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법무보호대상자,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

@최정학 법무보호복지공단 광주전남 협의회장 입력 2023.04.27. 16:25

필자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광주전남지부 협의회장으로 현재 임기 2년 3개월째 협의회장직을 맡고 있다. 경험에 비추어 출소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최근 몇몇 이슈화 되는 범죄자의 출소 여론은 '어떻게 앞으로 그들과 같이 함께 살 수 있나'에 대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미성년자 성폭행범 김근식 씨가 출소해 경기도지역 생활시설에 입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지역주민들이 입소시설 앞에서 집단 시위를 벌이고, 의정부시청은 도로를 폐쇄하겠다는 강한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강력범죄자들이 출소할 때, 발생 되는 사회적 물의로 인해 출소자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자리 잡는 현실이다.

그러나 출소자 중에는 강력 범죄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범법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지만 사회적 제도와 가정환경 등 환경적 요인이 충족되었을 때 정상적으로 살아갈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회가 책임지고 출소자들을 돌봐야 한다.

이를 지원하는 곳이 바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다. 출소자들에 대한 직업교육, 취업알선, 숙식 제공, 심리지원 등을 펼쳐 이들의 사회복귀를 돕는다. 법무부의 2022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교도소 재소자 재범률은 24.5%를 차지하나 공단에서 수혜받는 대상자의 재범률은 0.9%로 현저히 차이가 난다. 이러한 점에서 공단이 시행하는 출소자 지원 사업효과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공단에는 직원뿐만 아니라 출소자들의 사회복귀를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지원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바로 봉사 최일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공단의 법무보호위원들(자원봉사자)이다. 이들은 출소자를 직접 고용해 일자리 제공으로 자립을 돕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소자에게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기부하기도 한다. 이는 평소 누군가를 돕겠다는 신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로 사회적으로 외면 받는 출소자들을 사랑으로 감싸주고 있다.

어슐러 르귄의 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는 도시의 번영을 위해 지하실에서 고통받는 한 아이가 나온다. 오멜라스의 많은 주민은 아이의 고통을 외면하지만 성숙한 주민들은 그를 감싸 안는다. 출소자들이 사회에 복귀했을 때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출소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지고, 경제적 자립 능력이 생길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안전해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범죄 없는 세상을 소망한다. 특히 사회구조적 문제로 재범을 저지르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출소자라는 부정적 시선보다 새 출발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인식해야 그들이 비로소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

부디 출소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정착에 대한 법률 등 사회적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하여 그들이 범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꾼으로 거듭날 수 있는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최정학 법무보호복지공단 광주전남 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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