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정치적 올바름

@김혜진 입력 2023.06.08. 18:22

최근 디즈니가 내놓은 영화 '인어공주'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영화 '인어공주'는 디즈니의 흥행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실사화한 뮤지컬 영화로 배역 캐스팅 공개 당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았다.

애니메이션 속 인어공주는 백인인데 반해 영화에서는 흑인 여배우가 인어공주 역을 맡으면서다. 이는 디즈니사가 추구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따른 캐스팅 결과였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PC(Political Correctness)운동으로도 불리는데 인종이나 성별, 성적 지향, 종교, 직업 등에 대한 차별적 표현을 쓰지 않고 차별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 전개된 이 운동은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영화 '인어공주' 캐스팅이 발표됐을 당시도 지나치게 정치적 올바름을 신경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베일이 벗겨진 영화는 아직까지도 시끌시끌하다. 미국서는 극장에서 흑인과 백인의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주인공 외모 비하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대중문화에서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이자 유명 제작사 숀다랜드의 '브리저튼'이 그렇다. 19세기 영국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에 귀족과 왕족으로 백인 뿐만 아니라 흑인, 동양인 등 다양한 인종이 출연하고 성적 소수자들이 캐릭터로 그려졌다. 출연 배우들 또한 성적 소수자들이 주연 배우와 비중 있는 조연을 맡았다.

2001년 한국, 묘한 분위기의 여성이 화장품 광고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여성의 외모에 홀린 이들은 곧바로 이어지는 내레이션에 놀라고 만다. 너무나도 아리따운 이 여성의 목소리가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 하리수의 파격적 데뷔다. 하리수는 가수와 예능인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갔으나 지금보다 더 보수적이었던 한국사회에서 부정적 여론은 항상 뒤따라다녔다.

2000년 한국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한 홍석천도 오랜 시간 방송 활동을 할 수 없었다.

2023년, 트랜스젠더 풍자는 유튜브를 넘어 보수적 매체인 TV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홍석천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 TV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인어공주'도 '브리저튼'도 20년 뒤에는 더 이상 논란이 아닐테다. 대중문화의 정치적올바름에 대한 적극적이고 잦은 참여는 인식의 전환을 불러올 것이다.

김혜진 취재2본부 차장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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