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있을 수 없는 일"…시교육청 후속조치 함구 논란
광주 A 고교 교장이 수년 동안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국민청원을 통해 제기돼 교육당국이 진상파악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관할 교육청은 가해자로 지목된 교장에게 민원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전달한 데 이어 후속조치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광주시교육청과 국민청원에 따르면 광주 A고교 교장이 수년 동안 여학생들의 명찰 이름을 본다는 명분으로 가슴 찌르기를 일삼아왔다는 진정이 제기됐다.
"이 청원서를 쓰기까지 많은 생각과 고민끝에 올리게 됐다"는 말로 시작되는 국민청원에는 "3년 전 부임한 교장이 여학생들 가슴 부위에 있는 명찰 이름을 본다는 명분으로 가슴을 찌르는 것은 분명 성추행이다. 1~2년도 아니고 수년 동안 수많은 여학생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찌르는 교장선생님을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청원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한달여전쯤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공유하는 SNS익명 게시판에 '교장쌤 여자애들 명찰 단 곳 손가락으로 찌르고 그러는데 이거 신고해야 되나요'라는 글이 게시되면서 공론화됐다. 이 글에는 하루사이에 수백명의 학생들이 댓글을 올렸으며 '중학교에서 그랬는데 고등학교에서도 그러네'라는 문구도 있었는데 관리자에 의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민원은 지난 13일 시교육청에도 진정서를 통해 접수됐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진정이 접수된지 나흘이 지난 17일에야 해당 학교를 방문,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교장에게 민원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알린 후 더 이상의 후속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청원에는 시교육청의 조치에 문제를 제기했다.
"17일 시교육청에서 조사를 나왔는데 미리 누군가 가해자인 교장선생님께 사전에 알려주시고 준비하도록 했다"며 "성범죄가 일어났을 경우 가장 먼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도록 해야하는데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계속 나온다"고 비난했다.
이어 "당장 내일부터라도 교장선생님이 학교에 못 나오게 해주고 꼭 처벌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광주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국민청원까지 나서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A고교 교장은 "학생들이 제기하는 불미스러운 신체접촉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인식의 차이로 인해 벌어진 일이며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에서도 해프닝으로 끝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진정이 제기돼 학교를 찾아 교장에게 민원을 전달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조사과정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윤주기자 storyoa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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