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수박 & 민들레

@류성훈 입력 2022.06.16. 15:43

수박의 계절 여름이다. 수박은 수분 함량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으며, 크기가 커서 온 가족이 함께 나누어 먹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어 더위를 이기는 과일로 제격이다. 올 여름 수박 한 통에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는 등 지난해 1만원 후반대 보다 크게 올라 '금수박'으로 불린다.

수박 원산지는 아프리카의 칼라 하리 사막지대로 신석기 시대에도 재배됐다고 전해졌다. 투탕카멘 등 파라오의 무덤에서 발견된 상형문자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도 이미 4천년 전부터 수박이 재배됐다고 한다.

민들레는 양지바른 초원이나 들판, 공터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봄에 노란색으로 피고 여러 개의 낱꽃이 모여 피는 겹꽃으로 두상화서(頭狀花序)이다. 씨앗은 긴 타원형으로 관모(털)가 붙어있고, 이 씨앗들이 모여 솜털처럼 보송보송한 열매가 된다. 봄볕에 홀로 씨앗을 날려 이듬해 노란 물결을 이룬다. 민들레는 약해 보이지만 사실은 강하다. 질기고 생명력 있는 민들레는 평범하고 흔함 속에 강인함이 뿌리내리고 있다.

요즘 수박과 민들레가 정치적 수난을 겪고 있다. 수박은 '기회주의자'로, 민들레는 '윤핵관 계파 정치'로 몰리고 있다.

수박은 겉은 녹색인데 속은 빨갛다는 점 때문에 겉으론 찬성하는 정치인과 속으로 지지하는 정치인이 다르다는 의미로 쓰인다. 더불어민주당 친명(이재명)계가 친문(문재인)계와 친낙(이낙연)계를 인신공격할 때 사용된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박이라는 말을 쓰면 가만 안둔다고 경고까지 할 정도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들레로 곤혹을 치뤘다. '민심 들어 볼래(레)'의 약자로 , 널리 퍼지는 씨앗처럼 곳곳에서 민심을 파악하겠다는 의미를 품고 있지만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계파 정치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강한 우려 때문이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당 주도권 경쟁의 상징이 된 민들레 불참을 선언하면서 가열됐던 권력 투쟁은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내부 권력 투쟁 불씨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수박과 민들레가 '끼리끼리', '패거리' 즉, 계파로 뭉치려는 정치 한 가운데서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여름 과일의 대명사인 수박과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민들레 입장에서는 억울할 따름이다. 수박은 갈증을 해소하는 제철 과일로, 민들레는 홀씨되어 사방에 날려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등 본연의 모습 그대로 보여지길 바란다.

류성훈 취재2본부장 rsh@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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