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층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몰라
갈등 깊어져 보복성 범죄도 성행
대화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 형성 중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부활동이 줄어들고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웃주민은 고사하고 같은 층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시대가 되면서 갈등이 깊어져 범죄로 이어지는 등 층간소음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어 행정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 역할과 해소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1일부터 2022년 9월30일까지 최근 5년간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광주지역 층간소음 상담 건수는 3천335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491건, 2019년 443건, 2020년 879건, 2021년 915건, 2022년 9월30일 기준 607건으로 상담 건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처럼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층간소음이 증가하자 보복성 범죄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지난 23일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을 협박한 혐의(특수협박)로 40대 여성 A씨를 입건했다.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는 서구 동천동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칼을 들고 윗집을 찾아가 '너무 시끄럽다'고 층간소음을 항의하며 인터폰과 벽을 훼손하는 등 난동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전부터 층간소음으로 윗집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인근 또 다른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때문에 B씨가 아랫집 C씨를 고소하기도 했다.
B씨는 "C씨가 '3살·7살 자녀들이 뛰어다녀 시끄럽다'는 이유로 효자손으로 천장을 두드리고 화장실에서 '골전도 우퍼 스피커'를 사용해 공사장 소음을 여러차례 트는 등 보복성 소음을 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결과 C씨는 56번, B씨는 25번 등 층간소음으로 서로를 여러 차례 신고하며 갈등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의 다툼이 증가해 한국환경공단이 방문 상담과 소음측정 업무를 맡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실제 광주·전남·전북지역을 통틀어 근무자가 단 2명 뿐이다.
또 국토부의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도 '상대방이 동의했을 때만 조정을 시작할 수 있다.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경찰에 이웃을 신고할 정도로 심화됐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치구의 노력은 전무했다.
광주지역 5개 자치구 중 광산구만 유일하게 '우리동네 이웃갈등조정가'를 운영하고 있을 뿐 나머지 자치구는 '당사자들 사이의 문제'라며 층간소음 문제를 회피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조례를 대표발의했던 김옥수 서구의원은 "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관리사무소 분쟁조정위원회로 떠넘기는 등 자치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건축법이나 주택법 등 상위법을 개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장에 직접 나가봐야 해결할 수 있다. 서로가 대화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주는 등 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귀희 광주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도 "구청에서 층간소음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가 명확하지 않다. 아파트 주민자치위원회의 분쟁조정위원회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처리 방법이나 절차, 구비 서류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분쟁조정위원회가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교육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면 예산을 지원하는 행정의 지원이 필요하다. 업무 분담을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올해 초 발표한 지난 2021년 12월 기준 광주의 공동주택 주거 비율은 71.2%로 시민 10명 중 7명이 공동주택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광주 공공배달앱, 대형 플랫폼 사이서 살아남으려면? 광주지역 공공배달앱 '위메프오' 광주시가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21년 민관협력 방식으로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선보인 가운데 최근 '땡기요'를 추가 도입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하지만 앞선 '위메프오'가 민간기업보다 저렴한 수수료 등 이점에도 민간 배달 플랫폼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이용률을 보이지 못한 실정이라 서비스 편의 개선, 인지도 향상 등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는 '땡겨요'를 추가해 총 2개 운영사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추가함으로써 플랫폼간 경쟁체계를 만든 것이다.추가된 공공배달앱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1월 정식 출시해 전국 가맹점 13만여곳과 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 서울 각 자치구, 충북도, 세종시 등과도 협약을 맺고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위메프오와 땡겨요에 등록된 지역 가맹점 수는 각각 9천459개소, 2천96개소다.앞서 광주시와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은 위메프오와 땡겨요가 모두 광주상생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 중개수수료가 2%로 민간기업의 최대 7%에 달하는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홍보해왔다.또 땡겨요는 가입비 당일정산 서비스, 한눈에 장부관리 서비스, 매장식사 기능 도입 등을 지원하고 위메프오도 첫 구매 할인, 프랜차이즈 할인, 결제금액 1% 페이백을 지원한다.하지만 앱을 이용하는 점주들이나 광주시민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실정이다.광주지역 공공배달앱 '땡겨요' 광주 공공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점주들은 사용 시 시스템상 불편함이 있었거나 주문량이 타 앱보다 극히 적어 기대감이 떨어졌고 이용 고객들도 앱 이용 시 불편, 적은 입점 점포 수 등을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광주 동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위메프오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배달앱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만 등록해뒀다. 위메프오를 사용했을 당시 알림소리가 작고 시스템 사용이 불편했으며 무엇보다 타 앱에 비해 주문량이 현저히 적었다고 했다.지역한 한 전통시장 상인회장도 공공배달앱 초기에는 상인들이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민간 플랫폼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주문량이 적어 이용률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또 광주 북구에서 분식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개 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된 땡겨요는 써볼 의사가 있다"며 "주로 쓰는 플랫폼을 계속 쓸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를 덜 하게 되기도 하고 공공배달앱을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서 홍보가 더욱 활발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가 부담되긴하지만 쿠팡이츠도 그렇고 배달기사들이 지정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공배달앱도 무조건 할인 이벤트만 할 게 아니라 서비스 이용 개선이나 홍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조사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위메프오에서 배달 음식 주문 경험이 있는 최모(31)씨는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이 너무 안 와서 가게에 전화하니 사장님이 위메프오에서 주문이 들어온걸 모르고 계시기도 했고 한번은 결제 오류로 문의를 하려는데 상담 진행이 느렸다"며 "문의사항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되고 입점 매장 수도 많은 대형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광주시는 온·오프라인 홍보 계획이 있으며 개선사항이 접수되면 플랫폼 운영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배달앱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광주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홍보 영상 제작하고 있고 버스쉼터 광고 등 예정된 온·프라인 홍보들이 있다"면서 "공공배달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위메프오에서는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조사했고 시로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운영사로 전달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 [3월 29일 오늘의 운세] 64년생 가뭄 끝 단비 같은 도움을 받아보자
- · 광주관광공사, 상상이 현실되는 꿀잼도시 견인
- · 광주시-공군제1전투비행단, 소음저감 협력방안 논의
- · 나흘째 이어진 사직 행렬···병원장이 교수 직접 설득하기도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