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도 ‘車우선주의’ 부지기수
5년간 33만건 사고…320여명 사망
피하고 돌아가고… 주춤주춤 그만
보행권은 안전도시 가늠 바로미터
‘보행자 보면 일단멈춤’ 문화 확산
오롯이 안전한 보행권이 담보되어야 하는 보도와 횡단보도가 오염되고 있다.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 시민들을 위협하는 킥보드와 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수단의 홍수, 보행자 사이를 아슬아슬 질주하는 오토바이. 보행 초록불이 채 꺼지기도 전에 잽싸게 우회전을 하는 운전자들까지…. 이 모든 장면은 현행법상 엄연히 불법이지만 우리네 일상에서 특별할 것 없는 모습이 됐다.
안전한 도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는 바로 보행권. 하루 평균 80여분 남짓을 보도에서 보내고 있는 시민들은 과연 안전하다고 생각할까? '걸어다니는 빨간 신호등'인 보행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일단 멈춤' 문화 정착에 필요한 이유와 제도적인 보호 가이드라인 시행 등 우리의 역할을 알아본다.
▲ 차대사람 多, 고령·어린이 특히 취약
24일 광주시와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역에서는 연 평균 8천건 안팎의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4월 말까지) 전체 발생 건수는 3만3천여건, 같은 기간 부상자는 5만2천500여명 수준으로 사망자는 317명에 달한다.
5개 자치구별(2015년~2019년)로는 북구, 서구, 광산구, 남구, 동구 순으로 발생 건수가 많았고, 사망자는 광산구, 북구, 서구, 남구, 동구 차례로 집계됐다.
교통사고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사고 건수 역시 40%에 달한다.
지역에서 하루 평균 20건의 교통사고로 4.7명이 다치고, 열흘에 한 번 꼴로 고령자나 어린이 사망자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는 차량 단독 사고 사례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차 대 사람', '차 대 차' 사고 순이다.
사고는 대부분이 신호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안전운전 의무불이행과 같은 운전자 법규 위반 사례가 원인이 됐다. 보행자의 과실에 의해 교통사고가 일으난 경우는 최근 5년간 단 1건(2017년)에 그쳤다.
최근 보행권을 위협하는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한 '킥라니(킥보드+고라니)' 관련 위반 사례도 하루 30여건 남짓으로 잦은 편이다. 술을 마시고 킥보드를 운전 하거나, 승차 정원을 위반한 경우는 일반적이고 도로의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하는 사례도 적잖게 적발됐다.
▲ 교통문화지수는 향상중
수치만 나열하면 지역 내 교통사고 발생은 취약하다고 분석할 수 있지만 실제 발생 비율은 매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사망자만 놓고 보면 2017년 117명에서 75명, 49명, 62명, 14명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덕분에 2017년 전국에서 사실상 꼴찌를 맴돌았던 교통문화지수 역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해마다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운전형태, 보행행태 등의 영역 가운데 정지선 준수율,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 교통사고 발생 정도 등 18개 항목을 조사해 산출하는 교통문화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민선 7기 출범 직전(2017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4위였던 광주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은 이듬해 2위, 2019년에는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행정 당국의 교통안전 관련 사업 추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국토부의 '지역교통안전시행계획 추진실적 평가'에서 역시 지난해(2019년분)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2년 연속 종합 1위도 기록했다.
교통사고 다발지역 중심 교통·보행 시설물 정비, 시민의식 운동 전개, 음주·과속 단속 강화 등의 정책이 성과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우리는 누구나 보행자' 의식 절실
광주시는 승용차 위주 교통문화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는 광주형 시민실천 교통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보행자는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교통사고 줄이기 범시민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말 그대로 보행자 배려에 방점이 찍힌 활동이다.
광주 시내도로의 안전속도를 50~30으로 낮추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을 '절대 안전지대'로 설정하는 등 혁신 보행안전 문화 정착을 위한 종합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개정 시행된 도로교통법(일명 민식이법) 안착과 같은 해 11월 광주 북구 운암동 스쿨존에서 발생한 보행자 사고의 재발 방지가 가장 큰 목표다.
박남언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은 "그간 피하고, 돌아가고, 주춤주춤 해야만 하는 것은 보행자의 몫이었다.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보행자가 늘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을 깨뜨리는게 목표다. 마음 편히 걷지 못하는 도시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보행자를 보면 일단멈춤'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 모든 교통안전 관련 의식이 시민 위주로 전개되도록 노력하겠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이용하는 시민들이 이해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정책효과가 달성될 수 없다. 보행자가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 지역민들의 자발적 동참이 절실한 배경이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kr
"걷기 안전한 도시 광주, 보행의식에 길 있다"
이수동 광주시 보행교통안전계장
"우리 모두는 보행자입니다. 걷기 안전한 도시를 위해서는 보행권 강화가 유일한 답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보행자가 보이면 멈추고, 기다려주는 자세,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광주시 전역의 보행안전업무를 총괄하는 이수동 보행교통안전계장은 자동차 중심 도시의 교통문화를 변화화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정적인 도시 공간에서 자동차 우선주의가 만연해 질수록 보행자의 편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도시의 주인들인 시민들이 나서서 오롯이 안전한 보행권 확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행자는 걸어다니는 빨간 신호등'이라는 인식 개선 캠페인에 주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장은 "보행권은 안전한 도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는 목표로 자동차는 물론 이륜차, 킥보드, 자전거에 빼앗긴 시민들의 보행 권리를 되찾는데 노력하겠다"면서 "광주형 시민실천 교통문화가 꽃을 틔울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라"고 당부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kr
- 육군 31사단, 22일부터 나흘간 대침투종합훈련 육군 제31보병사단 2024년 대팀투종합훈련 예고.31사단 제공 육군 제31보병사단(31사단)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광주·전남 일원에서 2024년 대팀투종합훈련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이번 훈련은 적의 국지도발 위협에 대응해 해안 및 내륙지역의 작전수행능력을 숙달하고,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작전 수행능력을 배양을 하기 위해 실시한다.특히 훈련 간 실전적인 상황묘사를 위해 선박 및 대항군을 운용하고 공포탄을 사용하는 등 주·야간 병력과 장비가 실제 기동할 예정이다.31사단은 훈련 기간 중 국가·군사 중요시설 위치를 물어보거나 수상한 인물을 발견 시,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 또는 국번없이 1338번으로 신고를 당부했다.31사단 관계자는 "훈련 기간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시민 여러분의 양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며 "광주·전남을 수호하는 호남의 방패로서 이번 훈련을 통해 '강하고 스마트한 최정예 충장부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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