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참사' 학동 재개발 비리 수사 마무리

입력 2022.10.27. 17:19 안현주 기자
광주경찰, 1년4개월 수사기간 35명 송치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 참사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무등일보DB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사업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1년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광주경찰청은 붕괴 참사의 직·간접적 책임이 입증된 원·하청·불법하청 공사업체와 재개발조합, 정비업체 관계자, 브로커 등 35명을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학동 참사' 수사를 마감하면서도 광주 도심 재개발사업 비리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해 비슷한 유형의 범죄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붕괴 참사 발생과 책임자 규명

지난해 6월9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철거 중에 무너진 5층 콘크리트 건물이 주변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기사 등 8명이 다쳤다.

광주경찰은 참사 직후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71명 규모의 전담 수사본부를 꾸렸다. 수사는 붕괴 참사의 직접적인 책임 규명과 배경으로 작용한 재개발조합 비위 등 두 갈래로 나눠졌다.

먼저 강력범죄수사대는 참사의 직접 원인으로 작용한 부실한 철거 공정과 안전 관리감독 분야를 집중 수사했다.

관련자들의 증언과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철거 계획서와 다르게 수평 하중을 감안하지 않은 불법·부실 공정을 입증했다.

불법하도급 철거업체는 무리한 철거를 진행하고, 원·하청 현장 관리자들은 안전감독에 소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감리자는 한 차례도 현장 감리를 하지 않고, 건축담당 공무원은 전직 공무원의 청탁을 받고 절차를 어겨 감리를 지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감리와 원청 HDC현대산업개발·하도급업체 안전관리자 9명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중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과 한솔·다원이앤씨 등 감독 하청사 2곳, 굴착기 기사인 백솔 대표, 감리자 등 5명은 구속 송치됐다.

재판에 넘겨진 현대산업개발·다원이앤씨 관계자 4명은 지난달 징역 2년·금고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다. 하청·재하청 한솔·백솔 관계자와 감리 등도 징역 1년6개월에서 3년6개월을 선고 받았으나 검찰에 불복해 항소했다.


◆조직적 입찰 방해와 담합 사실로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철거 공정별로 불법하도급이 만연한 실태를 주목했다.

친분·이권을 매개로 계약 브로커들이 조합·시공사가 발주한 철거 공정별로 '나눠먹기식' 하청·재하청 계약을 맺고 조직적으로 입찰 방해와 담합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지분만 챙기는 다단계식 계약으로 실제 공사비가 대폭 줄면서 결국 부실 철거로 이어졌다고 봤다. 이 같은 불법·부실이 붕괴 참사의 근본적인 배경이 됐다는 결론이었다.

경찰은 공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알선 대가로 수억 원 금품을 주고받은 계약 브로커 4명을 변호사법 위반과 부정처사후 수뢰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브로커 중에는 참사 직후 해외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도 포함됐다. 그는 인터폴 수배 끝에 90일 만에 귀국해 광주로 압송됐다.

조합·관련 업체 관계자·석면 감리 등 5명도 불구속 입건돼 검찰로 넘겼다. 나중에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 등은 징역 2년~4년6개월, 억대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복마전 재개발조합으로 수사 확대

붕괴 참사의 직접적 원인을 어느 정도 밝혀낸 경찰은 재개발 사업의 구조적인 불법행위로 수사를 확대했다.

원청업체의 입찰 방해와 하도급업체간 담합, 공사금액 부풀리기, 정비사업전문업체들의 배임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공사 수주업체와 브로커 사이에서 수억 원대의 금품이 오가고, 공사는 하지 않고 지분만 챙기는 입찰 담합 행위를 밝혀냈다.

또 학동 3·4구역 재개발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업체 대표가 청탁성 용역을 발주해 납품단가 부풀리기 등을 해온 사실도 규명했다.

그 중에는 광주시 소유 주택을 무허가로 속여 잔여 입주세대(보류지)를 나눠 갖는 등 재개발조합 비리의 백태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은 원청업체와 조합, 정비업체, 하청업체 관계자 등 13명을 건설산업기본법, 도시·주거환경정비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광주권 재개발사업 비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첩보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며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안현주기자 press@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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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청년 머무는 전남' 위해 2.4조 쏟아붇는다
전남도가 지방 소멸 불안에서 벗어나 인구구조 회복을 위한 청년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 10년 동안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특히 청년 문화센터나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창업·활동 등 '청년이 찾는 전남'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기초를 다진다는 계획이다.9일 전남도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이하 대응기금)과 시군비 등 2조4천억여 원을 마련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과 청년 인구 유입 등 각종 지원사업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상당량의 기금이 투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역기금 505억여 원에 기초기금 1천200억여 원, 기초기금 40% 수준의 시군비 등 매년 2천400억여 원이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투입된다.우선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광역기금 883억여 원과 기초기금·시군비 900여 억원 등 1천800억여 원을 투입해 12개 사업에 사용된다.기금 사용 내용의 키워드는 '청년 지원', '정주여건 개선',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먼저 총 5개의 사업이 추진되는 청년 지원 사업 중 1순위는 청년문화센터 건립이다. 도내 22개 시군 중 공모를 통해 권역별로 4층 규모의 청년점포와 공유오피스, 공연장, 체육시설, 스튜디오 등 2곳을 건립하는데 400억원을 지원한다.2순위인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사업도 눈에 띈다. 구례군·고흥군·해남군 등 3곳에 130여 세대의 공공주택 건립에 360억원을 투입한다.구례군에는 공유사무실과 쉐어하우스, 원룸 등 3층 규모의 공공주택에 82억원을 지원하고, 고흥군 점암면 폐교 부지에 가족형 30호와 원룸형 15호 규모의 임대주택 45동을 건립하는데 127억을 사용한다. 해남군에는 해남읍 체육관 잔여부지에 청년들을 위한 연립주택 3동을 건립하는데 151억을 사용한다.3순위는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올해 5곳과 2023년 10곳 등 15곳을 조성하는 이 사업에 45억원을 투입하며, 대상지는 공모로 선정한다.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100팀을 선발하는데 45억원이 쓰이며, 청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200팀에 30억원이 사용된다.전남의 정주여건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대어울림 복합 커뮤니티 센터도 장흥과 완도, 신안 등 3개 군에 건립된다. 예산은 모두 240억원 수준.100억원의 예산이 예상되는 장흥의 커뮤니티 센터는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4층 규모로 신축해 공동육아 나눔터와 키즈맘카페, 여성 거점공간, 공유 오피스 등이 들어서고, 완도 커뮤니티 센터 역시 70억원을 들여 공연장과 청년센터, 놀이방 카페 등이 들어선다. 신안 안좌중 분교를 리모델링해 영유아부터 노인 층까지 전 세대가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또 전남의 노동자들 만을 위한 기숙사를 조성하는데도 210억원을 배분했다. 화순 백신산업특구 근로자들을 위한 50실 규모의 게스트하우스가 특구 내에 지어질 예정이다. 신안지역 염전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빈집 등을 리모델링해 3개 권역에 30동이 들어선다. 공모를 통해 농어촌 간호인력 기숙사도 건립한다.뚜렷한 인구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15개 군(무안·신안군 제외)과 순천시에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사업을 위해 280억원을 투입한다. 농산어촌 유학마을 조성사업은 청년 인구 늘리기 와 함께 전남도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사업비는 유학 오는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새 주택을 짓거나 빈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쓰인다.전남도는 어린 자녀들을 자연환경이 뛰어난 농산어촌에서 키우려는 도시지역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농산어촌 유학마을이 인구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선양규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전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농산어촌 유학마을이나 청년주택 등 청소년과 청년들이 찾고 머물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줄고, 돌아오는 이들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