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소 30여건…수사 속도
본사, 재발방지책도 못 내놔
고객 자동차 휠을 고의로 훼손하고 구매를 유도한 타이어업체 사건과 관련,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품이 아닌 재생품을 팔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타이어뱅크㈜ 본사는 여전히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8일 광주 서부경찰은 전날 압수수색을 통해 내부 폐쇄회로(CC)-TV,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으며, 사기미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된 상무점주 A씨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까지 타이어뱅크㈜ 상무점 피해 접수가 30여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 한명인 제보자 B(61)씨는 지난 6월 타이어 앞바퀴 교체를 위해 상무점을 찾았다가 타이어와 휠을 터무니없는 가격에 구매해야 했다.
당시 고객대기실에 앉아 있던 B씨를 급히 부른 점원은 "휠이 휘었다. 이 상태로 차를 몰 경우 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더는 차를 몰면 안된다"고 말했다. 덜컥 겁이 난 A씨는 220만 원이나 들여 타이어 4짝과 휠 4짝을 갈아야 했다. 언론보도를 접한 후 자신이 비슷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임을 알고,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정품인 새 휠로 알고 샀지만 경찰 조사 후 찾은 공업사에서 재생품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시 점원이 240~260만 원 정도 나오지만 220만 원까지 할인해 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는데 100만원 상당에 불과하다고 하니 화가 안 날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에 잘 모르는 손님들이나 고령자들을 상대로 가격 뻥튀기를 한 것 같다. 고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를 가지고 사기를 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매장 카드 매출전표에 본사 대표자 이름과 본사 사업자번호가 적혀 있는 점, 건물 소유자 역시 본사 명의로 돼있고 간판에 '본사 직영 할인점'이라고 쓰여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해당 매장이 가맹 형태가 아닌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맹계약 해지와 점주 고발로 본사가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 사실상 본사 직영체제인 만큼 피해보상을 확실히 하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편, 타이어뱅크㈜는 홈페이지에 '재발방지 약속' 글을 게재하고 "상무점에서 부정판매를 하려고 했던 사실이 매우 당황스럽다. 당사자를 고발조치 했다"며 "모든 가맹 점주에게 윤리경영 서약서를 제출받았고 점포에 배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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