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율 7%…2일 급수 5일 단수 2주째
“식수 부족…빨래 못해 속옷 육지서 보내줘”
매일 240t 공급해도 부족…중장기 대책 시급
김 수확철 지하수 못써 생산량 차칠 우려

"먹을 물도 부족한데, 빨래는 생각도 못하고 있어요. 육지에서 생활하는 자식들이 속옷이나 양말, 외투 등을 보내주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할지 갑갑하네요."
올 여름 장마가 평년의 50%도 안되는 300㎜ 정도의 비만 뿌리면서, 섬 지역 주민들이 악화된 물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완도 소안도는 다른 섬과 달리 그동안 식수만큼은 문제없었지만, 이번 가뭄이 길어지면서 심각한 물 부족을 겪으며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소안도는 지난 1일부터 2일 급수 5일 단수를 진행 중이다. 수원지인 미라제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기준 34만t을 담을 수 있는 미라제의 저수율은 7.2% 수준인 2만4천480t에 불과하다. 2천300명의 소안도 주민들이 단수 없이 사용할 경우 한 달도 안돼 메말라 버릴 정도의 양이다.

이날 찾은 미라제 저수지는 물이 사라진 채 넓은 바닥을 보였다, 흡사 대형 공사장을 연상케 했다. 소안도는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근 중용천과 지하수에서 수원지로 물을 끌어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양은 극히 적었다.
소안도를 2일 급수, 5일 단수 지역으로 지정한 완도군은 매일 60t의 물을 4번씩 퍼나르고 있지만, 메마른 땅으로 흡수되는 대부분이어서 7~8% 수준의 저수율을 보전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다.
이익수(61) 비자리 이장은 "60년 평생을 이곳 소안도에서 살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수원지가 말라버렸다"며 "집에 5t짜리 물통 하나가 있지만 아내와 둘이 아끼고 아껴 쓰면 5~6일 겨우 쓴다"고 호소했다.
이어 "빨래는 꼭 필요한 것만 빼고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뭍에 사는 자식들이 속옷이나 양말, 외투 등을 사서 보내주고 있다"면서 "소안도는 원래 물걱정 없는 동네였는데, 이제는 옛말이 돼 버렸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김 양식업을 하는 주민들의 생계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인근 한 김 양식장을 운영하는 A씨는 "김을 양식하기 위해서는 지하수의 사용이 절대적이다. 먹는 물도 없는데, 지하수를 어떻게 아껴 써서 생산해야 할지 머리를 싸매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완도 김' 주산지가 소안도인데 물 부족 상황 속 그 명성도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물이 부족한 지역은 소안도 뿐만 아니었다.
지난 10일 기준 52.69%의 저수율을 보인 보길 부황제를 제외하고는 금일도 4.28%, 넙도 5.6% 수준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금일도 40.97%, 넙도 29.3%에 비해 저수량이 급감하면서 이들 지역도 단수를 시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주민들은 물 부족을 호소하며 전남도와 완도군의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완도군 관계자는 "매일 240t의 물을 섬에 보내고 있지만 해갈을 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먹는 물의 경우 인근 농협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직접 구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부족한 곳은 물병도 함께 공급하는 등 방안을 강구 중이다"고 말했다.
또 "주말에 비가 내렸지만 해갈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다. 올 겨울에는 눈도 많이 안온다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면서 "전남도에서 약속한 보길·노화지역 광역상수도 설치가 시급하다. 그 이후에서야 주변 도서 지역의 물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주는 방안이 최선이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완도=조성근기자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
광주시민 절반 이상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찬성'[무등일보·뉴시스·전남일보·MBC·CBS 공동 여론조사ㅣ무등산 케이블카]
찬성 55.7% 반대 38.8%… 18.9% 차
70세 이하 모든 연령대서 고루 지지
-
광주 현안 중 최우선은··· 28.9% "군공항 이전"[무등일보·뉴시스·전남일보·MBC·CBS 공동 여론조사ㅣ시급한 광주 현안은]
쇼핑몰 16.0%… AI도시 육성 14.8%
-
無 김산, 탈당해도 현직 프리미엄··· 民 최옥수에 21.4%p차[무등일보·뉴시스·사랑방닷컴 공동 격전지 지방선거 여론조사ㅣ무안군수 후보 지지도]
모두 경선 컷오프… 최, 재심 끝 공천
김, 강력한 조직력에 큰 격차 분석
최대 현안은 ‘남악·오룡지구 활성화’
-
無 강인규 선두··· 民 윤병태 4.9%p차 바짝 따라붙어[무등일보·뉴시스·사랑방닷컴 공동 격전지 지방선거 여론조사ㅣ나주시장 후보 지지도]
민주당 강세 역대선거와 다른 양상
오차 내 초박빙 구도 지속 가능성
최대 현안은 ‘SRF 열병합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