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5·18과 '일당독재'

@안현주 입력 2022.05.18. 09:45

다시 오월이다.

5·18은 자유를 향한 도도한 저항이었다.

죽음을 무릅쓰고 군부독재에 항거한 열흘간의 민중항쟁.

광주시민이 보여준 저항과 참여 그리고 연대 의식은 이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반독재·민주화 투쟁의 아이콘이 됐다.

군경의 탄압에 맞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외친 홍콩과 미얀마가 대표적이다.

5·18은 단순히 기억해야 할 역사를 넘어 국가폭력에 신음하는 세계인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42년이 흐른 오늘날, 열사들이 피로 지켜낸 광주의 민주주의 현실은 어떤가.

총칼 앞에서도 분연히 일어선 '시민 민주주의'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초석이 됐지만 정작 광주는 '일당독재'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총칼이 사라진 자리에는 욕심에 눈먼 '대의 민주주의'와 정치·자본·시민운동 권력이 자리했다.

80년대 이후 민주화를 이끈 386세대는 어느새 586이 되어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됐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은 이제 뿌리를 깊이 박은 기득권이 됐다.

숙이면 품고, 대들면 파내는 운동권식 '의리 정치'와 인연에 매몰된 '끼리끼리 문화'는 인정하기 싫은 광주의 자화상이다.

이를 견제해온 시민사회마저 선거정치에 진출하는 급행 노선으로 전락했다.

보름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후보 68명이 무투표 당선된다.

민주당 후보 중 상당수는 공천권을 행사한 국회의원들의 전·현직 보좌진과 친인척, 직장·학교·사회 인연들로 채워졌다.

경선이 끝날 때마다 여론을 왜곡해온 '가짜 권리당원'이 우수수 떨어져 나간다.

'정당 중심' 대의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선거는 단지 최종적이고 부수적인 표현일 뿐이다.

평소 작은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아야 큰 싸움에서도 이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슨상님이 그랬던가 "하다못해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자".

안현주 취재1본부 부장 press@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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