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포모(FOMO)증후군

@윤승한 입력 2021.01.13. 18:30

포모증후군은 고립 공포감을 말한다. 남들은 다 하는데 자신만 소외돼 있다는 불안감이다. 포모(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포모는 원래 마케팅 용어에서 비롯됐다. '한정 판매'처럼 제품의 공급량을 줄여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드는 기법이다.

포모가 사회적 병리현상의 하나로 부각된 건 2000년대 초반이라고 한다. 심리학에선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자신이 해보지 못한 가치 있는 경험을 다른 사람이 실제로 하고 있는 것 또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이는 상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일컫는다.

몇 년 전 국내에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을 때 많은 이들은 포모증후군을 주목했다. 투자 원금의 수배에서부터 수십, 수백배를 벌었다는 얘기들이 난무했다. 이 같은 입소문은 '나만 손해볼 수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했고,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층까지 가상화폐 투자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다단계, 사기극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금융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할 것인지 말 것인지 논란도 컸다. 급기야 정부가 나서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가상화폐 전면 거래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었다.

한동안 잠잠해져 있던 가상화폐 광풍이 최근 다시 불고 있다. 그 기세가 어마어마하다. 말 그대로 대박 투자처인 셈이다. 코로나19로 삶이 팍팍해진 이들로선 '나만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요즘 가상화폐 못지 않은 게 바로 주식이다. 그 중심에 개인들이 있다. 안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라는 호소도 들린다. 신조어 '주린이(주식+어린이)'는 이미 한 시대를 규정짓는 상징어가 됐다.

적금과 보험을 해약하고 대출금까지 털어넣고 있는 상황이다. 광풍도 이런 광풍이 없다. 지난해 1~3분기 개인들이 국내외에서 사들인 주식이 총 64조7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코스피가 3천200선을 돌파한 지난 11일의 경우 하루에만 무려 개인이 4조5천억여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여러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온통 대박의 꿈에 젖어있다. 포모증후군이 불러온 이상 열풍이다. 불안하고 위태롭기 짝이 없다. 윤승한 문화체육부장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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