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태풍

@도철원 입력 2022.09.12. 16:02

여름철뿐만 아니라 가을철 단골손님이 돼버린 '태풍'은 발생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은 '태풍', 북태평양 동부·북대서양·카리브해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 벵골만·인도양 등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으로 불린다.

태풍이나 허리케인, 사이클론 모두 강풍과 저기압, 강수 등의 직접적인 피해와 해일 및 홍수 등의 간접적인 피해로 인해 인류가 겪는 자연재해 중 인명과 재산에 가장 큰 피해를 준다는데 이견이 없다.

최근 우리나라를 관통한 11호 태풍 '힌남노' 역시 마찬가지다. 라오스의 '힌남노 국립 보호구역'을 의미하는 '힌남노'는 국내에 씻을 수 없는 큰 생채기를 입혔다. 사망 11명, 부상 3명, 재산 피해 1조7천억원 등 역대급 피해를 몰고 온 힌남노는 특히나 가슴 아픈 사연으로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포항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 침수 사고에서 나온 '사랑해요.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15세 소년의 마지막 말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계속 회자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먹먹함을 남겼다.

마지막 순간에 아들을 먼저 보내야 했던 엄마의 마음, 그런 엄마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했을 아들에 대해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느낀 건 모두가 마찬가지였기에 더욱 그렇다. 그냥 영화 속 이야기였다면 '감정선을 자극하는 장면'이라고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엄연한 현실 속에서 이뤄진 비극이라는 점에서 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내가 만약 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진 이들도 분명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는 저런 비극이 현실에서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거다. 모든 사고와 재난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만드는 건 정부뿐만 아니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보면 가능하지 않을까. 다행히도 12호 태풍 '므이파'는 국내를 피해가지만 13호 태풍 '므르복'은 다시 한반도로 상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슬프고 애통스러운 이야기는 앞으로 영화 속에서만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대책 마련이 이뤄졌으면 한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대우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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