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대가야 문화·선조들 삶의 자취 눈앞에

입력 2022.12.15. 17:28 나윤수 기자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
㉚고령역<중>영호남 연결하는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왕릉전시관은 한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리 44호분 전문전시관으로 2000년 9월에 개관됐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 ㉚고령역<중>영호남 연결 대가야박물관


오롯이 대가야 문화 유적만 전시

구내 유일의 대가야 전문 박물관

왕릉전시관서 순장묘 위용 짐작

지산동 44호분 발굴 모습 그대로

우륵 박물관에서는 가야금 창제한

악성 우륵 관련 자료 한데 모아놔

1천600년 전 대가야 시대 재현한

대가야생활촌도 명소로 자리매김


대가야는 서기 42년 건국돼 562년까지 존속했다. 대가야 도읍지 고령군은 찬란한 대가야의 유물을 한곳에 모아 대가야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건립한 대가야박물관은 대가야만을 전문으로 한 박물관이다. 대가야 문화 유적을 오롯이 간직한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다. 대가야박물관 소장품들은 달빛 내륙 철도가 완성될 경우 영호남 고대사를 연결하는 소중한 부장품으로 그들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국내 유일의 대가야 전문 박물관

대가야박물관(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대가야로)은 대가야역사관, 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으로 구성됐다. 부장품은 선사시대 유적부터 현대에 이르는 암각화, 토기, 철기, 순장 풍습, 가야금 등 고대와 현대의 삶과 문화를 아우른다.

대가야역사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상설전시관은 대가야 역사를 확인하는 공간이다.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 문화에 대한 2천여점의 유물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해 놓았다. 최근 발굴된 일본 오키나와에서 서식하는 야광 조개로 만든 국자를 비롯해 왕이 쓰던 국보 제138호 왕관(진품은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을 포함 세밀한 금관 장신구에까지 대가야 유산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대가야왕릉전시관에 지산리 44호분의 내부를 운래의 모습대로 재현해 놓아 관람객들이 실물크기로 복원된 44호분 속으로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무습, 부장품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대가야 시대로 돌아가는 왕릉전시관

대가야 사람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었다. 죽은 뒤에도 현세의 영화가 지속되리라 믿었다. 권력을 쥔 자들은 죽어서도 영화를 누리려 했다. 그 흔적이 순장이다. 무덤 주인공과 시종들은 함께 몸을 누였다.

고대 장례 풍습 순장이 44호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역사 최초로 실제 모습을 드러낸다. 지산동 44호 고분은 우리나라 최초 순장 묘로 기록돼 있다. 중앙에 으뜸 돌방과 2기의 딸림 돌방을 만들고 소형의 돌덧널 32개를 두는 특이한 구조다. 주인공을 가운데 두고 나머지 순장자들이 셋방 살 듯이 빙 둘러있는 구조다.

대가야왕릉 전시관 44호 고분에는 산 사람 40여명이 고스란히 순장돼 누워 있다. 대가야 왕릉 전시관 44호분은 대가야 왕의 권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무덤이다. 대가야 왕이 아니면 누리기 어려운 권세다. 아마도 왕의 저승 궁궐을 새롭게 만들어 사람들이 함께하지 않았을까 한다.

왕릉전시관은 발굴될 당시 실물을 재현해 놓은 것으로 고령의 저력을 보여주는 역사 현장이다. 최초 순장묘인 44호 고분을 발굴 당시 모습으로 옮겨 놓았으니 타임머신을 타고 160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크기도 실물 크기여서 현실감을 더한다. 으뜸 돌방 주위로 32개의 석관이 둘러싼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다. 오늘날로 하자면 주인공 주위로 원룸을 한 채씩 분양한 모양새다. 부채꼴 모양 석관에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인골이 담겨 있어 조금 짠한 기분도 든다.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부장품 종류와 성격 등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고대 가야인들의 삶이 어땠는지 대충은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륵박물관은 가야금 역사 탐방

역사관과 왕릉전시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륵박물관(고령군 대가야읍 가야금길)이 소재한다. 대가야박물관 역사관과 왕릉전시관에서 대가야의 유물을 봤다면 이제 가야 문화의 진수 가야금을 만나볼 차례다.

가야금 하면 우륵이 떠오른다. 우륵은 조국 가야의 쇠락을 지켜본 비극적 예술혼이다. 가야국 가실왕 명으로 가야금을 발명했지만 적국인 신라에서 연주해야 했다. 망한 나라 가야국 예술인 우륵의 뛰어난 재능을 알아본 사람이 신라 진흥왕(534~576년)이다. 우륵은 신라 전통음악 향악보다 한 단계 진화된 음악을 선보였다. 그런 우륵의 가야음악에 매료된 진흥왕이 우륵에게 신라 음악 집대성의 임무를 준 것이다.

우륵박물관은 우륵의 예술혼을 기념하기 위한 박물관이다. 2천752평 규모로 우륵의 사상과 역사를 살피고 가야금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박물관 입구에는 우륵이 가야금을 켜는 모습이 조각됐다. 신라시대 악기를 연주하는 토우(土偶)들을 전시했는데 우륵이 만든 12줄 가야금을 켜는 모습이 또렷하다. 우륵 박물관에서는 직접 가야금 제작과정에 참여할 수도 있다. '우륵지'는 우륵이 직접 가야금을 만들고 켜는 장소라고 한다.


◆서민들의 삶을 재현한 생활촌

대가야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신남로에는 대가야생활촌이 자리한다. 작은 호숫가 주변으로 60여채의 가야 삶터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은 가야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엿볼 수 있게 꾸몄다.

한약재를 보관한 한약방은 대가야 약국이다. 각종 약재가 대나무 소쿠리에 보관돼있는 것을 보면 당시 의료행위를 짐작할 수 있다. 포목점은 너무 화려해 당혹스럽다. 형형색색의 의복이 오늘날 색감과 견줄 만하다. 재현된 생활상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한약방만 해도 4~5세기 순장 묘에서 한약재가 나온 데서 힌트를 얻어 재현했다. 화려한 비단도 근거가 있다. 발굴된 의복이 양잠에서 비롯됐음을 암시한 것이다. 변한(弁韓) 지역은 양잠업이 성행했다고 하니 대가야 포목점이 있을 법하지 않은가.

대가야 국력의 최대 원천은 철이다. 대가야생활촌에는 철기 공방을 재현해 당시 제련기술을 엿보게 한다. 대가야는 제철 왕국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철강 왕국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가야인의 DNA를 물려받았다 해도 괜찮다. 철을 녹여 만든 덩이쇠를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까지 했다고 하니 오늘날 제철 기술 DNA는 가히 가야인에게서 물려받았다 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대가야 유적 발굴과 전시는 귀중한 성과"

손정미 대가야박물관 학예팀장

손정미 대가야 박물관 학예팀장

"대가야는 영호남을 연결하는 왕국이 될 것입니다. 고령 지산동고분군의 발굴은 대가야사 연구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대가야 유적과 유물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접하고 있는 대가야박물관 손정미 학예팀장의 대가야 발굴에 대한 생각이다. 손 팀장은 대가야박물관 개관 때부터 전시, 유물관리 업무를 맡아 왔다.

그는 "대가야 유적의 발굴·전시는 고대 국가 대가야를 기억 저편에서 우리 역사의 일부로 이끌어낸 귀중한 성과다"고 전제하고 "대가야는 영호남이 함께 발전하는 역사적 뿌리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손 팀장은 최근 발굴 성과에 대해서도 "연조리 제의 시설은 문헌에 없는 대가야의 제의 시설(祭儀 施設)로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 발굴된 제의시설이다"면서 "대가야국의 국가적 제사 기록을 발굴함으로써 대가야국의 국제적 위상을 실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령군 대가야왕릉전시관에는 '지산동 44호 고분' 발굴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대가야의 순장 풍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곳이다. 44호분에 대해서 손 팀장은 "44호 고분은 우리나라에서 순장 풍습을 최초로 실증한 대규모 순장무덤이라는 면에서 가치가 매우 높은 고분이다"고 설명했다.

손 팀장은 대가야박물관이 들어서는 시점인 2003년부터 시작해 19년째 대가야박물관의 소장유물을 보관, 관리 및 사회교육 등 학예업무를 맡고 있다. 포항 출신인 손 팀장은 영남대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생일 때 발굴 조사한 고령의 지산동 고분과 인연이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손 팀장은 "발굴조사 1년 후 고령에서 박물관을 건립하면서 학예연구사 모집 당시 고령 지산동 발굴조사 경력이 임용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최근 들어 가야연구가 활발한 영호남 지자체들과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 손 팀장은 "전남 동부권과 전북 장수군과 전주 등에서 대가야 연구와 발굴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달빛 내륙 철도가 완성되면 인근 지자체와 연계한 관광 교육프로그램, 답사 투어 등 연계 사업도 활발해질 것이다"고 큰 기대를 나타냈다.

나윤수 객원기자 nys2510857@mdilbo.com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
메타버스
동강대, 디지털 졸업장 '오픈배지' 눈길
동강대는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해 '2022학년도 제46회 학위 수여식'을 개최하고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 학위 오픈배지를 수여했다. 동강대학교가 종이로된 졸업장이 아닌 디지털 졸업장 '오픈배지'로 학위를 수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동강대는 최근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해 '2022학년도 제46회 학위 수여식'을 개최, 25개 학과 939명에게 졸업장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동강대는 지난해부터 메타버스 공간에서 입학, 졸업식을 진행하고 있다.'오픈배지'는 개인의 학습 이력이나 자격, 참가 증명 등을 메일이나 SNS 등을 통해서도 쉽게 관리할 수 있고 국제표준학습규격과 블록체인 기술 적용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다.특히 종이졸업장 대신 디지털 학위발급으로 ESG 활성화에도 기대하고 있다.동강대는 향후 학생의 비교과 프로그램 참여, 봉사, 수상 이력 등도 오픈배지로 발급·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함순아 동강대 교무입학처장은 "디지털 학위증이나 인증서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 미국과 유럽의 혁신 대학을 중심으로 확산돼 졸업생들이 향후 취업 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간호학과 경우 다양한 역량 인증 평가 때 학습 성과와 성취도를 단계별로 오픈배지로 인증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노잼도시
전국 SNS기자단, '꿀잼광주' 알리기 위해 뭉쳤다
전국의 20여 명이 '꿀잼광주'의 구석구석을 알리기 위해 뭉쳤다.광주시는 대전, 부산, 울산, 충남, 충북, 경남, 제주도 등 타시·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SNS기자단을 초청해 '지금은 꿀잼광주에 광며드는 중!'이라는 주제로 '2022 전국 SNS기자단 초청 광주 팸투어'를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실시했다고 밝혔다.이번 팸투어는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서창들녘, 에너지파크, 전일빌딩245, 양림동근대역사문화마을,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여행자의 ZIP 등 가을정취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관광지 중심으로 진행했다.특히,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개막식에 참여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보대사 배우 김수미와 깜짝 만남 시간을 갖고 생생한 축제 현장 분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실시간 공유해 축제를 전국적으로 홍보했다.또, 1박2일간 광주상생카드룰 사용하며 로컬상품과 먹거리를 구매하는 등 지역 소상공인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20여 명의 전국 기자단이 1박2일간 광주 곳곳의 매력을 취재한 콘텐츠는 본인이 소속된 시·도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에 확산될 예정이다.투어에 참여한 부산 외국인 SNS기자단 싱정웨이(邢正威·중국) 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방문한 광주의 맛과 멋뿐만 아니라 정이 스며들어 광며들고 간다"고 말했다.이영동 광주시 대변인은 "이번 팸투어를 통해 각 시·도 매체에 생생한 광주시 현장 콘텐츠가 전파돼 '꿀잼광주'의 매력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도 간 콘텐츠 교류 등을 통해 각 지자체만의 고유한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밀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MZ세대
보해양조, MZ세대 입맛 사로잡을 '흑임자 막걸리' 출시
보해양조가 '설빙'과 콜라보로 출시한'설빙 흑임자 순희'막걸리. 보해양조 제공 보해양조가 디저트 카페 '설빙'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설빙 흑임자순희(750ml/5도)' 막걸리를 출시한다.지난해 4월 출시 당시 2주만에 홈플러스 막걸리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설빙 인절미순희'의 후속 제품이다.28일 보해양조에 따르면 흑임자순희 막걸리는 설빙의 웰빙빙수 3종 중 하나인 '흑임자찰떡설빙'의 핵심 원료인 흑임자와 100% 우리쌀 순희 막걸리를 블렌딩해 개발했다.순희는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이 적어 깔끔함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구수한 흑임자가 더해져 한층 더 풍부한 맛과 향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보해양조의 파스퇴르 공법을 이용해 12개월까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지난해 설빙과 협업해 설빙 인절미순희 막걸리를 선보였던 보해는 단순히 소비자 호기심을 끄는 상품을 넘어서는 특별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설빙과 레시피에 대한 협의를 거쳤다. 그 결과 보해의 기술력에 설빙 인절미 빙수의 특성을 충분히 담아낸 설빙 인절미 순희 막걸리가 탄생했다.전통주 커뮤니티 '백술닷컴'이 발표한 2022 전통주 소비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주종별 판매 순위 1위가 막걸리로 나타났다.설빙 흑임자순희는 케이크와 와플 등 다양한 디저트에 활용되며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트렌드를 대표하는 재료인 '흑임자'를 더해 조부모 세대의 감성과 취향을 즐기려는 MZ들의 입맛을 또 한번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보해양조 관계자는 "설빙 흑임자순희는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콜라보를 넘어 각 브랜드가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제품 간의 만남으로 탄생했다"며 "많은 분들이 설빙 흑임자순희 막걸리를 가족, 친구들과 나눠 마시며 특별한 맛과 즐거움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탄산 저도주 '부라더 소다', 제품 라벨에 작품을 담은 '여수밤바다x기안84 리미티드 에디션'처럼 앞으로도 보해양조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설빙 흑임자순희는 전국 홈플러스 135개 매장에서 단독 판매된다. 가격은 1병(750ml)에 2천190원이며, 론칭 기념행사로 2개 구매 시 1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지방소멸
'청년 머무는 전남' 위해 2.4조 쏟아붇는다
전남도가 지방 소멸 불안에서 벗어나 인구구조 회복을 위한 청년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 10년 동안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특히 청년 문화센터나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창업·활동 등 '청년이 찾는 전남'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기초를 다진다는 계획이다.9일 전남도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이하 대응기금)과 시군비 등 2조4천억여 원을 마련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과 청년 인구 유입 등 각종 지원사업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상당량의 기금이 투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역기금 505억여 원에 기초기금 1천200억여 원, 기초기금 40% 수준의 시군비 등 매년 2천400억여 원이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투입된다.우선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광역기금 883억여 원과 기초기금·시군비 900여 억원 등 1천800억여 원을 투입해 12개 사업에 사용된다.기금 사용 내용의 키워드는 '청년 지원', '정주여건 개선',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먼저 총 5개의 사업이 추진되는 청년 지원 사업 중 1순위는 청년문화센터 건립이다. 도내 22개 시군 중 공모를 통해 권역별로 4층 규모의 청년점포와 공유오피스, 공연장, 체육시설, 스튜디오 등 2곳을 건립하는데 400억원을 지원한다.2순위인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사업도 눈에 띈다. 구례군·고흥군·해남군 등 3곳에 130여 세대의 공공주택 건립에 360억원을 투입한다.구례군에는 공유사무실과 쉐어하우스, 원룸 등 3층 규모의 공공주택에 82억원을 지원하고, 고흥군 점암면 폐교 부지에 가족형 30호와 원룸형 15호 규모의 임대주택 45동을 건립하는데 127억을 사용한다. 해남군에는 해남읍 체육관 잔여부지에 청년들을 위한 연립주택 3동을 건립하는데 151억을 사용한다.3순위는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올해 5곳과 2023년 10곳 등 15곳을 조성하는 이 사업에 45억원을 투입하며, 대상지는 공모로 선정한다.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100팀을 선발하는데 45억원이 쓰이며, 청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200팀에 30억원이 사용된다.전남의 정주여건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대어울림 복합 커뮤니티 센터도 장흥과 완도, 신안 등 3개 군에 건립된다. 예산은 모두 240억원 수준.100억원의 예산이 예상되는 장흥의 커뮤니티 센터는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4층 규모로 신축해 공동육아 나눔터와 키즈맘카페, 여성 거점공간, 공유 오피스 등이 들어서고, 완도 커뮤니티 센터 역시 70억원을 들여 공연장과 청년센터, 놀이방 카페 등이 들어선다. 신안 안좌중 분교를 리모델링해 영유아부터 노인 층까지 전 세대가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또 전남의 노동자들 만을 위한 기숙사를 조성하는데도 210억원을 배분했다. 화순 백신산업특구 근로자들을 위한 50실 규모의 게스트하우스가 특구 내에 지어질 예정이다. 신안지역 염전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빈집 등을 리모델링해 3개 권역에 30동이 들어선다. 공모를 통해 농어촌 간호인력 기숙사도 건립한다.뚜렷한 인구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15개 군(무안·신안군 제외)과 순천시에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사업을 위해 280억원을 투입한다. 농산어촌 유학마을 조성사업은 청년 인구 늘리기 와 함께 전남도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사업비는 유학 오는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새 주택을 짓거나 빈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쓰인다.전남도는 어린 자녀들을 자연환경이 뛰어난 농산어촌에서 키우려는 도시지역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농산어촌 유학마을이 인구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선양규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전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농산어촌 유학마을이나 청년주택 등 청소년과 청년들이 찾고 머물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줄고, 돌아오는 이들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