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고 여지 0%' 불합격 통보에 "기필코 관철"
'중앙부처 설득' '자자체간 결속' 투트랙 전략
이용섭 시장 '정무적 결심' 정치권 행동 끌어내
드라마틱한 반전, 국토위도 "광주 정말 대단해"
'기필코 관철해내겠다'는 광주시청 드림팀의 뚝심, 지역민과 정치권의 한 마음 한 뜻이 마침내 20년 숙원 사업을 해결했다.
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기사회생한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 이야기다.
검토, 검토, 검토, 마침내 반영. 달빛철도가 무려 4수 끝에 고대하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탄탄한 행정·정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완벽한 광주시청 팀워크와 지역민의 직·간접적 응원 덕분이었다.
달빛철도 건설 논의는 일제시대 구남철도 부설운동, 1970년 철도계획 검토부터 시작됐지만 지역민들의 열망이 본격 표출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동서로 갈라진 영호남의 화합과 수도권 쏠림 완화를 위한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광주와 대구를 철도로 잇는 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달빛철도는 2006년 발표된 1차 철도망 계획은 물론 이후 5년 단위로 발표된 2, 3차 모두에서 문턱을 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채택되며 잠시 고무적인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지난 4월 발표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잠정안 마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종안 확정까지는 두 달여 남짓의 시간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제고 여지 0%의 사실상 불합격 통보나 마찬가지였다. 초안에 누락됐던 사업이 부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잠정안에 빠졌다 유일하게 추가된 달빛철도가 '반전', '기사회생', '쾌거' 등으로 평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토위 평가위원들도 "광주 정말 대단하다"는 평가를 해놓았을 정도다.
지역에서는 '지방 소외론', '말 뿐인 국가균형발전' 등의 쓴소리가 나왔지만 그 사이 이용섭 시장은 시청 조직을 중심으로 한 '플랜B' 기획에 주력했다.
김종효·조인철 부시장, 문영훈 기획조정실장, 이남재 정무수석보좌관, 박남언 교통건설국장 등 2~3급 간부들은 물론 박갑수 교통정책과장, 소진호 철도정책계장, 박희경 주무관 등으로 '드림팀'을 구성하고 이른바 '종·횡 더블 타겟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철도사업을 주도하는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한 축과 전남(담양), 전북(순창·남원·장수), 경남(함양·거창·합천), 경북(고령), 대구 등 노선이 지나는 5개 시·도와의 협업, 정치권 공동행동 등 투트랙 전략이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지난 20년이 '가늘고 긴' 싸움이었다면, 앞으로의 두 달은 '짧고 굵은' 싸움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이 시장을 비롯해 드림팀 전원이 밤낮 휴일없이 세종과 서울을 오가며 복도, 커피숍 한 구석에서의 면담도 마다하지 않고 뛰었던 덕에 초반 '왜 뒤늦게 야단이냐', '추가검토에라도 올라와 있는 것이 다행' 등의 차가운 반응 일색이었던 중앙부처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한계는 명확했다. 경제적 근거 부족. 그도 그럴것이 이번 4차 국가철도망 계획 구상 당시 예산 규모는 110조. 이미 초안에 114조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4조5천억 규모의 달빛철도를 추가하기엔 정부로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게 끝인가' 싶었지만 이용섭 시장의 생각은 달랐다. 경제 논리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정무적 결심'이라는 공식을 잘 알았던 그는 청와대와 중앙부처 설득 작업은 이어가면서도 대구 등 달빛철도 협업 도시, 정치권의 '행동'을 이끌어 냈다.
특히 지역 유일 다선의원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서구갑) 의원, 지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달빛철도 사업을 소관하는 국토교통위원인 조오섭(북구갑) 의원이 주축이 되어 실행한 공동 성명은 단연 돋보였다. 철도가 지나는 6개 시·도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27명과 광주·대구 시민단체 대표가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달빛철도 부활을 위해 사실상 한 몸으로 움직여 온 문영훈 광주시 기획조정실장과 박남언 교통건설국장은 "'실패는 없다. 무조건 관철만 있다'는 절박함이 무에서 유를 낳았다. 40여년 행정, 정치, 정무적 노하우를 가진 덕장 시장님, 인맥 총동원으로 당위성과 필요성을 어필하는데 주력해 준 양 부시장님들과 정무특보, 무엇보다도 무려 500페이지에 달하는 스크랩북 제작 등 후방지원에 주력해 준 실무팀에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그간 광주는 역사마다 '못 넘을 산은 없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이번 달빛철도 역시 그랬다. 탈락에서 부활까지 노력해 준 많은 분들을 일일이 열거하기엔 부족하다. 145만 광주시민은 물론 영호남 모든 지역민께 함께 쾌거를 이뤄내주시어 감사하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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