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출렁', '화초 흔들' 관측되기도
"주민협의 후 철거작업 재개키로"
광주 광산구 신가동 재개발 구역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이 반년 이상 공사로 인한 진동으로 건물 파손 등 피해를 겪고 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는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나서야 공사를 중지하고 피해 보상책을 강구하는 등 늑장 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광주 광산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신가동 842-9번지 일대 28만8천58㎡ 부지에 재개발정비사업을 위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고층수 29층·51개동 규모로 총 4천732세대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공은 5개 건설사의 컨소시엄인 빛고을드림사업단(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양건설)이 구역을 나눠 함께 맡게 됐다.
철거 초기부터 진동을 느낀 주민들은 재개발조합·공사현장 등을 찾아가 피해를 호소해왔지만 사업자 측에서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은 지난 달 재개발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를 조직해 광산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인근 주민 230명의 서명을 받은 단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책위 주민들은 대부분이 공사 구역과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7~15m 이내 거주, 철거작업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건물 흔들림을 경험했다. 지속적인 진동으로 건물 내·외벽과 천장 등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집안의 물병에 담긴 물이 출렁이거나 화초가 흔들리기도 하자 생활 불편을 넘어 '건물이 붕괴되는 것 아닌가'하는 공포를 느끼기에 이르렀다.
대책위는 추후 본격적인 아파트 건설작업이 시작되면 자신들의 집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사업단에 안전 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재개발 공사현장 인근 빌라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집 외벽의 실금이 철거 공사 여파로 진동이 심해져 균열이 커지면서 콘크리트 가루가 떨어져 나가기까지 한다"며 "'이러다 건물이 무너질까 겁난다'며 이사를 생각하는 이웃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선행 대책위 위원장은 "철거작업이 끝난 후에도 지하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고 철골을 깊게 박는 등의 더 큰 공사가 기다리고 있다"며 "건물의 안전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피해를 보수하지 않으면 건물 붕괴와 인명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장했다.
해당 구역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야 철거작업을 중지하고 주민불편에 대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민원을 접수한 후 주민과의 협의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인근 부지의 철거작업을 중지하기로 결정한 상태"라며 "인근 주민·구청과 함께 안전점검과 보수공사에 대한 세부사항을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산구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공사중지를 권고하는 등 주민들과 시공사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안전하게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이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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