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이순신, 노량해전에서 전사하다.

입력 2014.04.29. 00:00
완도 고금도 충무사 - 이순신과 이영남을 모신 곳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다시 그 역사에 얽매인다

우연치 않게 이순신이 전사한 날

유성룡이 파직을 당했다

그는 낙향하여 1604년에 '징비록'을 썼다

이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징계하는 의미였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312년이 되는 1910년

일본은 조선을 손아귀에 넣었다.

역사를 망각한 조선이 망한 것이다

1597년 10월29일에 이순신은 목포 고하도로 진영을 옮겼다. 그는 곧바로 월동준비를 하였다. 막사를 만들었고 해로통행첩을 발행하여 군량을 확보하였다. 배 운행에 통행첩을 소지하도록 하고 배의 크기에 따라 대형은 쌀 3석, 중형 2석, 소형 1석의 통행료를 받았다. 그리하여10일 동안에 1만석이 되었다. 또한 40척의 배를 건조하였다.

1598년 2월17일에 이순신은 완도 고금도로 진을 옮겼다. 고금도는 여건이 한산도보다 더 좋았다. 주민도 1천 5백여 호나 되어 자체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이순신은 수군 재건에 박차를 가하여 함선이 80여척, 군사도 8천명에 이르렀다. 이 때 큰 역할을 한 사람이 흥양현감 최희량이었다. 최희량은 백성들을 이끌고 전선을 건조하였고 구리와 쇠를 실어다가 대포 등도 만들었다.

7월16일에 명나라 수군 500여 척이 고금도에 도착하였다. 도독 진린은 성격이 난폭하고 거만하기로 소문이 난 자였다.

18일에 이순신은 왜선 100여 척이 녹도에 침범했다는 보고를 받고 진린과 함께 출전하였다. 연합함대가 고흥군 금당도에 이르렀을 때 왜선들은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이튿날 이순신은 녹도만호 송여종에게 배 8척으로 절이도(고흥군 거금도)에서 복병하도록 하고 진린도 30척을 남겨두었다.

7월24일에 이순신은 진린에게 술자리를 베풀었다. 흥이 한창 돋워질 무렵 명나라 군관 한 사람이 진린에게 보고하기를 “오늘 새벽에 절이도에 침입한 왜선 11척을 송여종이 공격해서 그 중 6척을 나포하고 왜군 머리 69급을 취했습니다. 명나라 수군은 싸우지 못했습니다.”하였다. 그러자 진린은 술잔을 집어 던지며 그 군관을 끌어내라고 하였다. 이 때 이순신은 진린을 진정시키고 수급 69급 중에 40급을 진린에게 주었다.

이러자 송여종이 억울함을 호소하였다. 이순신이 웃으며 말하기를 “왜적들의 머리는 썩은 뼈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가지고 저 사람들과 다투자는 말인가. 너의 공적은 내 보고서에 들어 있으니 염려하지 말라”하였다. 그랬다. 이순신은 장계를 조정에 보내면서 송여종의 공로를 낱낱이 적었다.

8월18일에 도요토미 히데요시(1536-1598)가 후시미 성에서 죽었다. 나이 62세였다. 그는 죽으면서 이런 시를 남기었다.

이슬처럼 떨어졌다 이슬처럼 사라지는 게 인생이런가.

나니와(옛 오사카의 지명)의 영화는 꿈에 또 꿈인 것을.

그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5대로에게 5살 난 아들 히데요리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내가 죽거든 지체 없이 조선에서 철병하라”고 유언하였다.

히데요시 사망을 계기로 5대로는 조선의 주둔군 철수에 착수하였다. 10월1일에 일본 특사가 부산으로 건너왔다. 특사는 가토·고니시·시마즈 등을 만나 철군을 지시했다. 일반 사병에게는 비밀로 붙여졌다. 그러나 소문이 안 날 리가 없었다.

히데요시의 사망소식을 알게 된 조명연합군은 대대적인 공격에 들어갔다. 명군은 병력을 네 방향으로 나누어 울산· 사천· 순천 등지의 왜군을 공략하였다.

9월 중순에 제독 마귀의 동로군이 울산성을 공격했다. 그러나 가토의 응전 회피로 점령에 실패하였다. 더구나 왜군 구원병이 부산에서 올 것이라는 소문이 나자 명군은 경주로 퇴각하고 말았다.

제독 동일원이 이끄는 중로군은 사천성을 공격하였다. 중로군은 초반에는 승전보를 올리며 진격했다. 9월28일에는 사천성을 포위했다. 시마즈 요시히로는 조명군의 규모가 큰 것을 알고 병력들을 사천 신성으로 후퇴시키고 유인작전을 썼다. 동일원은 작은 승리에 취하여 무리한 공격을 감행했다. 시마즈는 대대적인 반격을 하여 중로군은 10월1일에 대패하고 말았다. 시마즈는 3만8천717개의 머리에서 코를 베어 일본으로 보냈다.

한편 명나라 제독 유정과 도원수 권율이 이끄는 서로군도 순천 왜교성를 공격하였다. 진린과 이순신의 연합수군도 참여하였다.

9월20일에 제독 유정은 고니시 유키나카를 사로잡을 작전을 폈다. 강화를 하겠다는 속임수를 썼다. 그런데 고니시가 회담장으로 가고 있을 때 명군이 미리 대포를 쏘고 말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고니시는 곧바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 고니시 생포 작전은 실패하고 말았다.

겸연쩍은 유정은 바로 공격을 개시하였다. 9월21일에는 조명수군도 예교성을 공격했는데 물이 얕아 가까이 가서 싸울 수 없었다. 22일에도 조명수군은 공격을 하였지만 명나라 유격 계금이 어깨에 탄환을 맞았고 명군 11명이 죽었다.

9월23일에 유정은 전투를 중지하였다. 공성전을 펼칠 사다리를 준비한다는 핑계였다. 10월2일부터 서로군은 공격을 재개하였다. 이때 수로군은 적극 공세를 펼쳤으나 육군은 소극적이었다.

10월2일 오전에 조명 연합수군이 진격하여 정오까지 적을 많이 죽였으나, 유정의 육군은 움직이지 않았다.

3일에는 명나라 함대 300척이 초저녁부터 자정이 될 때까지 싸웠는데 조수 시간을 놓쳐 40여척이 갯벌 위에 갇혔다가 왜군의 공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다.

4일에도 진린은 연합함대를 이끌고 공격을 계속했으나 육군이 호응하지 않아 물러나고 말았다. 이에 진린은 유정을 찾아가 엄중 항의하였다.

6일에 권율은 이순신에게 군관을 보내어 유정이 달아나려 한다는 편지를 전하였다. 이순신은 일기에 “분하고, 분하다! 나랏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적었다.

7일에 명나라 유정은 전력을 정비한 후에 다시 공격한다고 하고 부유창으로 퇴각하였다. 9일에 유정은 완전히 철수하였다. 이로써 조명연합군의 순천왜성 공격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한편 일본 특사는 왜군 장수들에게 11월15일까지 부산으로 철수하여 귀국하라는 명령서를 전달했다.

고니시도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고니시는 명나라 제독 유정과 은밀하게 화의를 진행하였다. 그는 유정에게 순천왜성을 고스란히 내주기로 하고 철수를 보장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수군이었다. 고니시는 진린에게 뇌물공세를 펼쳤다. 뇌물을 받은 진린은 고니시의 통신선 1척을 남해 쪽으로 보내주고 말았다. 이것이 노량해전의 시발이었다. 순천 왜성이 고립되었다는 소식이 시마즈에게 전해진 것이다.

통신선 1척이 순천을 떠났다는 소식을 뒤늦게 안 이순신은 급히 군관 송희립과 해남현감 유형 등 여러 장수를 불러 의논하였다. 회의는 남해 쪽으로 출진하여 일본 구원군을 공격하기로 결정되었다.

11월15일에 이순신은 진린에게 고니시의 배를 보낸 것을 항의하였다. 그런데 이 날도 왜선 두 척이 강화하자고 진린의 진중을 드나들었고, 진린은 이순신에게 철군하는 왜군을 그냥 돌려보내자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순신은 원수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고 결연히 거절하자 진린은 별수 없이 그 뜻을 따랐다.

11월18일에 조선수군 70여척, 명나라 수군 400척이 노량으로 진군했다. 군사는 1만5천명이었다. #그림1오른쪽#

사천의 시마즈 요시히로와 남해의 소 요시토시 군대는 고니시를 구하기 위해 노량바다로 집결했다. 왜선 5백 척에 군사 1만 명이었다.

18일 오후 6시, 이순신은 무수한 적들이 노량에 닿았다는 보고를 받고 작전을 점검했다. 결전에 앞서 이순신은 갑판에 올라가 간절히 기도하였다. “이 적을 모두 죽일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나이다.”

이순신은 남해 관음포에 진린은 곤양 죽도 부근에 닻을 내리고 숨 죽여 왜선을 기다렸다.

19일 새벽 2시경부터 전투가 시작되었다. 이순신의 함대가 선봉에 섰다. 전투는 과거 다른 해전과는 달리 근접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거의 천 여 척에 달하는 함대가 서로 엉켜 싸웠다. 더구나 캄캄한 밤에 대 혼전이었으나 시간이 흐르자 일본 수군은 조선함대의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퇴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왜군은 관음포를 큰 바다로 가는 수로로 생각하고 진입하였다. 날이 밝자 육지에 막힌 포구라는 사실을 안 일본 수군 일부는 배를 버리고 육지로 도망했고, 나머지 일부는 조명 수군의 포위를 뚫기 위해 사생결단을 하였다.

이 와중에 왜군 한 명이 이순신에게 조총을 쏘았다. 이순신은 탄환을 맞았는데 치명상이었다. 그는 “싸움이 한창 급하다.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절명하였다.

이순신의 아들 회과 조카 완이 울음을 터트리려 하자, 곁에 있던 송희립이 이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였다. 송희립은 이순신의 유해를 옷으로 가린 다음 북을 치며 전투를 독려했다.

11월19일 정오 무렵에 전투가 끝났다. 일본수군은 200척이 침몰 당하였다. 시마즈와 소 요시토시는 가까스로 도망쳤고, 고니시도 남해도 외해를 통해 부산으로 탈출하였다.

전투가 끝나자 진린이 이순신의 배에 다가와 감사를 표하려다가 비로소 그의 죽음을 알았다. 진린은 큰 소리로 통곡하였다.

노량해전에서 낙안군수 방덕룡, 흥양현감 고득장, 가리포 첨사 이영남도 전사하였다. 이영남은 조방장도 겸하였는데 완도 고금도 충무사에 이순신과 함께 신위가 모시어져 있다.

우연치 않게 이순신이 전사한 날 유성룡이 파직을 당했다. 그는 안동으로 낙향하여 1604년에 '징비록'을 썼다. 다시는 이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징계하는 의미였다.

임진왜란 7년 전쟁이 끝난 지 312년이 되는 1910년에 일본은 조선을 손아귀에 넣었다.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조선이 망한 것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다시 한 번 그 역사에 얽매이게 된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기념관 입구에 적힌 글)

이제 2010년 3월부터 4년간 연재한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의 대단원을 내린다. 그동안 애독하여 주신 독자 여러분들과 연재를 도와주신 무등일보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이 연재는 전라남도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사진 1.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 완도군 고금면 덕동리

2. 완도 고금도 충무사 - 이순신과 이영남을 모신 곳이다.

3. 충무공 이순신대첩비와 타루비 - 여수시 고소동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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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단독 여론조사]젠더 갈등의 주범? "막 퍼나르기" "다르면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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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캠퍼스 '메타버스 열풍' 대학들 속속 합류
2학기 강의를 시작한 대학 캠퍼스에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각 대학들이 이 열풍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최근 전남대학교와 동신대학교가 2학기 일부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에 메타버스 강의를 도입한데 이어 호남대학교도 메타버스 플랫폼(V Story/VirBELA)을 구축하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법 특강을 실시한다.14일 호남대에 따르면 교수학습개발원 주관으로 오는 16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학습법 관련 모든 고민을 해결해드립니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이성아 전담교수의 진행으로 열리는 이번 특강에서 학생들은 학습관련 고민과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호남대는 앞서 지난 6월18일 우운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메타버스:현실-가상 융합플랫폼의 문화중심도시 활용 가능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는 등 메타버스 관련 전문가 초청 특강을 잇달아 열며 메타버스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6월28일에는 VR·AR 전문가인 송영일 ㈜서틴플로워 대표를 초청해 '메타버스 시대 지금이 기회'라는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19 미래교육의 구체적 방향과 추진 전략에 대한 논의의 장을 펼쳤다. 8월25일에도 '메타버스' 저자인 김상균 강원대 교수를 초청해 연구역량 강화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장윤경 호남대 교수학습개발원장은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의 목적에 맞는 다채로운 교수법을 적용 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활용 연구회 등의 적극적인 지원프로그램 개발·운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전남대는 주정민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메타버스 캠퍼스 기획위원회'를 출범시켜 단계별 가상캠퍼스 구축 및 활용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기획위원회는 메타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이를 위해 2학기 일부 강의에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하고 올 가을 축제와 졸업식, 내년 입학식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동신대도 9월1일 개강한 2021학년도 2학기부터 5개 전공과 2개 교양 교과목에 대해 메타버스 플랫폼 '인게이지'(ENGAGE)를 활용한 수업을 도입했다.코로나19 확산으로 각 대학의 비대면 강의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캠퍼스에 불고 있는 메타버스 열풍이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메타버스는 가상이나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세계를 말한다. 가상현실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콘텐츠라는 점이 특징이다.김대우기자 ksh430@mdilbo.com
노잼도시
'호캉스' 발길 뜨고 '마이스' 발 붙일 곳 없는 광주
[스페셜기획ㅣ노광탈 프로젝트③ 호캉스, 광주엔 없어요]"결혼할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해주고 싶었는데 광주에 마땅한 호텔이 없어서 다른 지역 가서 했어요. 친구들끼리도 호캉스 많이 하는데 보통 서울이나 부산으로 많이 가고요. 진짜 광주에도 호캉스 제대로 할 만한 곳 생겼으면 좋겠어요."나주에 거주하는 공무원인 박모씨(29)는 "일 년에 두세 번씩은 꼭 친구들과 함께 호캉스로 소문난 특급호텔을 가는데 주로 서울과 부산"이라며 "광주에서 홀리데이인호텔이나 라마다호텔이 있지만 오래되기도 했고 솔직히 호캉스라기보다는 숙박에 맞춰져 있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광주 산하 한 기관에서 국내외 대형 회의 유치를 담당했던 한 간부급 인사는 "굵직한 회의를 유치할 때 광주에서 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지만 회의를 진행하기 위한 규모를 갖춘 특급호텔이 없어 번번이 막히거나 애를 먹고 있다"며 특급호텔 필요성을 호소했다.국내 대표 여가 활동과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호캉스와 마이스(MICE) 산업의 성장으로 특급호텔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광주에서는 이를 충족할 만한 특급호텔이 부족해 도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대표적 여가 문화이지만 광주서는 '그림의 떡'호텔에서 휴가(바캉스)를 보내는 것을 의미하는 '호캉스'는 어느덧 국내 대표적인 문화가 됐다. 통상 4성급 이상의 특급호텔에서 이뤄지는 호캉스는 단순히 숙박하는 것을 넘어 일상을 탈피해 호텔에 체류하면서 차별화된 경험을 누리고 이를 다시 SNS 등에 공유하면서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다. 제주도나 부산처럼 휴양관광지를 가지 않더라도 도심 내에서 휴양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심 내 호캉스를 즐길 수 있는 특급호텔이 전국 대도시에서 자리를 잡는 추세다.특히 여럿이서 가면 그렇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경험과 고급 서비스, 탁 트인 풍경을 누릴 수 있는 특급호텔은 MZ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에게 폭발적 인기다.17일 '호텔스컴바인'이 제공한 '2021 호캉스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희망하는 여행 유형을 묻는 질문에 호캉스를 꼽은 이들이 36.8%로 가장 많았다. 6개월 내에 호캉스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전체의 32.4%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을 비롯해 다양한 여행에 제약이 생기면서 호캉스가 더욱 대세로 자리 잡은 것도 한몫했다.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소비 여력이 충분한 중장년층에서도 특급호텔은 가족모임이나 가족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민은 멀리 가지 않고 광주에서도 호캉스를 누리고 싶어하지만 특급호텔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떠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광산구 우산동에 거주하는 김은주(55)씨는 "지난 해 가족과 처음으로 호캉스를 했는데 너무 좋아서 그 후로 계속해서 가고 있다"면서 "광주에는 호캉스를 갈만한 데가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실제 17일 기준 광주 내 특급호텔은 2곳에 불과하다. 이마저 호캉스의 핵심인 수영장이 있는 곳은 '홀리데이인 광주'이지만 실내수영장으로 '호캉스족'이 원하는 야외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고급수영장은 아니다. 반면 다른 대도시들은 호캉스 문화 확산과 호텔산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특급호텔이 지속해서 느는 추세다.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특급호텔(4·5성) 개수는 서울이 66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부산과 인천 12곳, 대구 5곳, 울산 3곳, 대전 3곳(심사 중인 '오노마 대전' 포함), 광주 2곳이다.◆체류 관광 핵심…"글로벌 브랜드 호텔 필요"특급호텔은 단지 여가 시설로서 기능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행과 비즈니스 등 국내외 이동이 활발하고 또 관광산업이 비중이 커지면서 특급호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여행객들은 숙소를 정하고 지역에 체류하면서 소비를 하기 때문에 '체류형 관광'의 핵심 요소다.광주 내 기업들은 물론 광주·전남혁신도시에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인 한국전력을 비롯해 많은 공기업이 있어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방문한 이들의 특급호텔 수요도 많다. 문제는 광주가 특급호텔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데 있다.광주지역 대학에서 호텔경영을 가르치는 한 교수는 "우리가 해외로 여행할 때 힐튼호텔이나 매리어트호텔처럼 브랜드 있는 특급호텔을 찾는 것은 브랜드호텔에 대한 신뢰와 고급스러움이 폭넓게 인정 받고 있기 때문에 수요 또한 많다"면서 "광주가 도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브랜드 있는 5성 특급호텔 하나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자신이 호텔경영을 가르친 학생이 취업할 수 있는 호텔 일자리가 지역에 없어 타지역으로 떠나는 것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이 같은 문제는 지난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여실히 드러났다. 귀빈 등 VIP급 인사에 대해서는 5성급 호텔에 묵게 해야 하지만 광주 내 이를 만족하는 호텔이 없어 멀리 여수까지 보내 엠블호텔(현 소노캄여수)에 묵게 해야 했다.특히 특급호텔이 부족해 숙소를 쪼개기하거나 광주 내 비즈니스 호텔과 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3성급 숙박업소까지 동원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특급호텔 없어 마이스산업 경쟁력 약화"무엇보다 특급호텔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마이스(MICE)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스산업 경쟁력을 평가할 때 전시·회의시설과 숙박시설 규모로 평가한다. MICE 산업이란 회의, 인센티브 여행, 컨벤션, 전시회 등을 포함한 비즈니스 분야의 복합 전시 산업으로 대규모의 인원이 도시에 방문해 체류하면서 숙박, 음식, 여가 등에 소비를 하면서 지역에 파급되는 경제적 효과가 크다.한국관광공사의 '2019 MICE 참가자 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의 경우 회의 참가자는 1인당 약 310만원 가량을 쇼핑·숙박·식음료 등에 소비했다.대형 국제회의 등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1천명 이상 인원이 동시에 회의 등 행사를 할 수 있는 5성급 특급호텔이 필요한 경우가 다수다. 이 때문에 광주마이스산업 관계자들은 대형 행사를 유치하기도 힘들뿐더러 유치한다 하더라도 숙박은 여수 등 타지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턱없이 부족한 특급호텔에 광주의 마이스산업 경쟁력이 발목 잡히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정순애 광주시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9년 6월3일 제280회 정례회 5분발언을 통해 "광주를 찾은 많은 외국관광객들이 광주가 아닌 서울이나 여수 등으로 숙박을 위해 떠나고 있고 국내 관광객들도 대부분 당일치기 일정으로만 광주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특급호텔 부족은 대형 행사 유치 차질은 물론, 도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며 마이스 산업 육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광주시가 개최 건수에 비해 매출액이 낮은 이유는 대형 행사를 유치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자체 특급호텔 전략적 유치…광주는 어등산·신세계 무산특급호텔이 가지는 유무형의 파급효과로 광역지자체는 특급호텔을 전략적으로 유치하려고 시도한다. 최근 대전 유성구에 문을 연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에는 신세계 계열의 특급호텔 '오노마'가 입점했다. 오노마는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제휴한 400평 규모의 초고층 수영장 등이 포함된 특급호텔이다. 현재 호텔등급 심사 중이지만 최소 4성 또는 5성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곳 호텔은 대전컨벤션센터(DCC)가 바로 옆에 있어 마이스산업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특급호텔은 수익성이 좋지 않아 대기업에서도 국제적인 도시인 서울이나 부산 등이 아니면 선뜻 나서지 않는다. 대전시가 입찰 과정에서 신세계 측에 지역 마이스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 호캉스 수요 등을 이유로 특급호텔 건립을 요청했고 신세계 또한 상업시설를 운영하는 대가로 특급호텔 건립을 받아들인 윈-윈 전략이었다.광주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대기업에 특급호텔 유치를 요청하거나 민간투자 방식으로 특급호텔을 건립하려고 했다. 지난 2015년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의 요청으로 광주신세계가 서구 화정동 이마트 부지에 7천억원 규모의 특급호텔과 복합쇼핑몰을 추진하다 무산됐다. 광주시가 광산구 어등산 일원에 추진하는 특급호텔이 포함된 '어등산관광단지'는 상업면적이 지나치게 축소되는 바람에 대기업들의 불참으로 현재까지 삽 한번 뜨지도 못하고 있다.싱가포르 등 마이스산업 선진도시는 물론 부산이나 대구, 대전 등 대부분 주요 도시에서도 마이스산업은 핵심 시설인 컨벤션센터(전시시설)를 중심으로 특급호텔, 쇼핑몰, 미술관 등 다양한 시설들을 복합화하는 추세다. 마이스 참가자들이 업무와 쇼핑, 휴양을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집적도를 높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실제 한국은행은 2017년 보고서를 통해 광주 마이스산업이 좋은 숙박시설 부족, 쇼핑·관광 등 부족해 파급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광주의 MICE 행사기간은 대부분(88.8%) 1일로 전국(68.7%)에 비해 당일 행사가 많았다는 것이다.광주 마이스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갖고 특급호텔을 비롯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설들을 전략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이삼섭 기자노광탈 프로젝트 목차
MZ세대
[정당 지지도] 민주당 64%···Z세대, 국민의힘 호감 두드러져
광주·전남 시도민 64.3%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본보가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시도민들의 ‘민주당 사랑’은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광주보다는 전남의 민주당 충성도가 다소 높았다.무등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광주·전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00명(광주 800·전남 800)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주·전남지역 제4차 정치 및 현안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에서 ‘지지정당’을 묻는 질문에 웅답자의 64.3%가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그 다음으로 국민의힘 11.7%, 열린민주당 8.0%, 국민의당 3.5%, 정의당 3.0%, 기타정당 1.7% 순이었다. 무당층은 7.7%(지지정당 없음 6.5%·잘모름 1.2%)였다. 예전 광주·전남지역 제 3당이었던 정의당이 5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선전도 눈에 띈다.광주에서는 민주당 62.7%, 국민의 힘 12.7%, 열린민주당 6.6%, 국민의당 4.1%, 정의당 3.5% 순이었고 전남에서는 민주당 65.8%, 국민의힘 11.1%, 열린민주당 8.7%, 국민의당 3.0%, 정의당 2.6% 순이었다.민주당은 전남 광주근교(71.6%)와 가정주부(70.5%)에서 전체 응답자 결과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또한 30대∼60대 이상에서는 60% 이상 지지를 받았지만, 20대는 48.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직업군에서도 20대로 추정되는 학생만 43.9%로 50% 이하였고, 사무/관리/전문직, 판매/생산/노무/서비스, 가정주부, 자영업, 농/임/어업 등은 모두 60% 이상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은 20대와 학생을 사로잡을 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만18~29세(22.1%)와 학생(28.7%)이 전체 결과보다 높게 나왔다. 무당층의 경우 만18~29세(14.9%), 학생(15.7%) 응답자 사이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한편 이번 조사에서 통계보정은 2021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지역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광주의 경우 무선가상번호(90.4%)·유선(9.6%)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11.0%다. 전남은 무선가상번호(89.5%)·유선(10.5%)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11.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광주·전남도의 대통령후보 선호도·정당지지도 통합결과 분석은 광주시 선거·지역현안 여론조사와 전남도 선거·지역현안 여론조사 각각의 정당지지도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각 여론조사 결과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2021년 8월말)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무등일보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