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1명 온열 질환자…전년比 95% 급증
열대야 약 2주 일찍 시작, 당분간 지속
지난 1일 경남에서 폭염으로 인한 올해 첫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연일 열대야가 지속되는 등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광주·전남에서도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제4호 태풍 에어리(AERE)가 일본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는 대신 덥고 습한 공기를 공급하면서 푹푹 찌는 무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온열 질환에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온열 질환자는 광주 3명, 전남 38명 등 총 41명이다.
광주의 경우 광산구 2명, 북구 1명 발생했고, 전남은 순천이 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광양 4명, 구례 4명, 여수 5명, 목포 3명, 무안 3명 등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광주 2명, 전남 19명 등 총 21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95.23% 급증했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 질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광주와 전남 지역 기온은 최저기온 22~25도, 최고기온 28~35도 정도로, 평년 기온(최저기온 20~21.6도, 최고기온 25.5~29.1도) 대비 2~6도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밤낮없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올해 광주와 전남 지역의 열대야도 10여 일 가량 빨리 찾아왔다.
열대야란 최저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열대지방의 밤처럼 더위로 인해 잠을 청하기 힘든 여름밤을 가리킨다. 광주의 경우 지난 1939년 관측 이래 네 번째로 열대야가 빨리 찾아온 것은 물론 지난해(7월 12일)보다 16일 일찍 나타났다. 전남은 지난해(7월 6일) 보다 10일 가량 일찍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한여름 더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에어리가 몰고 온 고온 다습한 공기 유입과 더불어 강한 햇볕, 기압계 정체 등으로 열이 축적되면서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대기 상하층의 기온차가 커지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더위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5일 광주·전남은 낮부터 밤 사이 소나기가 오는 가운데 최고체감온도가 33~35도 내외로 오르면서 매우 덥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3~25도, 낮 최고기온은 29~33도 정도다.
6일 역시 오후에 전남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오는 가운데 비슷한 기온 분포를 보이면서 후덥지근하겠다.
이후로도 몇 차례 비가 오면서 기온이 1~2도 가량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나 30도를 웃돌 것으로 관측되면서 더위는 계속되겠다.
기상청은 "광주와 전남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면서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온열 질환에 취약한 영유아,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장시간 농작업과 나홀로 작업을 자제하고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가장 무더운 시간인 오후 12시~5시 야외 활동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온열 질환은 폭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지럼증·발열·구토·근육 경련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일사병, 열사병, 열경련, 광각막염 등이 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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