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두번째 가을

@최민석 입력 2021.10.18. 18:28

살다 보면 유난히 잊혀지지 않는 계절이 있다. 가을도 그렇다. 해마다 반복되고 오가는 계절 같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은 해마다 느낌과 모습이 다르다.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는 것처럼 그때그때의 시간과 계절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계절은 사람을 닮고 사람은 계절을 탄다.

누가 뭐라 해도 자연과 시간은 거침이 없다. 춥고 긴 겨울이 끝이 없을 것 같아도 눈과 얼음은 녹고 엄동설한의 추위 속에서 동백과 매화가 꽃망울을 피워내 듯 봄은 겨울을 저만치로 밀어내고 온갖 봄꽃으로 산하를 뒤덮고 따뜻한 햇살로 우리를 반긴다.

봄기운이 충만한가 싶으면 여름은 장마와 무더위를 동반하고 이마에 송송 맺힌 땀방울과 가마솥 같은 열기로 천지를 뜨겁게 달군다. 삼복더위의 고개를 넘으면 입춘과 처서를 지나 어느새 더운바람은 싫지 않은 바람으로 변해 있다. 에어컨을 끄고 옷차림은 긴팔이 자연스러워지는 가을이 와 있다.

올해는 10월 중순까지 늦더위까지 이어지면서 가을이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렸다. 그랬던 것이 주말을 거치며 가을을 느낄 틈도 없이 바로 겨울로 가는 듯한 한파가 찾아들었다. 자연은 이렇듯 알 수 없는 돌연함으로 우리를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미국은 최근 백신 접종율 증가와 방역 강화로 한숨을 돌렸으나 누적 사망자만 70만명을 넘어서는 등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사망자수를 훨씬 넘은 수치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은 방역 규제를 풀고 코로나와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라는 현실 속에서 정상적 일상 전환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 1일 평균 환자수가 2천명대를 기록했으나 최근 1천명대로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높은 백신 접종율과 현행 거리두기 2주 연장을 골자로 한 방역체계 전환을 통해 빠르면 오는 11월부터 일상회복을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같은 흐름과 추세에도 코로나 이전의 완전한 일상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완전 퇴치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환자 발생이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감염의학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등 전문가들도 '위드 코로나'라는 불가피하고 완전한 일상회복은 빨라도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아렇게 코로나 확산 이후 우리는 두번째 가을을 맞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백신접종에 참여하고 철저한 방역 준수를 통해 일상회복을 위한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민석신문제작부부장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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