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패자부활전?

@박석호 입력 2022.05.09. 16:02

6·1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패한 후보들이 잇따라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8일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같은 날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했다. 김동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출마로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대선급 선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체급을 낮춰 바로 또 다른 선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지방선거가 패자부활전이냐', '벌써부터 차기 대선 행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치판에서는 '패자부활전'에 나서는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은 차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이 '패자 부활전'에 나설 적절한 타이밍으로 보는 것 같다. 미국사회의 최고 강점은 바로 '재기의 기회'(second chance)를 주는 사회문화이다.

재기의 기회, 패자부활전은 한번 낙오된 주자가 다시금 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페이스 조절도 하고 리스크 테이킹도 가능하게 한다.

큰 선거에서 패하면 책임지는 퇴진이 상식으로 여겨졌다.

정치 선진국에서는 대선 등에서 패배한 중량급 인사들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정계은퇴 선언을 하기도 하고 외국에 가거나 칩거하는 경우가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패자부활전에 출전하는 시간이 빠른 것 같다. 정치인들은 국민들로 부터 잊혀지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든다. 하루발리 세를 복구하고 유지해야 차기를 한번 더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정치는 언제는 그나물에 그밥인 것 같다. 우리 정치는 언제나 패자부활전의 연속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지난 대선의 패배를 딛고 부활해 다음 대선을 바라보게 될 것이지만 누군가는 대선 가도에서 멀어지거나 정계 은퇴의 기로에 내몰릴 수도 있다.

박석호 취재1본부장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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