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도 광주·전남 집회 강행
도로 통제 시내버스·차량 우회 큰 불편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완화에 찬물"
"방역 수칙 위반 땐 엄벌" 고발 방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진행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에서도 7천여명(주최 측 추산)의 조합원이 참석, 양극화·불평등 체제 타파를 촉구하며 대규모 총력투쟁 대회를 벌여 한때 시·도청 앞 도로가 통제돼 많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위드 코로나' 전 마지막 거리두기 시점에서 민주노총 집회로 확진자가 나와 거리두기가 연장될 경우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진다며 노심초사했다.
민노총 광주본부는 집회의 자유를 주장하며 ▲비정규직 철폐 및 노동법 전면 개정 ▲코로나19 재난 등 해고 금지 등 일자리 국가 보장 등을 요구했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코로나 시기에 진행된 대규모 집회에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노조는 20일 오후 2시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조합원 3천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10·20 총파업 대회를 진행했다. 이번 총파업 대회는 서울·부산·전남 등 전국 16개 시·도에서 동시 진행됐다.
민주노총 전남본부 소속 조합원 4천여명(주최측 추산)도 같은 시각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 앞에서 총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선언문과 연대·투쟁사 낭독 등을 통해 파업 결의를 다진 이들은 2개 무리로 나눠 전남도청 일대를 2㎞씩 도보로 행진했다.
이로 인해 집회 시작 전부터 주요 도로가 통제돼 시내버스와 차량 등이 우회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집회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걱정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가 방역 완화 분위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시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7·여)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모임 인원 증가와 영업시간 연장이 이뤄진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집회에 모인 사람들 중 코로나 확진자라도 발생하면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면서 "모든 모임이 10인으로 제한됐고, 외부 활동도 49인으로 정해졌는데 이를 어기고 수천명이 운집하는 것은 방역수칙을 어기는 행위다. 시에서 책임지고 집회 참여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도 "민주노총의 입장도 공감하지만, 아직은 수천명이 운집해 시위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집회의 자유가 있다지만 자영업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이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민주노총도 서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집단행동을 자제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민주노총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게 하고, 코로나 의심 증상이 발현한 조합원은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엄중함에도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기에 총파업을 결의하게 됐다"며 "2주 전부터 전 조합원에게 방역수칙을 알렸으며, 현장에서도 페이스쉴드(얼굴 가리개)와 1m 간격 등을 유지했기 때문에 코로나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광주경찰청은 경찰 400여명을 투입해 현장 관리에 나섰으며, 광주시는 이번 집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집회에서 불법 행위 포착시 방역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사고발 조치를 할 방침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 조짐···광주·전남 물류 차질 우려 광주·전남 화물연대가 지난 7일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6번도로에서 상시적으로 안전 운임제를 요구하는 파업 출정식을 갖고 행진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gs02@mdlibo.com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광주·전남지역 업계의 물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제철, 석유화학 등의 업계 생산품을 반출하지 못하고 공장에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12일 광주·전남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이 지난 7일부터 6일째 지속되면서 지역 산업계에서 물류 차질이 현실화 되고 있다.이미 핵심 건축 자재인 철근과 시멘트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수급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t당 7만 원대에서 올해 초 9만2천원대로 최대 17%까지 급등했다. 레미콘 가격도 13%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초까지 t당 71만5천원이던 철근 가격은 현재 117만7천원(6월 유통사 공급가 기준)으로 65% 급등했다.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스포티지와 셀토스, 쏘울, 봉고트럭 등 4개 차종을 하루 2천여대 생산 중인데 이를 옮길 방법이 없어 8일부터 직원을 총동원해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내 출하장까지 운송하고 있다.기아차 관계자는 "부품을 운송하는 곳들은 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아 생산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보니 완성차가 쌓여가고 있는 상태다"며 "공장에 더 이상 차량을 세워놓을 공간이 없어 계속 평동 출하장으로 보내고 있는데 파업이 지속되면 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금호타이어는 하루 평균 8만본 정도의 물량을 반출해야 하지만 현재 옮기지 못하고 광주, 곡성 등 각 공장에 쌓아두고 있다.금호타이어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예상하고 파업 전부터 미리 원자재를 비축해 놓은 상태여서 생산에는 차질이 없지만, 파업이 더 길어질 경우 생산 라인도 가동을 멈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전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하루 평균 1만5천톤 가량의 물류를 반출하지만 7일부터 출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산단 석유화학업체도 파업을 예상하고 물류를 긴급 출하하는 등 조치를 했지만 지속되는 파업으로 생산품이 공장에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전남지역의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도 사실상 물류 운송이 중단됐다. 광양항의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평소와 비슷한 61% 수준이지만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반출량은 1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업 이전에는 4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가 반출된 것을 보면 물류 운송이 아예 멈춰선 셈이다.이처럼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자 지역 산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광주·전남지역 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파업이 예고돼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비를 해놓았지만 앞으로는 문제가 심각해질 것 같다"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제품 반출은 물론이고 생산에도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루빨리 정부가 원만히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이같은 상황 속 국토교통부는 전날 결렬된 3차 교섭에 이어 이날 오후 2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화물연대와 제4차 협상에 돌입한다. 국토부는 입장차를 조율하는 한편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의 조속한 현장 복귀를 요청할 방침이다.국토부는 또 현재까지 광양항을 비롯, 부산항,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서 국지적으로 운송방해행위가 있어 평시보다 반출·반입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시멘트 등 일부 품목에서 생산·출하량이 감소하는 등의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는 긴급 물량의 경우 경찰의 보호를 통해 반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기업별 자체 운송인력을 투입 등을 통해 물류 운반 차질이 없도록 조치 중이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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