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연패·감독퇴진·용병 퇴출 등 역경이겨
언니 구단들에 고춧가루 역할 '톡톡'
목표 달성 성과, 선수단 관리 숙제 동시에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 이후 2번째 시즌을 마무리했다.
AI페퍼스는 '2022-20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시즌에서 5승31패 승점 14점으로 첫해 3승 28패 승점 11점을 뛰어 넘는 활약을 펼쳤다. 이는 감독 퇴진과 시즌 17연패, 외국인 용병 중도 퇴출이라는 숱한 역경을 딛고 거둔 결과라 더욱 값지다.
◆ 시즌 전
창단 첫 시즌을 치르며 보완점을 확인한 AI페퍼스는 비시즌 전력보강에 나섰다. 세터 이고은을 3년 총액 9억9천만원에 FA로 데려왔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염 어르헝을 지명했다. 또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해 니아 리드를 영입하는 등 첫 시즌보다 강해진 전력을 구축했다.
여기에 속초 1차 전지훈련과 일본 2차 전지훈련을 통해 단합력을 기르고 기량을 발전시켰다. 이에 AI페퍼스는 전력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가며 시즌을 맞이했다. 구단은 시즌 5승을 2번째 시즌 목표로 내걸었다.
◆ 17연패와 감독 퇴진
AI페퍼스는 시즌 개막전이던 지난해 10월 28일 홈 광주페퍼스타디움(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0-25, 25-20, 18-25, 21-25)로 패했다.
절대 1강으로 불렸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나름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승리로 매조지 짓지 못했다. 이후 AI페퍼스는 여자프로배구 역사상 가장 긴 17연패의 터널에 빠졌다.
하혜진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지민경과 염어르헝 등 주요 전력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이 컸다. 또 이한비와 박은서 역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급기야 10연패에 빠진 11월 27일 IBK기업은행과 경기 이후에는 김형실 초대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선수단에 극약처방을 통한 경기력 반등의 목적도 있었지만 AI페퍼스는 다음 경기였던 12월 1일 한국 도로공사와 경기에서도 세트스코어 1-3(11-25, 21-25, 25-22, 20-25)으로 패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경수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은 AI페퍼스는 GS칼텍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리베로 오지영을 영입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 결과 AI페퍼스는 12월31일에 가서야 한국 도로공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1(25-21, 22-25, 25-23, 25-16)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 반등
2022년의 마지막 날 시즌 첫 승을 신고한 AI페퍼스는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17연패 이후 막판 스퍼트에 나서며 19경기를 하는 동안 5승을 거둬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1월 23일 GS칼텍스에게 세트스코어 3-1(26-24, 24-26, 25-23, 25-23)으로 접전 끝에 시즌 2승을 신고한데 이어 2월 10일에는 급기야 당시 리그 1위를 내달리던 현대건설에 3-2(21-25, 25-20, 20-25, 25-20, 15-12) 승리를 거뒀다. 흥국생명과 1위 다툼을 펼치던 현대건설은 AI페퍼스에 고춧가루 세례를 맞은 셈이 됐다.
2월 18일에는 도로공사에게 세트스코어 2-3(23-25, 25-15, 18-25, 25-17, 15-12)로 이겼다. 순항하던 AI페퍼스는 시즌 막판 대형 악재와 마주했다. 시즌 전 기대치보다는 못하지만 717득점(득점성공률 36.24%)로 팀 공격을 책임지던 니아리드가 대마젤리 소지혐의로 KOVO의 경고처분을 받은 것. 이에 AI페퍼스는 리드를 방출했다. 주포를 잃고 충격을 받은 AI페퍼스는 당일 GS칼텍스 경기와 다음 경기인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해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인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2-3으로 승리를 거둬 5승을 달성했다.
◆ 총평
AI페퍼스의 2번째 시즌은 결과적으론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리그 우승을 다투던 현대건설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등 언니 구단들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17연패와 오지영 트레이드 당시 원 소속구단 GS칼텍스를 상대로 뛰지 못한다는 독소조항 삽입, 니아리드의 대마젤리 소지에서 볼 수 있는 선수단 관리 미흡 등 크고 작은 숙제를 남긴 것이 사실이다.
창단 두 번째 시즌에서 성과와 숙제를 동시에 남긴 AI페퍼스가 3번째 시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AI페퍼스, 4대 감독에 장소연 해설위원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장소연 해설위원을 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AI페퍼스 구단 제공.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AI페퍼스가 신임감독으로 장소연 해설위원을 선임했다고 25일밝혔다.장소연 감독은 현역시절 미들블로커 포지션을 맡았던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레전드로, 지난 1993년부터 2016년까지 선수로 활동했다.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의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한국 여자배구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리그우승 경험과 베스트미들블로커상, 리그MVP, 블로킹상, 공격상 등 화려한 개인수상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은퇴 후 현재까지 SBS스포츠에서 배구해설위원으로 8시즌 동안 활동했다. 그는 김형실 감독과 아헨 킴, 조 트린지에 이어 AI페퍼스의 4대 감독을 맡게 됐다.김동언 AI페퍼스 단장은 "장 감독은 화려한 경력의 선수생활과 다년간의 여자부 리그 해설위원으로서의 경험을 갖추고 있어 여자배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강력한 리더십과 운영능력을 바탕으로 구단이 처한 상황을 돌파하고,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원팀으로 만들어갈 소통능력이 뛰어난 적임자라는 판단 하에 심사숙고 끝에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말했다.장소연 감독은 "AI페퍼스의 신임감독으로 새로운 지도자의 길을 가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기본에 충실한 배구로 팀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AI페퍼스는 장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끌어갈 신임 수석코치로 이용희 수석코치를 선임했다.이 수석은 세터출신으로 국내 여자프로팀에서 10년 넘게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12년 도로공사코치를 시작으로 GS칼텍스에서는 2017년부터 7년간 수석코치를 역임했다.한편, AI페퍼스는 장 감독과 이 수석 선임을 시작으로 다가 올 시즌을 위한 새로운 코칭스태프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팀훈련프로그램을 준비하고 FA,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 새로운 선수구성에 대한 준비업무를 해 나갈 계획이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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