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섬살이 '보이는 라디오'로 만나요

입력 2022.11.07. 18:56 박기욱 기자
젊은 주민 18명 직접 제작
16일 유튜브 통해 첫 송출
귀농·귀촌 허심탄회 경험담
동트리마을학교 사례 공유

신안군 압해도에 살고 있는 젊은 주민들이 제작하는 '보이는 라디오'가 오는 16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강미라 씨를 비롯해 18명의 압해도 주민들이 팀을 꾸려 직접 만들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은 모두 2개, 각각의 이름은 '신안살이 몇 해인가요?'와 '동트리 마을학교 이야기'다.

이들은 지난달 5일부터 매주 수요일 압해도 '문화지소 신안'에 모여 라디오 제작 과정을 학습하고 있다. 또한 대본, 연출, 진행, 기술 등으로 각자 역할을 나눠 세부 분야를 익히고 있다.

생생하고 다양한 지역살이 공유를 목표로 하는 만큼, 대본은 공동작업으로 완성했다. 이들 주민들의 학습을 돕는 강사진은 광주의 영상 전문집단 '연리지미디어' 팀이다.

두 개의 프로그램 중 '신안살이 몇 해인가요'는 신안 귀향·귀촌 이력이 평균 7~9년에 이르는 이들이 주축이 돼 만들고 있다. 이들은 사투리, 음식, 귀농, 도시생활에 대한 로망 등을 주제로 대본을 짰고, 자유로운 팟캐스트 형식으로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용은 귀농·귀어·귀촌에 대한 허심탄회한 경험담이 주를 이뤄 청취의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예비 귀촌인들에게도 큰 도움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동트리 마을학교 이야기'는 압해동초 학부모들과 돌봄강사들이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초등학생들과 동트리 마을학교를 꾸리고 있는데, 이 학교는 양질의 프로그램과 구성원들의 탄탄한 유대감으로 정평이 나 있다. 라디오 제작진은 그간 마을학교를 가꿔온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압해도 주민들은 오는 16일 오후 6시 유튜브를 통해 연습방송을 라이브로 첫 송출한다. 이후 내용을 보완해 23일 오후 6시에 정식 본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방송은 영상 스트리밍 채널인 유튜브의 특징과 최근 추세를 반영해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된다.

대본 작업을 지도한 정재경(전 광주MBC 방송작가) 강사는 "대본들이 모두 수준이 높고 내용이 생생하다. 전체 구성도 탁월해서 수정 없이 그대로 방송을 해도 될 정도다. 신안 섬살이의 즐거움과 고단함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흡입력이 좋은 방송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압해도 '보이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2022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문체부가 올해부터 시행한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은 문화 차원의 지역 균형 발전을 모색하는 사업이며, 신안군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전국 6개 지자체 중 한 곳이다.

문체부와 신안군 공동 주관의 '신안 2022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은 중심 프로젝트인 '그림책 아일랜드'와 '마을미술 프로젝트', '나는 신안에 산다'분야로 나눠져 있다. 3분야에서 시행되고 있는 세부 문화프로그램은 총 18개다.

신안군은 연말에 각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유하는 '섬마을 산다이'를 개최한다. '산다이'는 섬 주민이 한데 어울려 즐기는 신안 고유의 축제문화를 뜻한다.

신안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은 모두 3곳에 문화거점 공간도 조성하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들이 종료된 후에도 주민들이 장기적으로 스스로 다양한 문화활동을 기획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은도의 옛 두봉초를 리모델링하는 '자은 문화플랫폼 스튜디오 자은', 암태도의 마을창고를 개조하는 '암태도 마을미술관 복합예술관', 팔금도의 농협창고를 개조하는 '팔금도 최하림 그림책 놀이터'다. 특히 자은도의 옛 두봉초를 리모델링해 만드는 '스튜디오 자은'은 라디오와 영상 제작 같은 문화활동을 특화한다.

압해도 '보이는 라디오'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스튜디오 자은 공간에서 우리들의 라디오를 계속 진행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그동안 작은 지자체는 대도시와 달리 시설 복지에 치중했다"며 "이제는 문화복지에 대한 확대가 절실하다면서 주민 스스로가 꾸려가는 다양하고 작은 프로그램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안=박기욱기자 pkw480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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