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게시글에 "근무 외 시간에 참여 부당"

"정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말하지만 체력단련이든 환경정화 활동이든 공기업에서 휴일에 무언가를 강요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광주도시철도공사가 이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추진 중인 가운데 근무 외 시간에 봉사활동을 강요하면서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봉사활동 참여가 의무 사항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부서별 활동에서 불참하는 것이 쉽지 않은 조직 내 분위기상 강제성을 띤다는 지적이다.
26일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최근 익명의 직원이 작성한 '일방적으로 쉬는 날에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후진적'이라는 내용의 글이 내부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 직원은 게시글을 통해 "일요일에 부장님 눈치 보느라 등산 따라가는 부하직원들, 술을 싫어하고 시끄러운 분위기 싫어하는데 회식에 참석하는 부하직원들…"이라며 "그 부하직원들도 '강제는 아니다. 오기 싫으면 안와도 된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요새는 거의 없어졌다. 이런 거 하면 욕먹는다. 2023년 조직문화를 보자면 회식 거의 안하고 굳이 하더라도 업무시간 내에 한다"며 "물론 우리 조직같이 꼰대조직에서 일하면 앞에 한 얘기는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같은 맥락으로 체력단련이든 환경정화활동이든 휴일에 무언가를 강요하면 안된다. 업무의 연장선이라면 업무시간 내에 하던가 휴일에 할 거면 업무 외 수당을 줘야 한다"며 "회사 주도로 이렇게 일방적으로, 그것도 쉬는 날에 진행하는 거 너무 후진적이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정 하기 싫으면 너는 하지 마라'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나는 하기 싫으니까 안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 정도 지능을 가진 사람은 채용절차에서 걸러졌을 테니까"라며 "하지만 '정 하기 싫으면 너는 하지 마'라고 말하는 분들은 회사에 계신다"고 지적했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이달 8일부터 6월23일까지 7주간 전 임직원(912)명을 대상으로 '2023년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한다.
부서(팀)들은 지난 8일까지 환경정화활동 계획을 수립해 릴레이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봉사활동 참여자만 1인당 2만원까지 법인카드 지출이 가능하다.
현재 통상근무자는 업무시간 내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교대 근무자들은 자리를 비우기 어려워 별도로 진행한 뒤 인증을 하고 있다.
내부 게시판 글과 관련, 도시철도공사 측은 "교대 근무자들이 근무시간에 자리를 비우면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의무사항이 아니다. 교대 근무자들도 희망할 경우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 직원들이 속한 노동조합과 합의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게시글에 앞서 올라온 환경정화 활동 관련 게시글은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이며 내부게시판에서는 좋은 취지라는 의견과 불만을 토로하는 의견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며 내부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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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철도 윤진보 사장 "2호선 인력·역세권 로드맵 서두르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이하 공사)는 최근 전국도시철도 운영 기관과 호남기업 중 유일하게 고용노동부 주관 2021년도 노사문화대상에 선정됐다. 창립 이후 18년 동안 단 한 번의 노사분쟁이 없는 무분규 사업장으로서 노사관계를 모범적으로 실천한 성과를 인정 받은 것이다. 또 지난 4일에는 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1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획득, 3년 연속 인증 기업을 달성했다. 이 외에도 각종 상을 받으며 지방공기업 운영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에 무등일보는 윤진보 사장을 찾아 경영 비결을 들었다.-고용노동부로부터 상을 받았다. 축하한다. 공사의 노사문화는 어떤가.▲우선, 바람직한 노사 문화 구현을 위해 노력해 준 우리 임직원과 노동조합에 깊이 감사 드린다. 올해는 특히 전국 도시철도가 무임승차 국비 지원 등 재정문제 해결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노사간 진통을 크게 겪었던지라, 우리 공사가 더욱 주목받은 것 같다. 우리 공사 역시 노사가 함께 풀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지역민의 안전과 편의'를 먼저 생각하자는 것이 노사 양측의 공통된 전제였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화와 협력으로 임한 결과, 노사 상생협력 공동선언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공사는 올 한해 다양한 성과로 지역 공기업의 모범이 됐다. 대표적인 성과 몇가지만 소개한다면.▲올해 '2021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행안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전국 도시철도 운영 기관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로 우리 공사가 8년 연속 경영평가 우수기관을 달성했다. 아울러 국토부 '대중교통 운영자에 대한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우수기관, 행안부 '지방공기업 고객만족도' 전국도시철도 1위를 연달아 차지해, 경영 뿐만 아니라 고객서비스에서도 국내 최정상의 수준임을 입증했다.이 외에도 안전 측면에서도 국토부 재난대비 비상대응 불시훈련 평가 2년 연속 우수기관, 국토부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3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등을 달성하며,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철도로 인정받고 있다.- 광주지하철의 안전관리는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35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전남도 재난상황실장, 건설방재국장 등을 통해 안전이 체화된 생활을 해왔다. 특히 도시철도에 있어 안전하고 정확한 운행은 조직의 존재 이유이자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임하고 있다. 특히 이제는 안전에도 최첨단 과학을 도입한 스마트 안전관리를 적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사물 인터넷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철도 안전 관리의 첨단화 · 과학화를 이루고 노후 시설물을 개선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광주도시철도는 볼거리가 많은 문화지하철로 유명하다.▲우리 광주도시철도는 남도의 멋과 흥을 담은 문화지하철을 지향하고 있다. 문화전당역의 '5·18 기념홍보관', 김대중컨벤션센터역의 '세계인권전시관', 학동·증심사입구역의 '무등산국립공원테마관' 등을 포함해, 각 역에서 다양한 테마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시민 재능기부를 통한 흥겨운 공연도 펼쳐지는데, 현재는 코로나로 영상을 통해 비대면으로 시민을 찾아 뵙고 있다.특히 'AI 중심도시 광주'에 걸맞도록, 지하철역에 시민을 위한 디지털 체험의 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금남로4가역에 조선대학교와 함께 조성한 AI문화예술체험관은 많은 시민들에게 VR, AI 기술 등 디지털을 일상에서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 농촌진흥청과 함께 'AI스마트팜'을 올 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전국도시철도 최초로 ESG 경영을 선포해 주목을 받았다. ESG 경영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이제는 눈앞의 경쟁이 아닌, 미래 성장을 향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올 4월, 전국 도시철도 최초로 ESG 경영을 선포했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적 가치),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자로서 기업의 의사 결정 시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경영을 뜻한다. 즉 환경과 공익을 지키고 투명경영을 실천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각오다.이에 따라 공사는 도시철도 중심의 생태교통 조성, 사회적 약자 배려 시스템 구현, 시민 참여 경영 플랫폼 활성화' 등 112대 ESG 경영 과제를 발표하고, 공유와 연대의 새로운 공기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2호선 건설이 한창이다. 2호선 시대를 앞두고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2호선 개통대비 조직 및 운영 인력 로드맵을 수립하고 차량 등 각 분야에 대한 분야별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호선 역세권 중심의 도시개발계획 건의 등을 추진하는 등 2호선 운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1호선 건설 및 운영 전문가 그룹을 풀 가동, 신공법, 신기술 등이 건설에 반영되도록 적극 추진, 건설비 및 운영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광주 2호선과 유사한 시스템을 갖춘 '서울 신림선 경전철 운영 및 유지보수 사업'을 맡아 진행하면서, 수익창출과 기술력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현대로템과 이집트 카이로 1호선 전동차 중정비 기술용역을 체결하고 광주시 산하 공기업 최초로 해외사업에 진출하는 등 기술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 현재 공사는 이집트 카이로 1호선의 전동차 중정비에 대한 현지인 작업자 교육, 작업매뉴얼 작성, 전동차 분해정비 기술지원 등을 맡아 시행하며 그간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박지경기자 jkpark@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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