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지방 소도시 고등학교

입력 2022.11.03. 18:16 나윤수 기자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
㉕거창역<하>명품 교육과 사과
거창고등학교는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중앙리에 있는 사립 고등학교로 1953년 6월 16일 설립인가를 받았다. 빛과 소금이라는 교훈 아래 '기독교신앙을 바탕으로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는 건학이념을 갖고 학생들을 바르게 길러내는 학교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 ㉕거창역<하>명품 교육과 사과


전국 지원 몰리는 거창고등학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선택하라

교사와 학생 높낮이 없는 인격체

사교육 없는 자율·기숙사형 교육

다섯 가지 붉은 먹거리 중에 하나

10도 이상 큰 일교차에 달고 아삭

게르마늄 지하수와 사질 토양도

1천821 농가 연 1천270억 수익


저출산 고령화의 직격탄을 맞은 영호남 지역에 달빛 내륙 철도는 한줄기 희망의 빛이다. 영호남 주민들은 지방 소멸시대를 맞아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달빛 내륙 철도 경남의 중심지 거창군은 명품 교육과 사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지방 소멸시대를 맞아 대안으로 떠오른 거창교육의 현장과 사과 재배지를 찾아 그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특별하고 남다른 무엇 '인성교육'

거창에는 거창고등학교가 있다고 할 정도로 거창고는 군민의 자랑이다. 거창고는 지방 고등학교에서는 드물게 전국에서 학생이 몰린다. 그래서 거창 지역 학생들에게 정원의 20%를 우선 선발권을 주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거창고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확실히 뭔가가 있다. 우선 거창고 교육 목표가 눈에 들어온다. 거창고만의 독특한 '직업선택의 10계명부'부터 살펴보자. 10계명중 첫 계명은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다. 두 번째는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고 가르친다. "부모나 아내가 반대하는 곳으로 가라"는 9계명도 있다.

학교가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는 식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거창고 말고는 없을 것이다. 직업 선택 10계명은 1980년대초 만들어졌다. 일찍이 인성교육에 눈을 뜬 거창고는 "비록 월급은 적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라"고 40년 전부터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 존중하는 인격체일 뿐이다"

거창고는 농촌 개방형 자율학교다. 그런 만큼 경남의 소도시 읍내학교라는 불리한 여건에서도 자율을 고집한다. 거창고는 위기의 지역 소학교 교육 활성화에 작은 위안으로 삼을만하다. 거창고의 인성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는 것에서 싹튼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같은 테이블 식사를 하고 교무실 청소는 으레껏 교사 몫이다. 교사 화장실도 따로 없다. 적어도 거창고에서 학생과 교사의 높낮이를 구분할 공간은 없다. 서로 존중해야 할 인격체만 있을 뿐이다.


◆故 전영창 교장이 뿌리내린 철학

오늘날 거창고를 있게 한 선구자가 고 전영창 교장이다. 거창고는 1953년 설립됐다. 6·25전쟁 직후 어려운 시기에 교장으로 취임한 고 전영창 교장은 꿋꿋하게 자율교육을 신념으로 밀어붙였다. 전 교장은 서슬 퍼런 유신시대 군사 교육을 거부하는 강단을 보여주었고 5공화국 시절에도 교사 자율권 지키기에 앞장섰다.

눈여겨볼 점은 사교육 없는 입시 성적이다. 사교육 없는 불리한 현실에도 여느 도시학교 못지않게 입시 성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교사들의 희생이 자리한다. 거창고는 기숙사형 학교다. 그래서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학생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질문반을 운영해 질 높은 야간 자율 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국영수 교사가 돌아가며 야간 자율학습 당번을 맡아 사교육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거창고의 봄·가을은 예술제로 떠들썩하다. 예술제는 보통 3일간 열리는데 모든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정하고 진행한다. 올가을 예술제에는 합창대회와 연극제도 열었다. 예술제는 경쟁은 하되 1등 2등은 없다. 등수가 그들에게 큰 문제는 아니다. 같이 있어 좋은 친구들일 뿐이다. 매사 이런 식이니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

거창고는 지방 소도시 학교라는 불리함에도 "학생이 다니고 싶은 학교"라는 거창한 목표만큼은 확실히 이뤄낸 학교다.

사과하면 거창사과가 유명하다, 거창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청정 산골로 사과 재배지로 최적지다. 일교차가 커 과피의 색깔이 좋고 당도가 높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사과·한우·돼지·오미자·딸기 '5紅'

거창고가 교육의 명품이라면 거창 사과는 거창을 대표하는 맛의 상징이다. 거창군은 다섯 가지 붉은 먹거리 거창 5홍(紅)을 거창 붉은색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먹거리 5홍은 사과를 비롯해 한우, 돼지, 오미자, 딸기 등 5가지 붉은 빛깔을 띠는 품목이다.

거창 5홍은 저마다 거창이 주는 지역적 특성을 먹고 자란다. 그중에서도 거창사과는 거창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1930년 거창읍 대동리에서 처음 심기 시작해 해방 후 대동리에서 본격 재배됐다. 1992년 거창군 고제면에서 600m 이상 고랭지 사과 재배길이 열렸고 1995년 거창 사과 축제가 열리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거창 사과는 10도 이상의 큰 일교차로 맛이 달고 식감이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고랭지에서 재배한 것이 맛의 비결인 것이다. 백두대간 산경에서 뿜어져 나오는 게르마늄이 풍부한 지하수와 사질토양도 거창 사과 맛의 원천이다.


◆전국 1등이라는 자부심이 만든 과일

사과는 기후 온난화로 전국 어디서든 재배하는 과일로 변했다. 그러나 전통의 거창 사과는 거창사과라는 재배 농가들의 특별한 자부심과 긍지로 키워낸 산물이다.

우선 규모에서 압도한다. 2021년 현재 거창군의 사과는 1천821호 농가에서 1천 716㏊, 3만9천여t을 생산해 연간 1천27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

지역 지킴이자 농민소득을 올려 주는 효자 품목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사과는 (2017년 기준) 거창 과일 생산량의 절반 정도(48.6%)를 차지한다. 특히 추석 무렵 추석사과로 알려진 '홍로' 시배지(1987년)라는 장점을 내세워 이 시기에 판매를 집중한다.

지난 2007년에는 평양시 삼석 구역에 거창 사과 5천500주를 식재해 거창사과 맛을 북한에도 알렸다. 그 결과 2007년 '홍로'는 전국 단위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대표 과일 선발대회에서 '후지'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전국 최초·최고 사과 재배 '자부심'… 귀농에는 최소 2년의 경험 필요

하완기 땀내기 농원 대표

하완기 땀내기 농원 대표

"거창 고제면 사과는 평균 고도 500~800m에서 자란 사과라서 빛깔과 맛이 좋은 것이 특징입니다." 사과의 고장 거창군에서도 거창 사과 60% 정도를 점하는 고제면에서 사과 재배 30년 외길을 걷고 있는 '땀내기 농원' 하완기 대표의 거창사과 자랑이다.

거창 고제면 봉계리는 1992년 고랭지 사과를 처음 식재하는데 성공한 유서 깊은 사과 고장이다. 하대표는 이곳에서 사과농사를 천직으로 삼아 사과회사를 설립 운영 중이다. 하대표는 "사과는 일조량과 기온차가 맛에 영향을 준다"면서 "전국 최초로 고랭지 사과 재배를 성공시킨 고제면사과는 전국 최초 최고 사과를 재배한다는 농민의 자부심이 배어 있다"고 강조했다.

하대표는 거창군 고제면 봉계리가 고향으로 30년째 사과재배로 우직하게 고향을 지켜오고 있다. 그는 "사과재배가 예전같지 않다"면서도 "고제면 전통의 외형이 단단하고 빛깔이 진한 사과를 친환경으로 재배하려 한다"고 장인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 여기에다 지하수가 풍부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것도 고제면 사과 전통의 지속요인으로 꼽았다.

하대표는 1만8천여평 규모 사과밭에다 사과즙 공장까지 운영한다. 그는 현재 단골 고객과의 직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거창 사과 전통을 지키는 하대표는 사과 재배로 귀농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서슴지 않는다.

"요즘 귀농자들은 정보도 많고 배운 것도 많아 다들 똑똑하다"면서 "그래도 사과 귀농으로 성공하려면 적어도 2년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년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 해는 사과 재배법을 경험하고 다음에는 재배한 사과를 판매하는 법까지 한 사이클을 경험하라"는 것이다.

하완기 대표는 "사과 귀농의 현실적 어려움으로 초기 비용이 갈수록 많이 든다"고 말하고 "귀농을 결정하기 전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기술을 익히고 이웃과 교류를 넓혀갈 것"도 조언했다.

하대표의 한해 사과 매출액은 7억원 정도로 올해는 1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하대표는 달빛 내륙철도에 대해서도 "사과농업인으로서 광주에서 대구까지 철도가 연결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면서 "영호남 농업인 교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달빛 내륙철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나윤수 객원기자 nys251085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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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보해양조, MZ세대 입맛 사로잡을 '흑임자 막걸리' 출시
보해양조가 '설빙'과 콜라보로 출시한'설빙 흑임자 순희'막걸리. 보해양조 제공 보해양조가 디저트 카페 '설빙'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설빙 흑임자순희(750ml/5도)' 막걸리를 출시한다.지난해 4월 출시 당시 2주만에 홈플러스 막걸리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설빙 인절미순희'의 후속 제품이다.28일 보해양조에 따르면 흑임자순희 막걸리는 설빙의 웰빙빙수 3종 중 하나인 '흑임자찰떡설빙'의 핵심 원료인 흑임자와 100% 우리쌀 순희 막걸리를 블렌딩해 개발했다.순희는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이 적어 깔끔함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구수한 흑임자가 더해져 한층 더 풍부한 맛과 향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보해양조의 파스퇴르 공법을 이용해 12개월까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지난해 설빙과 협업해 설빙 인절미순희 막걸리를 선보였던 보해는 단순히 소비자 호기심을 끄는 상품을 넘어서는 특별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설빙과 레시피에 대한 협의를 거쳤다. 그 결과 보해의 기술력에 설빙 인절미 빙수의 특성을 충분히 담아낸 설빙 인절미 순희 막걸리가 탄생했다.전통주 커뮤니티 '백술닷컴'이 발표한 2022 전통주 소비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주종별 판매 순위 1위가 막걸리로 나타났다.설빙 흑임자순희는 케이크와 와플 등 다양한 디저트에 활용되며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트렌드를 대표하는 재료인 '흑임자'를 더해 조부모 세대의 감성과 취향을 즐기려는 MZ들의 입맛을 또 한번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보해양조 관계자는 "설빙 흑임자순희는 단순히 재미를 위한 콜라보를 넘어 각 브랜드가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제품 간의 만남으로 탄생했다"며 "많은 분들이 설빙 흑임자순희 막걸리를 가족, 친구들과 나눠 마시며 특별한 맛과 즐거움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탄산 저도주 '부라더 소다', 제품 라벨에 작품을 담은 '여수밤바다x기안84 리미티드 에디션'처럼 앞으로도 보해양조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설빙 흑임자순희는 전국 홈플러스 135개 매장에서 단독 판매된다. 가격은 1병(750ml)에 2천190원이며, 론칭 기념행사로 2개 구매 시 1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지방소멸
'청년 머무는 전남' 위해 2.4조 쏟아붇는다
전남도가 지방 소멸 불안에서 벗어나 인구구조 회복을 위한 청년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 10년 동안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특히 청년 문화센터나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창업·활동 등 '청년이 찾는 전남'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기초를 다진다는 계획이다.9일 전남도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이하 대응기금)과 시군비 등 2조4천억여 원을 마련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과 청년 인구 유입 등 각종 지원사업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상당량의 기금이 투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역기금 505억여 원에 기초기금 1천200억여 원, 기초기금 40% 수준의 시군비 등 매년 2천400억여 원이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투입된다.우선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광역기금 883억여 원과 기초기금·시군비 900여 억원 등 1천800억여 원을 투입해 12개 사업에 사용된다.기금 사용 내용의 키워드는 '청년 지원', '정주여건 개선',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먼저 총 5개의 사업이 추진되는 청년 지원 사업 중 1순위는 청년문화센터 건립이다. 도내 22개 시군 중 공모를 통해 권역별로 4층 규모의 청년점포와 공유오피스, 공연장, 체육시설, 스튜디오 등 2곳을 건립하는데 400억원을 지원한다.2순위인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사업도 눈에 띈다. 구례군·고흥군·해남군 등 3곳에 130여 세대의 공공주택 건립에 360억원을 투입한다.구례군에는 공유사무실과 쉐어하우스, 원룸 등 3층 규모의 공공주택에 82억원을 지원하고, 고흥군 점암면 폐교 부지에 가족형 30호와 원룸형 15호 규모의 임대주택 45동을 건립하는데 127억을 사용한다. 해남군에는 해남읍 체육관 잔여부지에 청년들을 위한 연립주택 3동을 건립하는데 151억을 사용한다.3순위는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올해 5곳과 2023년 10곳 등 15곳을 조성하는 이 사업에 45억원을 투입하며, 대상지는 공모로 선정한다.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100팀을 선발하는데 45억원이 쓰이며, 청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200팀에 30억원이 사용된다.전남의 정주여건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대어울림 복합 커뮤니티 센터도 장흥과 완도, 신안 등 3개 군에 건립된다. 예산은 모두 240억원 수준.100억원의 예산이 예상되는 장흥의 커뮤니티 센터는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4층 규모로 신축해 공동육아 나눔터와 키즈맘카페, 여성 거점공간, 공유 오피스 등이 들어서고, 완도 커뮤니티 센터 역시 70억원을 들여 공연장과 청년센터, 놀이방 카페 등이 들어선다. 신안 안좌중 분교를 리모델링해 영유아부터 노인 층까지 전 세대가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또 전남의 노동자들 만을 위한 기숙사를 조성하는데도 210억원을 배분했다. 화순 백신산업특구 근로자들을 위한 50실 규모의 게스트하우스가 특구 내에 지어질 예정이다. 신안지역 염전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빈집 등을 리모델링해 3개 권역에 30동이 들어선다. 공모를 통해 농어촌 간호인력 기숙사도 건립한다.뚜렷한 인구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15개 군(무안·신안군 제외)과 순천시에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사업을 위해 280억원을 투입한다. 농산어촌 유학마을 조성사업은 청년 인구 늘리기 와 함께 전남도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사업비는 유학 오는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새 주택을 짓거나 빈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쓰인다.전남도는 어린 자녀들을 자연환경이 뛰어난 농산어촌에서 키우려는 도시지역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농산어촌 유학마을이 인구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선양규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전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농산어촌 유학마을이나 청년주택 등 청소년과 청년들이 찾고 머물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줄고, 돌아오는 이들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