잘루목을 지나면 제2봉이다. 제2봉에 이르면 돌탑이 세워져 있어 많은 산악인들이 돌을 던지고 안전산행을 기원한다.
제3봉은 우거진 억새밭과 KT무선중계소를 지나 오르는 봉우리다. 우거진 상록수림의 숲지대를 오르면 문암산 능선이 점점 가까워진다. 제4봉에 이르면 너널 무더기 돌이 놓여있는 봉우리다. 흑산도 제1봉우리인 문암산이 웅장하다. 다시 안부로 내려가면 억새가 무성하다. 여기서 오르면 밋밋한 제5봉이다. 칠락산의 정상이라고 주장하는 봉우리다.(국립공원에서는 반달봉이라 부른다.) 제5봉에서 바라보이는 제6봉우리는 암릉의 연속이다. 고만고만한 바위들이 도열해 서 있는 암릉은 빼어나고 사납게 생겼다.
5봉에서 잠시 내려가면 진리로 내려가는 삼거리다. 여기서 40여 분쯤 내려가면 흑산면사무소다. 삼거리에서 암릉으로 이루어진 6봉의 오른쪽을 거치고 철사닥다리를 거쳐 오르면 마치 육산(암릉산이 아닌 봉우리) 처럼 생긴 봉우리를 오르면 제7봉(300m)이다. 이정표에는 큰재라고 씌어 있다. 소사리와 상라봉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재다. 상라봉 산줄기와 문암산, 칠락산으로 뻗어가는 흑산지맥이 상라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분기하는 지점이다. 깃대봉 너머로 국가시설물이 세워진 문암산의 봉우리가 웅장하다.
큰재에서 잠시 내려가서, 철사닥다리를 오르면 깃대봉 정상. 깃대봉에서 10분여쯤 내려가면 소사리로 내려가는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약 50여분쯤 내려가면 소사리다. 칠락산의 정상 큰재에서 철사닥다리를 잠시 내려가면 사방으로 시야가 가려진 무명봉이다.
무명봉에서 20여분 내려가면 왼쪽으로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장도와 홍도가 아름답게 조망되는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10여분쯤 내려가면 진리에서 마리로 넘어가는 옛길, 원래의 마리재다. 마리재에서 다시 10여분쯤 오르면 두 번째 무명봉이다. 무명봉에서 한적한 등산로를 따라 10여분쯤 내려가면 칠락산으로 오르는 마리재, 여기서 오른쪽으로 이미자 '동백아가씨'노래비가 서 있고, 왼쪽 전망대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대장도(大長島)와 소장도(小長島)가 보인다.
대장도의 정상 부근에 있는 장도습지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람사(RAMSA)협약상 보존가치가 있는 '람사습지(濕地)'로 인정받았다. 장도 너머로 멀리 홍도가 보인다.
다시 북쪽 등산로를 따라 10여 분 오르면 상라봉 정상이다. 옛날에는 봉홧불을 피우는 봉화대가 있었던 자리라고 하고 제사를 모셨던 터라고 전해져 내려온다. 상라봉 정상에서 12구비 아름다운 도로 너머로 예리항이 평화롭게 보인다. 모름지기 흑산도 제1경이다.
흑산도 토박이 시인 박도순(76)씨는 "상라봉이라는 명칭은 잘못됐다. 어떤 유식한 사람이 상라봉(象羅峰)이라 이름 지었는데, 전라도 말로 '향'을 '상'이라고 합니다. 제사 지낼 때 상을 피우는 봉우리라든가 봉홧불을 피우는 곳이어서 봉홧불을 피운 봉우리라든가 관련해 이름 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칠락산이니 반달봉이라는 지명도 올바른 산 이름이 아닙니다."
칠락산이나 반달봉, 상라봉은 흑산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은 산 이름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섬내 교통편
공영버스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누어 1일 8회 운행한다. 운이 좋으면 주요관광지와 산행날머리, 마을 주차장에서 오르고 내릴 수 있다. 관광버스 단체 예약하면 흑산도 주요관광지 운행한다. 약 2시간 30분 소요된다.
◆숙박 및 먹거리
최신식 시설을 갖춘 흑산도문화관광호텔 최근 오픈했다. 흑산문화관광호텔은 전남도와 신안군이 흑산도 관광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사업비 31억 원을 투입, 기존 흑산가족호텔을 전면 개·보수해 새롭게 개장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에서 운영, 천주교 신도 연수공간(피정의 집)과 관광객을 위한 숙박·회의·편의시설로 활용한다. 종교시설 이용자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을 위한 머무는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볼거리
▲자산문화관
자산문화원에는 정약전 선생의 유배생활이며 '자산어보'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진리고인돌
선사시대부터 흑산도에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을 보여주는 고인돌 군락지다.
▲진리 당산
조용한 돌담에 안긴 당산은 진리당과 용신당을 품고 있다. 이 공간을 '신들의 정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반도에서는 이곳 흑산도와 제주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초령목이 신령스러움을 더한다.
▲천사섬 새 조각 공원
부지면적 8,500㎡에 기존의 전시 선박 3척, 아프리카 짐바브웨 쇼나작품 200여 점을 활용해 자연괴석 75점, 분수대 2개소, 주차장, 소나무, 장수매화, 야생화 27종 등 흑산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울릴 수 있는 특색있고 자연 친화적인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새조각 박물관에는 흑산도 동박새와 세계의 조류목각 및 공예품 700여점이 전시됐다.
▲옥섬
조선시대 수군진이 들어왔을 때 감옥으로 쓰던 작은섬이다.
▲무심사선원터(无心寺禪院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소의 조사과정에서 '무심사선원'이라 새겨진 기와편이 발견돼 현재 이곳에는 삼층석탑과 석등, 건물지의 축대 일부만이 남아있다.
▲상라봉 12굽이길
속리산의 말티고개 보다 더 굴곡이 심한 "12굽이길"이라는 S자형 고갯길을 감돌아 올라서 '흑산도아가씨 노래비'가 있는 마리재를 넘는다.
하늘다리 해안 절벽을 따라 교각을 세우지 않고 공중에 다리를 만들었다. 절벽에서부터 말뚝을 박고 그 위에 도로를 만들었다.
▲정약전 유배지 사리마을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은 천주교 신자로 신유박해 때 귀향와서 우이도와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한다. 그는 흑산도의 어종을 연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연구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을 펴냈다. 복원한 사촌서당은 정약전이 마을 아이들을 가르친 곳으로 동생 정약용이 보낸 현판이 걸려 있다.
▲최익현 유허비
조선 말 일본이 강제로 수교를 맺으려고 한 사신을 죽이자고 상소를 올렸다가 흑산도로 유배 왔다. 유배생활을 하며 만들었던 서당 자리에 비석과 그 뒤 암석에는 그가 직접 쓴 글씨가 남아 있다. 지도바위, 칠형제바위, 구멍바위 등 볼거리들이 많다.
천기철 기자 tkt7777@mdilbo.com
- 섬진강 길 따라 생동하는 봄 느껴요 광양시가 화사한 봄꽃과 연둣빛 잎새가 번져가는 4월의 낭만을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여행코스를 내놨다.시는 노란 유채꽃 하늘거리는 섬진강변과 인서리공원, 광양예술창고 등 상상 넘치는 문화예술 공간을 중심으로 반일코스, 당일코스, 1박2일코스 등 3가지 코스를 구성했다.반일코스인 ‘광양에서 한나절’은 진월 오사리 유채꽃밭~즐거운 미식~망덕포구(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윤동주 시 정원)~배알도 섬 정원~김시식지를 잇는 코스로 섬진강권에 초점을 맞췄다.샛노란 꽃물결로 일렁이는 진월 오사리 유채꽃밭은 낭창낭창한 초록 버드나무와 주황색 아치형 다리가 파스텔 톤으로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벚꽃이 피는 4월에 가장 제맛을 내는 벚굴과 섬진강변에서 맛볼 수 있는 재첩국, 재첩회는 놓치기 아까운 봄 미식이다.‘광양에서 오롯이 하루’를 보내는 당일코스는 백운산자연휴양림~옥룡사동백나무숲~서천꽃길~즐거운 미식~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 관사~인서리공원~전남도립미술관&광양예술창고~망덕포구&배알도 섬 정원~진월 오사리 유채꽃밭 코스로 고요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옥룡사 동백나무숲은 주춧돌로 남은 옥룡사지와 빽빽한 동백나무숲이 대비를 이루며 고요와 평화를 선물한다.백운산에서 발원한 서천꽃길은 벚꽃으로 만발하고, 연접한 광양불고기특화거리에서는 광양 대표 먹거리인 광양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전남도립미술관에서는‘2024 원로작가 초대전-우제길 : 빛 사이 색’을 통해 빛을 주제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한 우제길 작가의 추상작품들을 조명한다.광양의 하룻밤을 감행하는 1박 2일 ‘광양에서 별 헤는 밤’ 코스는 광양의 자연과 문화에 아름다운 야경을 더해 광양의 숨은 진면목까지 엿볼 수 있는 코스다.첫째 날, 옥룡사 동백나무숲~서천꽃길~즐거운 미식~인서리공원~전남도립미술관&광양예술창고~구봉산전망대를 통해 광양의 별 헤는 밤을 선사한다.둘째 날은 김시식지~배알도 섬 정원&망덕포구~즐거운 미식~진월오사리 유채꽃밭에서 느긋하게 1박2일 대장정을 마무리한다.자세한 사항은 광양시 문화관광홈페이지 추천여행 코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성수 관광과장은 “4월 광양여행 추천코스는 섬진강변 노란 유채꽃밭과 배알도 섬 정원, 옥룡사 동백나무숲 등 생동하는 봄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전남도립미술관, 인서리공원 등에서 상상 가득한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고 벚굴, 재첩 등의 향긋한 광양 봄 미식으로 광양여행을 완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시는 월별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마실 가듯 떠나는 반나절 코스부터 구석구석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는 1박 2일 코스까지 소요시간, 동선 등을 고려한 여행코스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광양=이승찬기자 lsc61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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