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잔인한 달은 가라

@도철원 입력 2022.05.01. 16:49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4월 하면 떠오르는 말 중 이보다 더 유명한 말은 없을 거 같다.

영국 시인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 나오는 이 문구에 이어지는 부분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로 이에 대한 해석은 다 제각각이듯 사뭇 다르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향한 정치적 격변기가 대체로 4월에 일어났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봄이 시작되는 4월은 일찍 움튼 새싹이나 꽃들에 아직 남은 추위가 잔인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엘리엇이 시를 썼던 시대적 상황을 빗대어 '봄은 왔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반어적인 표현으로 표현했다고 하기도 한다.

모든 문학작품이 각자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지만 하나는 확실한 건 올해 4월은 잔인했다는 거다.

2년째 계속됐던 코로나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중순까지 기승을 부렸으며 새로운 희망을 줘야 할 새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원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가족들이 모두 코로나 확진되면서 지난 2년간 조심, 또 조심하며 살아온 나날들이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도 계속 병원 생활을 해야만 하는 등 이래저래 힘들고 아픈 달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힘들었을 4월이 마무리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되고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는 등 새로운 희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5월은 희망의 달이다. 3년 만에 되찾은 노마스크 시대,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개막이 찾아왔다.

마스크를 벗기엔 아직 이르다는 이들도 있지만 어찌됐든 공식적으로 마스크를 벗고 맨얼굴로 서로를 대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시작으로 새로운 정부도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반전으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온 모두에게 희망을 선사했으면 한다.

가정의 달이기도 한 5월. 모두가 건강하게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며 힘든 시간을 털어내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도철원 취재2본부 부장대우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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