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눈속임 상술

@이윤주 입력 2023.11.27. 18:23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눈속임이나 꼼수는 불쾌하기 그지 없다. 대표적인 것이 상거래다. 교묘한 수단을 써서 소비자들을 속이는 눈속임 상술이 도를 넘으며,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과 관련된 신조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제과업계가 주로 활용하는 '슈링크 플레이션'도 그 중 하나다. 줄어들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합성어로 제품 가격은 올리지 않고 내용물을 줄여 이윤을 남기는 방식이다.

용량은 유지한 채 값싼 재료로 원가를 낮추는 '스킴플레이션' 행태도 비슷한 사례다.

인색하게 아낀다는 의미의 '스킴프(skimp)와 인플레이션을 합친말로 가격은 내리지 않는 대신 재료를 덜 쓰거나 값싼 것으로 대체해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서비스의 질을 낮추는 것이다. 과즙 함량을 낮춘 주스나 튀김용 올리브유에 해바라기씨유를 첨가하는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묶음 상품이 낱개 상품보다 더 비싼 '번들 플레이션'까지 등장했다.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려고 묶음 상품(번들·bundle)을 구입했는데 계산해보니 개당 가격이 더 비싸 '번들의 배신'이라는 말도 나왔다.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기업들의 자율이지만 묶음 제품이 더 저렴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은 기망행위라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품목마다 단위 또는 개당 가격이 표시된 반면 온라인몰은 상황이 달라 소비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개당 가격은 같지만 제품의 크기를 구분하기 힘들게 줄이거나, 내용물을 줄인 후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슈링크플레이션과 번들플레이션을 합성한 것으로 이쯤이면 배신에 가깝다.

'다크패턴'을 이용한 온라인 눈속임 상술도 심각하다.

유료전환때 슬쩍 계약을 갱신해 자동결제를 유도하거나, '오늘만 이 가격에 판다'고 내세우는 거짓 할인, 취소나 탈퇴시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방해하는 행위 등 다크패턴이 도를 넘자 국회에서는 관련법 개정에 나섰다.

복잡하고 다양하게 진화하는 상술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허술한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소비자를 우롱하는 꼼수에는 철퇴가 가해져야 한다.

이윤주 지역사회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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