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미로·AR 만나 놀이터로
만지고 즐기는 것까지가 작품
놀이 속 공학+예술 담겨있어
"이 전시는 전시 안에 아이들이 돌아다녀야지 완성됩니다. 어른들이 보는 시점에서 아이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작품이고 부모가 그런 아이를 보는 모습도 작품의 일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어린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MAZAR(마자르) : AR보물찾기'전을 제작한 미디어아티스트 그룹 에브리웨어(everyware) 방현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이같이 설명했다.
전시명 'MAZAR'는 미로를 뜻하는 영단어 maze와 증강현실을 뜻하는 AR의 합성어로 전시를 통해 아이들은 대형 미로에서 AR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에브리웨어는 평소 인터랙티브(상호작용형) 미디어아트 작업을 해온 팀으로 이번 작품 또한 상호작용형이다. 특히 이들은 '화면 속에서만' 일어나는 상호작용이 아니라 직접 관객들이 작품을 만지는 등 온몸으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한다.
이번 전시 또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하면 떠올리는, 관객의 몸짓에 따라 화면 속 작품이 변하는 것이 아닌 관객이 직접 작품 속에 들어가 이를 만지고 또 무언가를 찾아내는 '실존하는' 작품이다.
작품은 관람객이 미로에 들어가 이곳을 탈출함과 동시에 미로 곳곳에 숨겨진 캐릭터들을 AR기기로 수집하는 경험을 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미술관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공간을 탐색하고 무언가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예술과 공학에 놀이를 접목한 셈이다.
이같은 과정에는 관람객을 작품으로 끌어들여 이들을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에브리웨어의 의도가 담겼다.
에브리웨어의 방 작가는 "잘 생각해보면 전시장의 작품이 작품이게 만드는 것은 세팅된 하얀 벽들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가벽들도 전시의 일부라고 생각하는데 이 벽과 작품이 혼연일체가 되어 하나의 전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이번 작품은 전시관에 들어서면 벽만 잔뜩 있고 작품은 어딨나 궁금할 수도 있는데, 그 벽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그 벽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이 작품은 전시 안에 아이들이 돌아다녀야지 완성된다. 어른들이 보는 시점에서 아이가 돌아다니는 모습은 작품일 것이다"며 "또 부모가 그런 아이를 보는 모습도 전시의 일부다. 이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져야 이 작품은 완성되는 것이고 상호작용이라는 의미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관람객 당 20분의 체험시간이 제공되며 당일 현장에서 접수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10월 3일까지.
이 전시를 선보인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에브리웨어는 서울대에서 기계항공공학과 디자인을 공부한 방현우, 허윤실씨가 결성했다. 방 작가는 여수 출신으로 대학시절부터 공학과 예술의 결합을 시도해왔다. 뉴미디어 기술, 인간의 상호관계에 관심을 갖고 작업해오고 있다. 특히 관객이 직접 참여해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본 국립도쿄미술관,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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