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초보·장롱면허 등 고위험 운전자 못 골라
"어느정도 경력이 있는 운전자들을 골라서 뽑는 것도 아니고, 면허증만 소지하면 누구나 가능하다는데 너무 위험해 보이네요. 수천만원에 달하는 새차를 저렇게 험하게 운전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돕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공장에서 생산된 차를 출하장까지 옮기는 '카캐리어' 차량이 멈추면서 기아차 광주공장이 시행하고 있는 개별 운송이 논란이다. 이른바 '로드탁송'으로 불리는 개별운송은 운전자가 직접 신차를 운전해서 출하장으로 옮기는데 수백 명에 달하는 탁송기사를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다 보니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내방동 기아 오토랜드 제2공장 서문 앞. 하얀색 도장 보호필름(Paint Protection Film·PPF)과 임시운행 허가증, '수출용 운행허가차량'이라고 적힌 A4용지가 붙은 차들이 경찰과 공장 직원들의 안내를 받고 서너 대씩 줄지어 빠져나가고 있었다.
앞뒤로 있어야 할 번호판은 달려있지 않았으며, 수출국의 조건에 맞게 운전석이 오른쪽인 차들도 눈에 띄었다.
임시 탁송 아르바이트는 일당이 최소 15만원으로 책정돼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에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듯한 앳된 얼굴의 어린 운전자부터 60대가 훌쩍 넘어 보이는 백발이 무성한 고령운전자까지 탁송기사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들은 화물연대 총파업 다음날인 지난달 25일부터 탁송업무에 투입됐다. 기아 광주공장에서 지정된 출하장까지 신차를 직접 운전해서 옮긴 후 셔틀버스로 복귀하는 업무로 기본 일당 15만원에 연장 근무 시 추가 수당도 지급된다.
탁송기사들은 현대글로비스가 외주 업체를 통해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에 공고를 올려 채용했다. 부족한 인력은 당일 집결 현장에 찾아온 사람들 중에서 뽑기도 했다.
문제는 운전만 할 줄 안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어 고령 운전자나 운행 경험이 적은 초보 운전자, '장롱면허'를 비롯한 고위험 운전자를 골라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오전 동안 탁송 과정을 지켜보니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변경하는 운전자들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었다.
차량에 달린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없어 한 손으로 운전대를 다른 한 손으로 내비게이션 앱을 켠 휴대전화를 들고 주행하는 운전자들도 종종 보였다.
탁송업무를 신기하다는 듯이 지켜보던 박모(56)씨는 "번호판도 안 달렸는데 운전자들이 과속하는지 안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저러다 사고라도 나면 누군가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도 있는데 위험해 보인다"고 혀를 찼다.
또 다른 시민 이모(33·여)씨는 "탁송기사들을 보면 갓 면허를 딴 어린 친구들부터 고령자들까지 다양해 불안하다"며 "돈을 많이 줘서 현장을 찾아오는 지원자들도 넘친다던데 이들을 대상으로 운전경력 증명서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탁송기사들을 모집하는 업체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한번 점검을 강조했다"며 "현장의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대체운송수단을 찾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꼼꼼하고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광주 공공배달앱, 대형 플랫폼 사이서 살아남으려면? 광주지역 공공배달앱 '위메프오' 광주시가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21년 민관협력 방식으로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선보인 가운데 최근 '땡기요'를 추가 도입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하지만 앞선 '위메프오'가 민간기업보다 저렴한 수수료 등 이점에도 민간 배달 플랫폼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이용률을 보이지 못한 실정이라 서비스 편의 개선, 인지도 향상 등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는 '땡겨요'를 추가해 총 2개 운영사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추가함으로써 플랫폼간 경쟁체계를 만든 것이다.추가된 공공배달앱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1월 정식 출시해 전국 가맹점 13만여곳과 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 서울 각 자치구, 충북도, 세종시 등과도 협약을 맺고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위메프오와 땡겨요에 등록된 지역 가맹점 수는 각각 9천459개소, 2천96개소다.앞서 광주시와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은 위메프오와 땡겨요가 모두 광주상생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 중개수수료가 2%로 민간기업의 최대 7%에 달하는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홍보해왔다.또 땡겨요는 가입비 당일정산 서비스, 한눈에 장부관리 서비스, 매장식사 기능 도입 등을 지원하고 위메프오도 첫 구매 할인, 프랜차이즈 할인, 결제금액 1% 페이백을 지원한다.하지만 앱을 이용하는 점주들이나 광주시민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실정이다.광주지역 공공배달앱 '땡겨요' 광주 공공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점주들은 사용 시 시스템상 불편함이 있었거나 주문량이 타 앱보다 극히 적어 기대감이 떨어졌고 이용 고객들도 앱 이용 시 불편, 적은 입점 점포 수 등을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광주 동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위메프오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배달앱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만 등록해뒀다. 위메프오를 사용했을 당시 알림소리가 작고 시스템 사용이 불편했으며 무엇보다 타 앱에 비해 주문량이 현저히 적었다고 했다.지역한 한 전통시장 상인회장도 공공배달앱 초기에는 상인들이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민간 플랫폼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주문량이 적어 이용률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또 광주 북구에서 분식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개 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된 땡겨요는 써볼 의사가 있다"며 "주로 쓰는 플랫폼을 계속 쓸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를 덜 하게 되기도 하고 공공배달앱을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서 홍보가 더욱 활발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가 부담되긴하지만 쿠팡이츠도 그렇고 배달기사들이 지정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공배달앱도 무조건 할인 이벤트만 할 게 아니라 서비스 이용 개선이나 홍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조사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위메프오에서 배달 음식 주문 경험이 있는 최모(31)씨는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이 너무 안 와서 가게에 전화하니 사장님이 위메프오에서 주문이 들어온걸 모르고 계시기도 했고 한번은 결제 오류로 문의를 하려는데 상담 진행이 느렸다"며 "문의사항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되고 입점 매장 수도 많은 대형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광주시는 온·오프라인 홍보 계획이 있으며 개선사항이 접수되면 플랫폼 운영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배달앱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광주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홍보 영상 제작하고 있고 버스쉼터 광고 등 예정된 온·프라인 홍보들이 있다"면서 "공공배달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위메프오에서는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조사했고 시로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운영사로 전달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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