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 줄어 고인 약수물, '수질 악화'
의미·역사성 고려해 시설은 보존하기로
'전국 100대 명수'로 꼽히던 무등산 너덜겅 약수터가 지난해부터 14차례 진행한 수질검사에서 11회 연속 '음용 부적합' 판정을 받아 폐쇄됐다. 이에 따라 무등산국립공원에는 음용 가능 약수터가 3곳 남게 된다.
광주 동구는 무등산 토끼등 인근 덕산너덜 전망대 옆에 자리한 너덜겅 약수터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8월 먹는 물 공동시설 지정 해제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너덜겅 약수터는 지난해 6월 '음용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부터 사용 중지된 상태였다. 이후 지난달까지 치러진 10번의 수질검사에서도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음용불가 시설'로의 전환이 추진됐다.
동구는 가뭄·물길 변경 등의 이유로 너덜겅 약수터의 수량이 줄어 수질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의 흐름이 정체되고 고이면서 대장균 등이 검출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아예 물길이 끊길 정도로 수량이 준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는 한때 전국 100대 명수로 이름난 너덜겅 약수터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음용 금지' 안내판을 설치하고 시설은 보존하기로 했다.
너덜겅 약수터 폐쇄 절차가 끝나면 무등산 내 약수터는 10년 사이 11곳에서 3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수질오염, 수량 부족 등으로 2012년 봉황대, 이듬해 꼬막재와 늦재, 2014년 화산마을, 2015년 평두메, 2016년 중머리재, 2018년 충장사 약수터가 문을 닫았다.
무등산국립공원에 남은 약수터는 옛 증심사관리사무소, 산장광장, 청풍쉼터 등 3곳이다.
동구 관계자는 "살균기 등을 이용해 약수터의 수질을 관리하는 방법도 고려했으나 전력 공급 등에 차질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시민들의 건강을 고려해 너덜겅 약수터 음용 금지를 결정하긴 했지만 시민들이 약수터에서 손을 씻고 세수하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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