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미디어 분야에서 뛰어난 통찰력과 분석력으로 이름 높은 더글러스 러쉬코프 박사는 금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지우개와 컴퓨터의 삭제키(delete)등을 꼽으며 "인간의 실수를 수정하는 모든 것을 꼽고 싶다"고 말했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반 고흐의 그림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에 나온 카페 의자에 앉아 고흐와 함께 달콤한 빵 냄새와 그윽한 커피향을 즐기며 그와 차 한잔 하면서 인생의 어느 순간의 실수를 수정할 것인지 이야기 하고 싶다.
시간여행에 관한 영화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에서 주인공은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할 수 있고 자신이 도착한 지점의 과거를 다시 살아갈 수 있다. 남자 주인공은 시간여행이란 특별한 능력을 통해 자신이 첫눈에 반한 여자와의 완벽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시간여행을 떠난다.
주인공은 시간여행을 통해 사랑을 얻었고 결혼하여 아기까지 생기게 되었다. 결국 더 이상의 시간여행은 불필요함을 느낀다. 그는 영화 말미에 '우린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항상 함께 시간여행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 뿐이다.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 삶이 가장 행복하다'고 그는 말한다
가끔 사람들은 자신이 10년만 젊었더라면 인생을 수정하여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라는 시간에 머무는 존재이기에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시간여행을 종종 하게 된다. 물론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10년, 20년, 30년 뒤 나의 삶을 미래로 보낸다. 미래의 내가 이룬 삶을 역으로 되감기 하듯 돌려 본다. 그리고 미래인생을 경험한 이후 지금의 나로 도착하고 눈을 뜨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눈 뜬 이후의 삶은 마치 두 번째 살아가는 인생을 수정하듯 세상을 좀 더 진중하게 바라보게 된다. 억지스럽지만 나는 이걸 '인생회고 자기최면'이라 부르며 삶의 긍정을 가져다 준다고 믿고 있다.
인생은 유한하기에 끝을 향해 달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 지금 순간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다고 생각하면 지금부터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다.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1860~1961)는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빈말할 수 있는 76세의 나이에 처음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그리기 시작하였으며 80세에 개인전을 열었다. 마침내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 존 F.케네디 대통령은 그녀를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로 칭했다. 그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을 때이거든요'라고 말했다.
미래에서 10년만 젊었으면 가장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오늘이다. 잠시후면 오늘이 사라진다. 멋진 시간여행을 즐기기에 딱 좋은 오늘이다.
이진국 ㈜에덴뷰 대표(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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