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묵 정신
김환기 작품들이야말로 우리시대 한국화
우리 것이 멋진 것이라는 인식 확산되길”
'오채찬란 모노크롬' 주제 9월1일 개막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은 우리 것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비어있습니다. 시대를 비춰내는 한국화를 중심으로 한국현대미술을 재구성하는 시작이 되겠습니다."
지난 15일 만난 이건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이번 행사의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개막을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 등에서 열린다.
지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기존의 전남국제수묵화비엔날레라는 명칭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로 변경하고 수묵화에 한정했던 것에서 벗어나 한국화로 그 범위를 확장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이를 가장 명확히 보여준다. '오채찬란 모노크롬'. 다섯가지 빛이 있는 수묵이란 뜻이다. 오채찬란과 모노크롬은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역설적으로 화려하고 생동하는 수묵 정신의 현주소를 의미한다. 부제인 '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이 이를 설명한다. 매난국죽, 산수로 대표되는 수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대를 담아내는 역동적 수묵을 보여주겠다는 것.
이에 따라 출품작들도 수묵화를 벗어난 다양한 작품들이 포진됐다. 출품작 중 60%는 한국화 작품들로, 나머지는 수묵정신을 가진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이건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한국화는 단순히 어떤 재료로 그렸는지를 기준으로 규정할 수 없다. 한국화를 규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묵 정신"이라면서 "이번 행사가 수묵정신이 담긴 현대수묵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이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독특한 세계를 통해 21세기에 전세계의 인정을 받을 하나의 모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현대 수묵은 무엇일까. 이 감독은 전남 신안 출신의 한국의 대표적 화가 김환기를 예로 들었다. 특히 그의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를 예로 들었다. 김환기는 한국적 정서와 소재를 가지고 작업한 작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 감독은 "그는 서양화가지만 그의 작품들이야말로 우리 시대 한국화라고 생각한다. 실제 그의 작업 또한 큰 화면을 이젤에 세워서 작업한 것이 아닌 바닥에 두고 동양화 붓으로 점을 찍어 그리기도 했다"며 "작업 방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에는 겹과 여백, 깊이가 있다. 자연과 인간의 합일, 기운생동 등 수묵 정신이 가득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참여작가 또한 전통수묵을 근간으로 하는 모든 장르의 작가들로 이뤄졌다. 도예, 패션, 공예 등 회화를 벗어난 장르까지 실로 다양하다. '다색' '청색' 연작으로 유명한 서양화가 윤형근, '독도 작가' 이종상, 한국화 거장 박대성, 한글세대 한국화가 김병종 등 남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의 유명 작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에 수묵정신이 스며들 수 있도록 전통적 아이템을 현대화한 그릇, 가구, 조명 등 다양한 생활 용품도 만나볼 수 있다. 현대수묵 중심의 전시는 목포에서, 생활 속 수묵디자인 전시는 진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밖에도 올해 행사는 전남 동부권 뿐만 아니라 서부권에서도 열린다. 본 전시는 목포 3개 관과 진도 3개 관에서 열리고 특별전은 광주와 광양, 나주, 여수 4곳에서 열린다. 또 각 전시관에서 개별적으로 기획해 열리는 시군기념전은 함평, 무안, 구례, 신안, 해남, 영암, 강진, 보성, 여수 등 9개 시군 13개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이 감독은 "한국화가 한국미술 중심으로 재인식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우리 것이 녹아있어야 멋진 것이라는 인식이 번져나가길 바란다"며 "특히 미술시장에서 젊은 소비자층이 늘어나는데 편하게 감상하고 즐기면서 소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 최근 경매시장에서 단색화가 인기를 모으면서 우리 미술시장이 획일화하고 있는데 수묵이 역동성으로 스며들면서 그 정서가 은은하게 번져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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