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문명 꽃피운 대가야 숨결 느낀다

입력 2022.12.08. 18:19 나윤수 기자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
㉙고령역<상> 살아있는 역사관 고령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7개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등재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 전경.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고령역<상> 살아있는 역사관 고령

달빛내륙 철도는 1천600년 전 찬란한 대가야의 땅 경북 고령군에 도착했다. 고대 도시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 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백두대간의 동쪽과 낙동강 서쪽을 선점한 대가야는 일찍이 농경문화가 발달 한 곳이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종자 한 말을 뿌리면 열두 말의 생산이 가능한 곳이다"고 고령의 생산성을 주목했다. 오늘날 고령은 대가야 흔적을 찾아 그들의 삶과 궤적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대가야 도읍인으로서 고령군민의 자부심은 크고도 깊다. 달빛 내륙 철도는 잊힌 왕국 대가야를 찾아 역사 여행을 떠난다.


◆ 잊힌 왕국 대가야의 땅 고령군

고령은 대가야국의 도읍지다. 대가야는 후기 가야 연맹의 맹주로 고령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한 전기 가야 연맹이 해체된 후 이들 세력이 고령지방을 중심으로 대가야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대가야는 고구려·신라·백제 삼국 관계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성했으나 562년(진흥왕 23) 신라에 복속되면서 역사에서 사라졌다.

한때 가야는 잊힌 왕국이었다. 고령은 잊힌 왕국 가야를 복원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

그 결과 오늘날 고령하면 가야왕국의 중심지이자 경북 문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고령은 조선 태종 13년 현으로 승격됐고 1895년 고령현이 고령군으로 개칭돼 오늘에 이른다.

현재 1읍 7면으로 광주~대구간 고속도로가 군의 동서간을 관통하고 있어 경북 내륙 교통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리에 있는 대가야 박물관은 독자적인 토기, 철기 문화를 통해 우리 고대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대가야의 문화를 복원하고 알리기 위해 대가야의 옛도읍지 고령군에 설립됐다.전시장 내부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 대가야는 어떤 나라인가

고구려·백제·신라가 한반도를 지배하던 삼국시대. 대가야는 삼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든 생존해야 했다. 삼국의 틈바구니에서 가야는 고립되는 운명을 면치 못했다. 4~5세기 전성기를 넘기면서 점차 삼국과의 경쟁력에 밀려난 것이다. 하지만 높은 문화 수준과 제철 기술의 발달로 생활 수준만큼은 삼국에 뒤지지 않았다.

최근 발굴 성과를 보면 화려한 문명국의 위치를 여실히 보여준다.최근발굴된 대가야 유적과 유물로 미뤄 볼 때 대가야는 교과서 한쪽을 차지하는 은둔의 왕국이 아니다. 그들이 남긴 왕관과 건축 기술, 귀족과 서민들의 생활상은 고도 문명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가야인들은 벽돌과 기와를 사용했으며 서민들은 마을을 이뤄 농사를 지었고 오곡을 주식으로 비단옷을 입고 살았다. 물고기를 잡고 산짐승을 사냥하고 목축도 성행했다. 대가야 무덤에서 출토된 곡식과 뼈 등을 통해 보면 삶의 질도 상당하다. 1천600년 전 문명국 조건을 대부분 충족한다.

가야는 건국 신화도 존재한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건국 신화를 보면 "가야 산신과 하늘신 사이에 태어난 두 형제 가운데 형은 대가야 시조인 이진아시왕이고 동생은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이다"고 전한다. 신중동국여지승람(1530년)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여섯 개의 황금알이 깨어 여섯 명의 동자가 됐는데 가장 먼저 깬 동자가 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됐고 나머지 다섯 동자가 다섯 가야의 왕이 되었다"는 설을 전파한다. 어찌됐든 초기 육가야의 맹주였던 금관가야의 대를 이어 가야가 신라에 복속될 때까지 대가야가 고령 땅을 중심으로 크게 번성한 신화 속 왕국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7개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등재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 전경.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 대가야 최고·최대 위용 '지산동 고분군'

고령 대가야의 지산리 고분군은 가야 최고·최대 고분군이다. 대가야의 강대함을 보여주는 가야의 위대한 유산으로 사적 79호로 지정됐다.

대가야읍 뒤편 주산 능선을 따라 700여기 고분군이 옛 모습 그대로 펼쳐진다. 2.5㎞ 능선에는 지름 20m가 넘는 5기의 대형고분부터 중소형 고분(10~15m), 5m 이하 소형고분에 이르기까지 산 위에서 아래로 고루 분포됐다. 일반 백성들의 무덤까지 합치면 수만기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 가히 '대가야 최고·최대 고분군'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능선 아래쪽 고분은 대가야 초기 왕과 귀족들이 자리한다. 위쪽으로 갈수록 대가야 세력이 번창했던 5~6세기 왕과 귀족들이 차지한다. 멀리서 보면 둥근 봉우리들이 점점이 박힌 무슨 물방울 같아 보인다. 고령군은 외형이 확실하고 비교적 규모가 큰 고분에 번호를 붙여 관리하고 있다. 지산리 고분군은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야의 고고학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날이 가까워오고 있다.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리에 있는 대가야 박물관은 독자적인 토기, 철기 문화를 통해 우리 고대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대가야의 문화를 복원하고 알리기 위해 대가야의 옛도읍지 고령군에 설립됐다.전시장 내부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지산리 고분군이 보여주는 대가야의 국력

지산리 고분들은 갖가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그중 32호는 금동관출토관으로 유명하다. 남쪽 제일 큰 규모 44호분은 우리나라 최초 순장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44호분은 높이 6m에 봉분 지름만 27m에 달한다. 지산리 나머지 대형 고분들도 대부분 왕릉과 귀족급 무덤으로 추정된다.

1977년부터 경북대와 계명대 발굴팀이 발굴하면서 지산리 고분에서는 금동관을 비롯 금·은·옥 장신구, 갑옷과 마구류 등 수많은 유물이 발굴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규모와 질은 고고학적 가치를 보더라도 금세기 최고 성과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1천600년 전 사라진 대가야 왕국의 면모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 우리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주었고 고령 국민에게는 잊힌 왕국의 도읍지로 새삼 주인 의식을 갖게 했다.

발굴된 유적의 품격도 한 차원 달랐다. 유기류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곡선미를 뽐냈고 장신구의 화려함은 대가야 왕국의 국력을 가늠케 했다. 왕권의 상징 금동관은 가야 국력의 상징물로 떠올랐고 철로 만든 무기와 말갖춤 또한 가야 국력의 상징이 되기에 충분했다. 대가야는 한반도 남쪽 땅을 지배한 왕권의 나라였음을 지산리 고분군이 실제로 웅변하고 있다.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리에 있는 대가야 박물관은 독자적인 토기, 철기 문화를 통해 우리 고대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대가야의 문화를 복원하고 알리기 위해 대가야의 옛도읍지 고령군에 설립됐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섬진강 대가야 영호남을 아우른다

최근 대가야 연구는 호남에서도 뜨겁다. 특히 순천·여수·광양 등 전남 동부권에서도 의미 있는 가야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전남 동부지역 묘제와 토기류는 대가야가 섬진강 일대 세력권 형성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고령군 대가야읍을 도읍지로 한 5세기경 절정의 국력이 속속 발견되는 유물로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5세기경 대가야는 합천을 지나 거창·함양·산청·남원(운봉)을 중심으로 한 남강 유역, 남원·곡성·구례·하동을 중심으로 한 섬진강 유역, 광양·여수·순천등 남해안 유역, 장수·진안을 중심으로 한 금강 상류까지 세력을 확장시켰다. 이곳에서 발굴된 유적과 유물이 보여주는 대가야의 국력은 영호남을 아우른 제국의 면모다.

특히 전남 동부권의 대가야는 고대 일본 한반도 진출설의 허구성을 깨부수는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도 가야는 갈 길이 먼 영역이다. 가야 연구는 젊은이들이 도전할 미래의 장으로 남아 있다. 오는 2030년 달빛 내륙철도가 연결되면 가야 연구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은둔의 왕국 가야는 달빛 내륙 철도를 통해 대제국으로 부활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나윤수 객원기자 nys251085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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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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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양조가 '설빙'과 콜라보로 출시한'설빙 흑임자 순희'막걸리. 보해양조 제공 보해양조가 디저트 카페 '설빙'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설빙 흑임자순희(750ml/5도)' 막걸리를 출시한다.지난해 4월 출시 당시 2주만에 홈플러스 막걸리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설빙 인절미순희'의 후속 제품이다.28일 보해양조에 따르면 흑임자순희 막걸리는 설빙의 웰빙빙수 3종 중 하나인 '흑임자찰떡설빙'의 핵심 원료인 흑임자와 100% 우리쌀 순희 막걸리를 블렌딩해 개발했다.순희는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이 적어 깔끔함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구수한 흑임자가 더해져 한층 더 풍부한 맛과 향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보해양조의 파스퇴르 공법을 이용해 12개월까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지난해 설빙과 협업해 설빙 인절미순희 막걸리를 선보였던 보해는 단순히 소비자 호기심을 끄는 상품을 넘어서는 특별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설빙과 레시피에 대한 협의를 거쳤다. 그 결과 보해의 기술력에 설빙 인절미 빙수의 특성을 충분히 담아낸 설빙 인절미 순희 막걸리가 탄생했다.전통주 커뮤니티 '백술닷컴'이 발표한 2022 전통주 소비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주종별 판매 순위 1위가 막걸리로 나타났다.설빙 흑임자순희는 케이크와 와플 등 다양한 디저트에 활용되며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트렌드를 대표하는 재료인 '흑임자'를 더해 조부모 세대의 감성과 취향을 즐기려는 MZ들의 입맛을 또 한번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보해양조 관계자는 "설빙 흑임자순희는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콜라보를 넘어 각 브랜드가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제품 간의 만남으로 탄생했다"며 "많은 분들이 설빙 흑임자순희 막걸리를 가족, 친구들과 나눠 마시며 특별한 맛과 즐거움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탄산 저도주 '부라더 소다', 제품 라벨에 작품을 담은 '여수밤바다x기안84 리미티드 에디션'처럼 앞으로도 보해양조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설빙 흑임자순희는 전국 홈플러스 135개 매장에서 단독 판매된다. 가격은 1병(750ml)에 2천190원이며, 론칭 기념행사로 2개 구매 시 1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지방소멸
'청년 머무는 전남' 위해 2.4조 쏟아붇는다
전남도가 지방 소멸 불안에서 벗어나 인구구조 회복을 위한 청년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 10년 동안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특히 청년 문화센터나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창업·활동 등 '청년이 찾는 전남'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기초를 다진다는 계획이다.9일 전남도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이하 대응기금)과 시군비 등 2조4천억여 원을 마련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과 청년 인구 유입 등 각종 지원사업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상당량의 기금이 투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역기금 505억여 원에 기초기금 1천200억여 원, 기초기금 40% 수준의 시군비 등 매년 2천400억여 원이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투입된다.우선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광역기금 883억여 원과 기초기금·시군비 900여 억원 등 1천800억여 원을 투입해 12개 사업에 사용된다.기금 사용 내용의 키워드는 '청년 지원', '정주여건 개선',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먼저 총 5개의 사업이 추진되는 청년 지원 사업 중 1순위는 청년문화센터 건립이다. 도내 22개 시군 중 공모를 통해 권역별로 4층 규모의 청년점포와 공유오피스, 공연장, 체육시설, 스튜디오 등 2곳을 건립하는데 400억원을 지원한다.2순위인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사업도 눈에 띈다. 구례군·고흥군·해남군 등 3곳에 130여 세대의 공공주택 건립에 360억원을 투입한다.구례군에는 공유사무실과 쉐어하우스, 원룸 등 3층 규모의 공공주택에 82억원을 지원하고, 고흥군 점암면 폐교 부지에 가족형 30호와 원룸형 15호 규모의 임대주택 45동을 건립하는데 127억을 사용한다. 해남군에는 해남읍 체육관 잔여부지에 청년들을 위한 연립주택 3동을 건립하는데 151억을 사용한다.3순위는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올해 5곳과 2023년 10곳 등 15곳을 조성하는 이 사업에 45억원을 투입하며, 대상지는 공모로 선정한다.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100팀을 선발하는데 45억원이 쓰이며, 청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200팀에 30억원이 사용된다.전남의 정주여건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대어울림 복합 커뮤니티 센터도 장흥과 완도, 신안 등 3개 군에 건립된다. 예산은 모두 240억원 수준.100억원의 예산이 예상되는 장흥의 커뮤니티 센터는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4층 규모로 신축해 공동육아 나눔터와 키즈맘카페, 여성 거점공간, 공유 오피스 등이 들어서고, 완도 커뮤니티 센터 역시 70억원을 들여 공연장과 청년센터, 놀이방 카페 등이 들어선다. 신안 안좌중 분교를 리모델링해 영유아부터 노인 층까지 전 세대가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또 전남의 노동자들 만을 위한 기숙사를 조성하는데도 210억원을 배분했다. 화순 백신산업특구 근로자들을 위한 50실 규모의 게스트하우스가 특구 내에 지어질 예정이다. 신안지역 염전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빈집 등을 리모델링해 3개 권역에 30동이 들어선다. 공모를 통해 농어촌 간호인력 기숙사도 건립한다.뚜렷한 인구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15개 군(무안·신안군 제외)과 순천시에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사업을 위해 280억원을 투입한다. 농산어촌 유학마을 조성사업은 청년 인구 늘리기 와 함께 전남도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사업비는 유학 오는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새 주택을 짓거나 빈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쓰인다.전남도는 어린 자녀들을 자연환경이 뛰어난 농산어촌에서 키우려는 도시지역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농산어촌 유학마을이 인구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선양규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전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농산어촌 유학마을이나 청년주택 등 청소년과 청년들이 찾고 머물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줄고, 돌아오는 이들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