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사무실 직원 대부분이 하루 내내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한숨 섞인 토로를 들은 적이 있다. 다름 아닌 코인 때문이란다. 주식시장과는 다르게 24시간 매매가 가능한 코인 시장에 적게는 용돈벌이를 위해서, 크게는 인생 역전을 위해서 자신이 가진 거의 모든 것을 투자한 뒤 매초 단위로 움직이는 코인 가격의 등락에 전전긍긍한다는 것이다.
과잉 유동성과 부동산 가격의 폭등, 낮은 은행 이자율이 불러온 노동 소득에 대한 상실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현상에서 여러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식시장은 지나친 가격 변동에 대한 완충장치로 시장의 충격을 덜기 위해 등락 폭을 제한하는 등 어느 정도 제도적으로 안정화가 돼 있지만, 코인 시장의 경우 그 역사가 매우 짧고 등락 폭도 제한되지 않아 변동성이 너무 크고 제도적으로 불안정해 거기에 따르는 투자자의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이유로 인생 역전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정보가 부족하거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의 투자는 위태로운 외줄 타기일 뿐이다. 특히 포모 증후군에 의해 '묻지마 투자'나 '빚내서 투자'는 절대 삼가야 할 재테크 방식이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는 일부러 제품의 공급량을 줄여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 방법에서 출발한 용어이다. 마켓이나 홈쇼핑에서 '매진 임박, 한정판매' 등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용어가 사회병리 현상으로 해석될 때는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제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이라는 의미로 재해석된다. 다른 사람들은 투자를 통해 얼마를 벌었다는데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에 막연한 불안감과 질투심, 소외감을 느끼게 되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한 불안감으로 무리한 투자가 이뤄지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거기에 이러한 심리를 가진 투자자들을 상대로 다단계 사기를 치는 이들이 적지 않아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데, 이들은 원금 보장, 고수익 등의 유인책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혹한다. 선물투자나 암호화폐 등과 관련해 단기간 이자 명목으로 고수익을 되돌려주다가 어느 정도 자금이 모이면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고 한다.
폰지게임의 전형이다.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인 찰스 폰지는 1920년대 초반에 우표와 국제회신 우표권 차익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집한 뒤 새로운 투자자 돈으로 기존의 투자자에게 고액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고, 이를 폰지게임 또는 폰지사기라고 한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코인 시장을 비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의 무분별한 투자는 노름과 같다.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가상화폐 시장 때문에 최소한의 정당한 노동에 의한 대가가 희석되는 느낌인 요즘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냉철한 판단과 예지를 통해 너무 큰 욕심으로 자신과 주위를 함께 망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금융당국에서도 이런 상황을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며 투자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어 가상화폐 시장을 제도권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정상적인 시장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류승원 광주전남 콘크리트 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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