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시즌, 31경기 3승28패 승점 12점 7위
젊은 선수단·김형실 감독 케미스트리 빛나
장기레이스 속 체력·경험부족은 아쉬움으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가 종료됐다. 당초 팀당 36경기를 펼칠 계획이었지만 리그를 덮친 코로나19의 마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조기종료를 선택했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31경기 3승 28패 승점 11점. 7위의 성적으로 역사적인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비록 아쉬운 성적으로 첫 시즌을 보냈지만 AI페퍼스는 '한 세트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어두운 전망에도 2번의 홈 승리를 비롯한 3승을 따내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선보였다. 평균나이 20.4세의 어린 선수들과 71세의 '슈퍼 꼰대' 김형실 감독의 팀 케미스트리가 빛난 시즌이었다.
타 팀에서 주전으로 인정받지 못한 선수들과 고등학교 졸업도 전에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딘 신인들의 활약은 언니 구단들에게 고춧가루를 뿌렸고 겨울 스포츠에 목말랐던 광주시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평균나이 20.4세 젊은 선수단
신생구단 AI페퍼스는 구단 1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를 비롯해 타 팀 보호선수 9명 외 지명선수들과 1년차 신인선수들, FA를 통해 영입한 구솔과 하혜진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그 결과 평균나이 20.4세의 어린 선수단이 꾸려졌다. 1992년생의 신인 문슬기가 팀 내 맏언니 역할을 맡을 정도였다.
AI페퍼스는 젊은 팀답게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매섭게 언니구단들을 몰아쳤다. 그 결과 1라운드 맞대결에서 절대 1강 현대건설을 5세트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기도 했고 IBK기업은행을 상대로는 셧아웃 승리를 따내는 모습을 보였다.
팀 분위기도 시종일관 밝게 유지됐다. AI페퍼스 김형실 감독이 시즌 종료 후 "분위기만은 우리가 챔피언이었다"고 공언 했을 정도였다.
개인 성적에서도 가능성을 내비쳤다. 외국인 엘리자벳은 전체 598득점(공격 성공률 41.45%)으로 리그 득점 6위에 올라 팀 공격을 주도했다. 주장 이한비와 박경현은 각각 262득점(16위 공격 성공률 30.13%)과 242득점(20위 공격 성공률 35.57%)으로 그 뒤를 받쳤다.
신인 박은서는 23경기에서 101득점(공격 성공률 39.57%)로 부상 이탈 전까지 신인왕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맏언니 문슬기도 리베로로 나서며 점차 기량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5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는 디그를 40개나 성공시키며 경기 MVP로 꼽혔다.
주전 세터로 자주 이름을 올렸던 이현은 37.49%의 세트 성공률과 54.94%의 세트 점유율로 활약하며 V리그 올스타전 세터부문 팬 투표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약점은 경험 부족
젊은 선수단은 매 경기 에너지가 넘쳤지만 경험부족이라는 약점을 지우기는 힘들었다.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없다 보니 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범실 릴레이'는 AI페퍼스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서브상황에서 앞 선수가 범실을 저지르면 뒤 선수도 덩달아 범실을 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31경기를 소화한 AI페퍼스는 107세트 동안 591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이는 경기당 평균 19개에 달하는 수치다. 시즌 도중 김 감독은 "우리 팀은 한 세트를 주고 시작한다"며 씁쓸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AI페퍼스 선수단 가운데 1시즌을 통째로 뛴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했다. 노하우와 경험을 갖춘 베테랑의 부재가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순간들이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AI페퍼스는 당초 목표로 꼽았던 1승을 뛰어넘는 3승을 기록하는 등 첫 단추를 잘 뀄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 경기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겨울 스포츠 불모지'였던 광주에 배구의 즐거움을 선사한 AI페퍼스는 휴가를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랜 후 22-23시즌을 향한 담금질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AI페퍼스, 베테랑 리베로 한다혜 FA영입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FA시장에서 한다혜를 영입했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제공.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FA시장에서 리그 최고 리베로 중 한 명인 한다혜를 영입했다.구단에 따르면 한다혜는 3년간 연봉과 옵션을 포함해 총 보수는 8억 7천만원을 받는다.2013-2014시즌 GS칼텍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한다혜는 이후 11시즌 동안 많은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입단 후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켜온 한다혜는 지난 시즌 세트당 4.31개의 디그(6위)와 세타등 6.77개(2위)의 수비, 45.1(3위)개의 리시브를 성공시켰다.AI페퍼스와 계약을 맺은 한다혜는 "프로 입단 후 첫 이적이다. AI페퍼스에서 제 가치를 인정해 주시고 좋은 제안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장소연 AI페퍼스 감독은 "한다혜 영입은 수비력을 보강해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며 "베테랑의 풍부한 경험이 코트 내 안정감을 불어 넣어 팀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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