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

[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 <18>] 장성형 푸드 플랜

입력 2021.09.09. 10:41 나윤수 기자
'장성형 혁신’ 농업 분야로…성공신화 이어간다
정부·지자체·농협 공동 추진
전국 최초 ‘실험적 모델’ 주목
한국 농업 새로운 가능성 제시
장성지역 최초로 2017년에 개설된 남면 ‘농협장성군로컬푸드직매장’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농업인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유통시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 <18>] 장성형 푸드 플랜

옐로우시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전이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장성을 바꿔 보자는 의기투합이 "장성을 더불어 살만한 고장으로 바꿨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눈에 보이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색이 삶의 질을 높이는 '색의 르네상스'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가치를 더한다. 내친김에 장성은 옐로우시티 성과를 농업에 접목하려 하고 있다.

'장성형 푸드 플랜' 즉 '장성식 먹거리 전략'은 한국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이어서 전국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장성형 푸드 플랜은 정부와 지자체, 농협이 함께 하는 전국 최초의 실험적 모델이다. 한국 농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도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장성군은 푸드 플랜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농업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 놓고 있다.

장성지역 최초로 2017년에 개설된 남면 ‘농협장성군로컬푸드직매장’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농업인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유통시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코로나가 부른 식량 부족 경고

코로나 팬데믹은 농업부문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수송수단이 멈추는 아찔한 경험도 했고 농업 생산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길이 막혀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농산물 출하와 생산도 확 줄었다.

농산물 수출 부동의 1위 국가인 미국도 멕시코 인들의 입국 불허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는가 하면 프랑스 포도 생산도 멈추었다는 소식이다. 쌀 수출 1위국인 인도에 이어 캄보디아가 쌀 수출을 중단했다. 한마디로 농산물이 무기로 변하는 시대가 닥친 것이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2%에 불과하다. 일본 26%보다 낮은 바닥 수준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식량위기는 거의 필연적이라고 경고한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몇 개로 먹는 것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상황인식은 너무나 한가하다. 코로나 팬데믹은 "휴대폰 없이는 살아도 안 먹고는 못 배긴다"는 냉엄한 우리네 먹거리 현실의 민낯을 들춰내고 있다.

장성지역 최초로 2017년에 개설된 남면 ‘농협장성군로컬푸드직매장’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농업인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유통시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전국 유일의 '장성형 먹거리 전략'

장성이 내세우는 '장성형 푸드 플랜'의 핵심은 안전한 먹거리 담보와 중소농민의 적절한 소득 확보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식품부·장성군·농협이 손을 잡았으니 어느 때 보다 성공가능성이 높다. 생산자인 장성 농민들도 최상의 식품 공급에 뜻을 같이해 든든한 응원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장성형 푸드 플랜은 농업위기 시대에 지역 소멸과 농촌 고령화라는 미증유의 위기 상황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군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장성군은 지난 2018년 푸드 플랜 전담 조직을 만들고 민간 조직 정비에도 나섰다. 지난해 4월 민간조직인 '먹거리 사업단'을 발족했고 조례 정비도 마친 상태다. 정부도 힘을 싣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푸드 플랜과 패키지 지원 사업 공모 우수지로 장성군이 선정됨에 따라 160억 원을 지원 받았다. 지난해 전국 로컬푸드 지수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는 경사도 맛봤다.

실적도 중요하지만 장성 푸드 플랜의 성공 관건은 생산자 몫이 얼마나 고루 돌아가느냐에 달렸다. 군의 목표는 오는 2025년까지 2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천500여 농가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 돼있다. 우선 내년부터 참여 농가를 1천500여 농가로 늘려 300억 원 소비시장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로컬푸드직매장, 광주·전남 밥상 책임

장성형 푸드 플랜 성공 가도에 로컬푸드직매장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로컬푸드직매장은 중간과정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한다. 그래서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믿고 구매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지난 2017년 개장한 남면의 '농협로컬푸드직매장'은 27억 원을 들여 개장 첫해 매출만 1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일 평균 1천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해 78억 원 매출로 투자 대비 대박을 터뜨렸다. 장성군은 남면 로컬푸드직매장 성공을 계기로 광주권 소비자를 겨냥한 로컬푸드직매장 개장도 서두르고 있다.

광주시 북구 오룡동에 들어서는 '광주권 로컬푸드직매장'은 광주 시민을 겨냥한 장성 로드플랜의 또 하나 야심작이다. 광주시 북구민 12만명과 첨단지구 개발을 겨냥해 내놓는 직매장이다. 한국 농어촌공사로부터 시세보다 50% 싸게 부지를 매입(78억 원)한 장성군은 450평 규모의 오룡동 직매장을 내년 상반기 개장해 연 매출 6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안전한 광주 밥상 대가로 월 150만원씩이 지역 중소농에 고루 돌아가도록 설계된 점도 눈에 띈다.

장성 로컬푸드의 한 축인 농협과의 거버넌스도 순항중이다. 전국 최초 농협과의 협력 사업으로 주목 받는 '공공급식지원센터'는 농협이 부지를 제공하는 임대 형식이다. 농협의 협조로 예산 52억 원을 절감하는데 성공한 군은 농협물류 센터내 유통시설 집적화로 농협 유통망과의 시너지 효과까지 노리게 됐다.

삼서면의 상무대 군급식도 장성 로컬푸드 성공에 힘을 더하고 있다. 1만여 초급 간부들이 상주하는 상무대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한 군과의 상생도 순조롭다. 지난 4월 '군급식 로컬푸드 지원센터' 건립을 계기로 지역 농산물 군납 비중을 32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늘렸다. 지역 농산물 공급 비중을 현재 50%대에서 오는 2025년까지 90%까지 확대해 장성 농민들에게 군급식을 책임지게 한다는 목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여기에 지역 관광 대표 상품으로 떠오른 장성호와 황룡강도 지역 농민 소득 향상에 힘을 보탠다. 주말이면 1만여명 인파가 몰리는 장성호 수변길 마켓은 직거래 장터 역할로 1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꽃강'이라는 명성을 얻기 시작한 황룡강도 '노란꽃 장터' 개설에 눈을 돌려 농민 소득 향상에 한 몫할 전망이다. 장성호 수변길 마켓과 황룡강 장터는 옐로우시티가 펼치는 농가 소득 향상의 현장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성·공공성 확보 '장성 푸드플랜'

장성군은 장성형 푸드 플랜을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기 위한 행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농업기술센터내 로컬푸드 가공센터와 내년 하반기 들어설 농산물 안전센터가 안전한 먹거리라는 로컬푸드 정신을 구현하는 데 앞장선다. 분석실은 농약 잔류 등 철저한 검수를 통해 장성형 안전 먹거리 확보에 첨병 역할을 하고 가공센터는 농업인이 공동 운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게 된다.

안전과 함께 장성 푸드 플랜팀은 공공성 확보를 위한 중소농의 조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세농과 고령 농업인들게도 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먹거리 사업단 이기선 단장은 "푸드 플랜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민 참여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면서 "농가 조직화와 관계 시장 개척으로 내년 재단법인이 설립되면 농가의 안정적 소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푸드 플랜이 활성화 되면 젊은 사람들에게도 과학 영농의 기회가 될 것이다"고 덧붙인다.

재단 법인 설립을 앞두고 먹거리 사업단은 참여의향조사를 통해 900여 농가를 이미 참여시켰다.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는 1천500여 농가를 참여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장성 농가 3천800가구의 30% 정도가 장성 푸드 플랜의 틀 안에서 안정적 농업에 종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최소 월 50만원~150만원의 수익으로 우리 농업인의 숙원인 안정적 농업도 결코 꿈만은 아니다. 옐로우시티가 그랬던 것처럼 장성의 민·관 푸드 플랜 거버넌스는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에 푸드 플랜이라는 새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황금사과, 지역 관광자원되도록 노력"

장성군 사과 작목반 김황원 회장

"황금 사과를 멀리서 보면 빛이나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김황원인터뷰

황금 사과를 장성에서 재배하는데 성공한 김황원(62)회장의 황금 사과 예찬론이다. 그가 키우는 사과밭은 40㏊로 12만 평 규모다. 장성 삼서면에서 17살부터 농사를 지었다는 그는 "황금사과는 새로운 가능성의 산물로 옐로우시티 대표 작물로서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김씨는 2015년 기존 감 밭을 대체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황금 사과를 장성의 상징물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원래 황금사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부사사과에 비해 병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철저한 토양과 수분관리로 맛으로 승부를 걸어 오늘날 황금사과를 없어서 못파는 귀한 상품으로 바꿔 놓았다.

김씨는 평생을 농업에 매달린 사람이다. 10대부터 농업에 투신해 전남도 벼다수확상을 거머쥐었는가 하면 알려지지 않은 장성 감을 전국 최우수0 상품으로 바꿔 놓은 이도 김씨였다. 감은 장성에서 재배가 어렵다는 통념을 보기 좋게 뒤엎고 품평회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런 그에게 황금사과는 "자식에게도 농사를 짓게 하겠다"는 미래지향적 과수다. 김씨는 농업을 철학이 있는 종합예술로 규정한다. 40여년 농사꾼의 삶에서 우러나온 말이니 농사도 하기 나름이다. 옐로우시티에 대해서도 "색을 마케팅 한다는 독특한 발상이 성공을 거두었으면 한다"면서 "황금사과를 관광자원화 했으면 한다"는 미래 비전도 내비쳤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mdilbo.com·최용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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