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함께 거주한 백남준과의 우정 등 조명
내년 2월까지 시립미술관 본관 제1~2전시실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를 개척한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 1922-2019) 탄생 100주년을 기념 전시가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내년 2월 28일까지 본관 제1, 2전시실에서 '요나스 메카스+백남준: 나의 친애하는 친구들에게 (To All My Dear Friends)' 전을 개최한다.
시립미술관은 리투아니아 문화원의 후원으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요나스 메카스 회고전' 이후 요나스 메카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 전시도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 기념전'으로 개최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 미국인인 요나스 메카스는 시인이자 영화 비평가, 실험영화 감독으로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미국 최초의 영화 평론지 '필름 컬처'(1954)를 창립하고, 최대 규모의 뉴욕 대안신문인 '빌리지 보이스'에 17년간 영화 칼럼을 기고해온 영화 평론가이기도 했다.
현재 그가 만든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아방가르드 영화의 아카이브 공간이자 필름 상영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요나스 메카스는 1960년대 전쟁 이후 혼란했던 시대 속에서도 일상 속 친구, 우정, 외로움들을 소재로 한 짧은 영상들의 조각들은 '영화 일기(필름 다이어리)'라는 그 만의 새로운 방식의 영화 기법을 창안해 내었다. 이는 그의 주요 작품 세계가 되었고 현재 실험영화사에서 일기체 영화의 창시자로 불린다. 실험 영화사에 큰 획을 그으며 아방가르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독자적인 영화 일기 속 동료 예술가들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그의 애정 어린 시선에 주목한다.
특히 뉴욕에서 함께 거주하며 같은 이민자 예술가로서 서로를 가까이 또는 멀리서 격려하고 응원한 백남준과 요나스 메카스의 우정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요나스 메카스가 처음으로 만든 영화일기 형식의 영화 '월든 Walden', '여행 서사시 Travel Songs'를 비롯해 백남준과 요나스 메카스가 함께 출연하고 촬영한 '파괴 사중주'와 '소호와의 작별 사중주' 등이 상영된다.
또한 활동했던 여러 플럭서스 예술가들의 활동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앤디 워홀, 조지 마키우나스, 요코 오노 등을 촬영한 여러 개의 짧은 영상 및 사진으로 '플럭서스 친구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의 특별코너로 백남준이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대표로 참가하여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시스틴 채플 Sistine Chapel'이 전시된다. 이 작품은 요나스 메카스와 함께 동시대에 활동했던 플럭서스 예술가들의 이미지가 투사되는 영상으로 이루어진 4채널 비디오 설치영상이다.
백남준은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인 시스틴 예배당의 천장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40여개의 프로젝터로 투사되어 서로 다른 크기의 중첩된 이미지와 이들이 만들어 낸 영상 패턴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비치면서 빛과 소리의 매혹적 환경을 만들어 낸다.
또한 요나스 메카스, 백남준의 인터뷰 영상, 이 둘의 우정과 교류의 흔적들을 비롯해 요나스 메카스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도서, 포스터, 시 등 아카이브 자료 100여점도 소개돼 영화인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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