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만 먼저 챙긴 엄마는 미안
책상 선물 뒤에 관계 부쩍 좋아져
"어려운 생계와 어린 막내를 챙기느라 정작 사춘기를 맞은 첫째 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엄마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때마침 사랑의 공부방 덕분에 첫째와의 사이도 회복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한명숙(가명)씨는 최근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딸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다. 첫째딸 김모(15)양이 어느새부터 '엄마가 밉다'는 말을 입에 올리기 시작하면서다.
사춘기 딸의 투정을 처음 겪은 한씨는 당황스러운 느낌을 받았지만 이내 곧 그 이유를 알아챘다. 언젠가부터 김 양에게 돌아갈 애정과 관심이 어린 두 아들에게 치우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씨는 몇해 전 지병으로 남편을 떠나보낸 후 홀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한씨가 책임져야 할 슬하의 자녀들은 김양을 포함해 세명이나 된다. 특히 장애를 겪고있는 막내가 가장 걱정이다. 특수학교를 다니다 보니 등·하교부터 식사, 세면 등 모든 분야에 한씨의 손이 닿아야 한다. 결국 막내의 양육을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면서 생계유지가 더욱 어렵게 됐다. 다행히 기초생활수급가정으로 지정됐지만, 형편이 곧장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딸 김양의 투정이 안쓰럽고 미안할 뿐이다. 하루는 김양이 엄마를 향해 '막내에게만 신경쓰는 엄마가 밉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한씨는 첫째딸의 이유있는 투정에 대해 미안한 마음 뿐이다.
한씨는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찰나 김양이 책상 없이 맨바닥에 엎드려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딸의 중학교 진학 이후 '책상을 사 줘야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지만 생계를 꾸려나가기에 바빠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딸이 시험공부를 하는 모습에 울컥한 한씨는 책상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적은 수입으로는 그조차도 무리였다.
이러한 한씨 가족의 사연을 접한 사랑의 공부방은 김양을 위한 책상과 의자를 구입해 지원했다.
사랑의공부방은 김양의 방에 책상을 놓아주면서 "어머니는 결코 김양을 싫어해서 멀리하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의 진심이 깃든 책상을 잘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김양은 "엄마가 생계를 힘들게 꾸려나가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화를 내 저 또한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며 한씨를 부둥켜안았다. 한씨도 "막내가 염려돼 늘 막내만 챙긴 것 같다. 미안하다"며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책상이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관계의 회복을 뜻하는 소중한 선물이다. 가족의 유대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mdilbo.com
- 광주 공공배달앱, 대형 플랫폼 사이서 살아남으려면? 광주지역 공공배달앱 '위메프오' 광주시가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21년 민관협력 방식으로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선보인 가운데 최근 '땡기요'를 추가 도입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하지만 앞선 '위메프오'가 민간기업보다 저렴한 수수료 등 이점에도 민간 배달 플랫폼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이용률을 보이지 못한 실정이라 서비스 편의 개선, 인지도 향상 등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는 '땡겨요'를 추가해 총 2개 운영사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추가함으로써 플랫폼간 경쟁체계를 만든 것이다.추가된 공공배달앱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1월 정식 출시해 전국 가맹점 13만여곳과 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 서울 각 자치구, 충북도, 세종시 등과도 협약을 맺고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위메프오와 땡겨요에 등록된 지역 가맹점 수는 각각 9천459개소, 2천96개소다.앞서 광주시와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은 위메프오와 땡겨요가 모두 광주상생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 중개수수료가 2%로 민간기업의 최대 7%에 달하는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홍보해왔다.또 땡겨요는 가입비 당일정산 서비스, 한눈에 장부관리 서비스, 매장식사 기능 도입 등을 지원하고 위메프오도 첫 구매 할인, 프랜차이즈 할인, 결제금액 1% 페이백을 지원한다.하지만 앱을 이용하는 점주들이나 광주시민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실정이다.광주지역 공공배달앱 '땡겨요' 광주 공공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점주들은 사용 시 시스템상 불편함이 있었거나 주문량이 타 앱보다 극히 적어 기대감이 떨어졌고 이용 고객들도 앱 이용 시 불편, 적은 입점 점포 수 등을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광주 동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위메프오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배달앱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만 등록해뒀다. 위메프오를 사용했을 당시 알림소리가 작고 시스템 사용이 불편했으며 무엇보다 타 앱에 비해 주문량이 현저히 적었다고 했다.지역한 한 전통시장 상인회장도 공공배달앱 초기에는 상인들이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민간 플랫폼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주문량이 적어 이용률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또 광주 북구에서 분식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개 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된 땡겨요는 써볼 의사가 있다"며 "주로 쓰는 플랫폼을 계속 쓸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를 덜 하게 되기도 하고 공공배달앱을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서 홍보가 더욱 활발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가 부담되긴하지만 쿠팡이츠도 그렇고 배달기사들이 지정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공배달앱도 무조건 할인 이벤트만 할 게 아니라 서비스 이용 개선이나 홍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조사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위메프오에서 배달 음식 주문 경험이 있는 최모(31)씨는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이 너무 안 와서 가게에 전화하니 사장님이 위메프오에서 주문이 들어온걸 모르고 계시기도 했고 한번은 결제 오류로 문의를 하려는데 상담 진행이 느렸다"며 "문의사항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되고 입점 매장 수도 많은 대형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광주시는 온·오프라인 홍보 계획이 있으며 개선사항이 접수되면 플랫폼 운영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배달앱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광주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홍보 영상 제작하고 있고 버스쉼터 광고 등 예정된 온·프라인 홍보들이 있다"면서 "공공배달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위메프오에서는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조사했고 시로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운영사로 전달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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