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2년 이탈리아 파두아 대학에서 17세 어린 나이에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탈리아 출신 한 문필가가 있었다. 그는 고대 로마의 작가들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그가 주는 문장의 박진감과 독특한 구성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73세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40여 편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 책들 중에는 '폴란드 사회 불안의 역사' '철학자와 신학자' 등 진중한 주제도 많았다. 또 1757년에는 프랑스 왕정이 재정난에 허덕이자 루이 15세에게 복권사업 도입을 제안해 손쉽게 재정 적자를 해결하도록 했고, 그 자신도 복권사업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2m 가까운 장신에 세련된 패션 감각과 화려한 언변까지 갖추었고 그의 자서전 '회상록'에는 수많은 여인과의 연애담이 담겨 있다.
그가 바로 '자코모 조반니 카사노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2010년 그의 회고록 원본을 700만 유로(약 110억 원)에 매입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조차 카사노바 회상록의 열광적 팬이기도 하다. 그런 카사노바는 희대의 난봉꾼과 18세기 유럽 학식 있는 계몽주의 사상가로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카사노바는 회고록에 122명의 여성과 사랑을 나누었다고 썼다. 실제로 그는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히브리어, 스페인어, 영어, 고전문학, 신학, 법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지식과 춤, 펜싱, 승마, 카드 게임 같은 사교술에 능했다. 이러한 폭넓은 교양 지식은 여성으로부터 사랑받는 데 사용됐다. 실제 카사노바는 여성을 만나는 순간 그 여성을 철저히 연구했고, 그녀의 삶에 없는 것을 파악해 채워줬다. 또 상대 여성의 이상형에 맞게 자신을 완전히 변모시켜 여성이 생각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데 노력했다. 카사노바는 여성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내 전부를 걸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상대 여성들도 카사노바의 진정성을 확고하게 믿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이야기를 하나 더 언급하자면 삼국지의 삼고초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삼고초려의 본질은 제갈량은 몸값을 올리기 위함이고, 유비는 현지 조사였을 거라는 다양한 해석도 있다. 여하튼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유비는 눈보라 치는 먼 길을 걸으며 세 번 찾아가 낮잠 자는 제갈량이 깨어날 때까지 공손히 기다렸다. 결국, 유비의 정성으로 제갈량은 유비의 군사로 들어가 책사로 활약한다. 훗날 유비는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초대 황제가 됐고, 제갈량은 그 공을 인정받아 승상에 올랐다.
이해관계가 명확한 비즈니스 역시 연애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카사노바의 도덕적 측면은 논외로 하고 비즈니스가 카사노바의 디테일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냉혹한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에게만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다.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만 갖고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없다. 해당 분야의 해박한 지식은 기본이며 공유한 정보는 신뢰와 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또 미래 비전은 실속있고 명확해야 한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신만의 무기는 스스로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신의 전부를 걸고 최선을 다해 유비처럼 삼고초려 해야 할 것이다. 이진국 ㈜에덴뷰 대표 /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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