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 4년만인 2021년 우여곡절 특별법 통과
2022년 2월까지 핵심시설 구축 등 개교 순항
과제는 '2023년 지역인재 입학할당제 도입'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특화 대학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017년 '100대 국정과제'에 '한전공대 설립안'이 채택된 이후 4년 만이다.
켄텍은 1일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대학 부지에서 캠퍼스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다. 대학 강의실과 행정실 등 핵심 시설의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첫 신입생 모집 일정이 확정되면서 내년 3월 개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고착화된 지역 간 교육 양극화 문제 해결과 대규모 일자리 창출, 열악한 연구 인프라 확충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대선공약에서 법안 통과까지
에너지 분야 세계 톱 10 수준의 공과대학을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착공한 켄텍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첫선을 보였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대선 공약이었던 '한전공대 설립안'이 현 정부 출범 후 '100대 국정과제'에 채택되면서 본격화됐다. 이듬해인 2018년 12월 정부·지자체·한전이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대학 건립의 기반이 되는 부지 선정을 위해 광주 3곳, 전남 3곳 등 6곳의 후보지가 경합을 벌였고, 2019년 1월 나주 혁신도시 내 부영CC가 최종 설립부지로 확정됐다.
하지만 학교 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는 오는 2031년까지 1조6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자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는 재정 지원에 대한 근거 마련을 위해 지난해 1월 전력산업기금을 한전공대 설립 및 운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 지원 근거 마련에 나섰다.
이와 함께 일반 사립학교로는 2022년 개교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들어 사립학교법인이 아닌 특수법인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고, 이는 지난해 10월 한전공대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로 교명을 변경 후 지원 근거를 담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학법' 발의로 이어졌다.
에너지공대법은 대학 운영 경비를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출연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으며 총장이 학생정원과 입학 방법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고등교육법이 정한 면적과 교원 등을 적용받지 않고 시행령의 규정에 따를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여야 이견으로 올해 2월 22일 첫 논의를 시작한 이래 한 달여 만인 3월 16일 법안소위를 거쳐 같은 달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에너지공대의 정상 개교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 내년 3월 개교 준비 순항
내년 3월 개교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은 켄텍은 교사(校舍) 건립과 교수 채용, 학생 모집 등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개교를 위해 우선 확보해야 할 교사의 경우 내년 2월까지 개교 핵심시설인 강의동과 행정동을 구축하고 나머지 시설은 오는 2025년까지 단계별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날 착공한 건축물은 1단계 개교핵심시설(강의동·행정동)로 '1-1단계'와 '1-2단계'로 나눠 건축이 진행된다. '1-1단계' 건축물은 개교핵심시설의 일부로, 내년 2월 전까지 준공을 하고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아 약 200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부족한 교육시설은 오는 9월 완공되는 한전에너지신기술연구소를 임대해 활용할 방침이다.
이어 켄텍은 '1-2단계' 공사를 통해 개교핵심시설을 완공하며 데이터센터와 옥외 체육시설 등도 함께 건설한다. '2단계' 공사에서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위한 기숙사와 방문자 숙소를 조성한다.
기숙사 공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학생들은 나주혁신도시 일원에 마련될 임대형 임시 기숙사를 사용하게 된다. 마지막 '3단계' 공사에서는 연구시설을 비롯한 추가 강의시설과 학생회관, 도서관, 교직원 숙소를 대학 편제가 완성되는 2025년까지 준공한다.
켄텍은 기존 대학과는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교수 채용에도 힘쓰고 있다.
개교 전까지 교수 50명 충원을 목표로 올해 초 17명의 교수를 뽑은 가운데 33명의 교수를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목표한 교수진 100명은 대학 편제가 완성되는 2025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달 말 첫 신입생 모집안이 담긴 모집요강을 발표하면서 개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발표된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에 따르면 단일학부(에너지공학부)를 모집단위로, 수시(90%), 정시(10%)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형별로 에너지공학부 단일 학부에 학생부 종합전형(일반전형) 90명, 학생부 종합전형(정원 외·고른기회전형) 10명, 정시모집(수능우수자 전형) 10명으로 총 110명을 뽑는다. 이후 점차 학생 선발 인원을 확대해 2025학년도에는 1천명(학부생 400명, 대학원생 600명)으로 정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 지역인재 선발은 풀어야할 과제
켄텍이 발표한 신입생 모집 요강 가운데 대학 소재지 출신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 우수학생 입학 할당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인재전형의 경우 앞서 국회 산자중기위 법안소위에서 '한국에너지공과대학법'이 논의될 당시 야당의 극심한 반대로 켄텍측이 법 제정을 위해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고 설립을 본격화하면서 김영록 전남지사와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지역인재전형 선발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켄텍과 함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으로 분류되는 울산과학기술원의 경우 지역인재 특별전형 제도를 시행해 지난해 지역인재전형 정원 40명을 증원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울산과기원의 사례와 '지방인재에 대한 특별전형'근거를 담은 지방대학육성법(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켄텍의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 때에는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윤병태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한국에너지공과대학법'의 국회 산자중기위 여야 합의 처리 과정에서 지역인재전형에 대한 야당의 강한 반대로 법 제정을 위해 에너지공대측이 양보해야 했다"면서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 시에는 2022학년도 지역 출신 신입생 상황, 울산과기원 사례, 지방대학육성법에 근거한 지역인재 선발 권장 조항을 야당 측에 적극 제시, 설득하고 지역인재 선발 확대를 위해 대학 측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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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대, 2일 입학·비전선포식···메타버스 병행 [나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일 오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설립 부지에서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2021.06.01. wisdom21@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서 출발해 5년 만에 결실을 맺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가 역사적인 입학식을 하고 본격 학사운영에 들어간다.27일 켄텍에 따르면 오는 3월 2일 오전 나주혁시도시 빛가람동 캠퍼스 내 다목적광장에서 '입학식'과 2050년까지 에너지분야 글로벌 톱10 진입 '비전선포식'을 개최한다.이날 행사에는 정승일 한국에너지공대 이사장(한전 사장)을 비롯해 학생 108명, 대학원생 26명, 학부모 64명, 교원 45명 등 27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영상을 보내 개교를 축하하고, 문승욱 산업부장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신정훈·송갑석 국회의원,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강인규 나주시장 등도 내빈으로 참석한다.행사장에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으며, 참석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대학 측이 온라인(메타버스)으로도 행사를 실시간 중계한다.행사는 대학 설립 발자취 영상 상영, 개교 현황 보고, 대학 설립 유공자 정부 포상, 비전선포, 총장 기념사, 학생 선서, 비전 퍼포먼스,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된다.오후 7시에는 켄텍 개교를 축하하는 축하드론·불꽃쇼가 나주혁신도시 빛가람 전망대 일원에서 펼쳐진다.한편 한국에너지공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특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전 본사가 소재한 나주혁신도시에 설립됐다.규모는 6개 에너지 전공 별로 100명씩 계획된 대학원생 600명, 학부생 400명, 외국인 학생 300명 등이다.학생 대비 교수 비율은 국내 대학 중 가장 공격적인 '학생 10명당 1명'을 기본으로 전체 교수 수를 100명 +α로 확보할 계획이며, 대학 4학년 편제가 완성되는 오는 2025년까지 교수 임용을 완료할 방침이다.현재 1단계 개교 핵심시설인 강의동과 공용공간을 준공한 가운데 대학 편제가 완료되는 2025년까지 2·3단계 공사를 완료하고 추가 연구시설과 컨벤션, 체육관 등 중장기 시설은 2030년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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