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잔인한 달은 가라

@도철원 입력 2022.05.01. 13:32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4월 하면 떠오르는 말 중 이보다 더 유명한 말은 없을 거 같다.

영국 시인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 나오는 이 문구에 이어지는 부분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로 이에 대한 해석은 다 제각각이듯 사뭇 다르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향한 정치적 격변기가 대체로 4월에 일어났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봄이 시작되는 4월은 일찍 움튼 새싹이나 꽃들에 아직 남은 추위가 잔인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엘리엇이 시를 썼던 시대적 상황을 빗대어 '봄은 왔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반어적인 표현으로 표현했다고 하기도 한다.

모든 문학작품이 각자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지만 하나는 확실한 건 올해 4월은 잔인했다는 거다.

2년째 계속됐던 코로나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중순까지 기승을 부렸으며 새로운 희망을 줘야 할 새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원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가족들이 모두 코로나 확진되면서 지난 2년간 조심, 또 조심하며 살아온 나날들이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도 계속 병원 생활을 해야만 하는 등 이래저래 힘들고 아픈 달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힘들었을 4월이 마무리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되고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는 등 새로운 희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5월은 희망의 달이다. 3년 만에 되찾은 노마스크 시대,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개막이 찾아왔다. 그리고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시작으로 새로운 정부도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반전으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온 모두에게 희망을 선사했으면 한다.

가정의 달이기도 한 5월. 모두가 건강하게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며 힘든 시간을 털어내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도철원 취재2본부 부장대우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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