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경 기자 집필 20곳 글 사진 담아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대감
갯벌은 생태계의 보고이자 삶의 터전이며 인류 문화유산이다.
특히 신안 갯벌은 갖가지 생명과 희귀조류의 서식지이자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으로 꼽힌다.
전국 최대의 습지보호지역을 보유한 신안 갯벌의 의미와 가치를 다각도에서 조명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안 갯벌'(심미안刊)이 책으로 나왔다.
김옥경 무등일보 기자가 집필하고 무등일보가 엮은 이번 저술은 신안 갯벌 20여곳을 직접 찾아 그 매력과 속살을 글과 사진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출간 의미가 크다.
무등일보는 특히 책 출간에 앞서 지난 5~11월 기획 시리즈로 '생태계 보고 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를 보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 갯벌 중 신안 갯벌은 총 378㎢f로 전체 갯벌 면적의 15%의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현지 실사를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갯벌'은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레 이어 2번째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김 기자는 신안 증도갯벌부터 자은도 갯벌, 하의도 갯벌 등 8개월 동안 현장 곳곳을 다니며 20개 갯벌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담았다.
여기에 '갯벌 사람들' 코너를 통해 갯벌에 터전을 두고 삶을 일궈 나가는 전통 맨손낙지어업 어민 등 갯벌 사람들의 생생한 삶과 사연을 풀어냈다.
신안 갯벌은 전남지역 갯벌 가운데 32.2%(378㎢)로 가장 넓은 규모이자 갯벌 대상 습지보호구역의 77.4%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다도해의 특성이 잘 드러난 섬 갯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신안 갯벌은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조간대 펄 퇴적층의 형성과 해수면상승에 따른 홀로세 퇴적진화를 잘 보여주는 '성숙한 다도해형 갯벌'의 전형으로 꼽힌다.
신안 갯벌은 이와함께 유럽 연안 갯벌과 달리 역동적 암석들로 이뤄진 다도해 갯벌의 특성이 잘 보존돼 펄과 모래, 암반 이외에 해빈과 사취, 사구, 염습지, 조류세곡 등 다양한 서식지가 발달해 활발한 생태활동과 높은 생물 종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신안 갯벌은 바다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1천4개의 섬에 맞닿은 연안 갯벌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농게와 칠게, 망둑어 등 청정 갯벌에서만 서식하는 갯벌 생물의 대표 자생지로 손색이 없다.
이렇듯 책에는 갯벌이 지닌 고유의 의미와 가치, 갯벌을 무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얽힌 삶과 이야기가 글과 사진을 매개로 풍성하게 실려 있다.
김옥경 기자는 "취재를 통해 신안 갯벌은 종 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 가치는 물론 생태계 우수성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생태계 보전과 함께 식량자원으로서의 생산 기능, 육지에서 배출된 오염물질 정화 기능을 두루 갖춘 신안 갯벌은 우리가 반드시 아끼고 후대 물려줘야 하는 소중한 자원임을 모두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옥경 기자는 전남대 국문학과를 나와 동대학원에서 구비문학·민속학(박사과정 수료)을 전공했고 논문 및 주요 저서로 '현대소설의 민속수용양상과 의미', '문화로 되살아난 남도 5일장', '숫자와 색의 반란', '잊혀진 거상- 병영상인의 부활' 등을 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시와 그림으로 피어난 꽃의 절규와 함성 시는 시인의 얼굴이자 내면이다.시인은 시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고 표정에 담지 못한 언어를 끄집어낸다.박노식 시인의 시도 이와 다르지 않다.박노식 시인이 최근 신작시집을 낸 데 이어 올봄을 넘기지 않고 시화집을 내놓았다.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달아실 刊)을 펴냈다.박노식 시인은 등단 후 9년 동안 5권의 시집을 냈고, 이번에 첫 시화집을 내는 것이니 부지런히 시를 쓴 셈이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냐고 묻자, "세상과 싸우기 위해, 밥벌이를 위해 삼십여 년을 접어두어야 했던 만큼 '시'를 미치도록 그리워했다"며 "남보다 늦은 나이에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디딘 만큼 더 치열하게 시 창작에 몰두하였다"라고 답했다.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에는 모두 37편의 시가 실렸는데, 각 편마다 꽃말을 제목으로 하고 부제로 꽃 이름을 달았다. 각 시편마다 서양화가 김상연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꽃시(詩)와 꽃말과 꽃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화집이라고 할 수 있다.가령 "자기애"라는 꽃말을 지닌 "수선화"를 시인은 이렇게 시로 적고 있다."마주 앉아서 그대의 말끝을 따라갈 때면 어느새 저녁이 오고 나의 눈빛은 강 하구에 이릅니다/가만히 보면 그대 얼굴이 우물 같아서 달이 뜨고 거기에 내 얼굴도 떠 있습니다/그대는 흰 꽃잎으로 나는 노란 꽃잎으로 다시 태어나서 우리는 지금 서로의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자기애-수선화' 전문)"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라는 꽃말을 지닌 "미선나무꽃"은 또 이렇게 시로 풀어냈다."아득한 기억처럼 슬퍼지는 시간들이 있지요/ 폭발 직전의 꽃망울은 순수의 가지에 놓여서 눈을 감아요/ 지난 노래를 부르지 말아요/ 한 장 꽃잎이 강물에 떠내려간들 누가 울어주나요/ 눈물은 온몸에 있어요/ 온몸이 울어요/ 당신이 다시 돌아와 내 눈물의 노래가 되었어요('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미선나무꽃' 전문)독자들은 시화집을 통해 37개의 꽃과 꽃말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꽃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꽃에 투영한 결과이며 오랜 세월 인구에 회자되면서 꽃말로 굳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시인이 이번 시화집의 부제를 '꽃말을 시로 읊은 가슴 저민 자화상'으로 명명했다. 시인이 정작 쓰고 싶었던 것은 꽃이 아니라 꽃 너머, 꽃말이 아니라 꽃말 너머, 그러니까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 셈이다.박노식 시인은 이번 시화집 출간에 맞춰 '꽃말시'를 화가 김상연이 그림으로 표현해 낸 특별한 시화전을 연다.시화전은 광주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5월2~14일까지 박노식 시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출판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전시회 첫날인 5월 2일 오후 6시 오프닝과 출판기념회를 함께할 예정이다.김상연 화가는 "기존의 시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 화가의 눈으로 시를 재해석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며 "시화집에 인쇄된 그림과 원화가 주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니 전시회에 오셔서 직접 감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박노식 시인은 "'꽃말시'는 처음부터 시화집을 목적으로 구상했었다. 시집 한 권 분량의 60여 편을 염두에 두었으나 시화집으로 묶기에는 다소 벅찰 것이라며 그가 말렸다. 그래서 37편에 머물렀으나 꽃만 남고 훗날 그는 구름이 되어버렸다"며 "더는 가슴 저미는 일이 없길 바라므로 나는 죽은 사람처럼 이 시화집을 열어보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시인은 차마 더 이상 열어보지 못하겠다고 하니 시화집을 열어 꽃말시를 읽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박노식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문과를 나와 지난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을 펴냈으며, 화순 한천면 오지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김상연 화가는 화순에서 태어나 전남대와 중국 미술대학원을 거쳐 현대미술을 특유의 기법으로 회화와 설치, 미디어, 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 주목을 받고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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