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대구·전남미술관 90여점
이중섭·박수근·김환기·천경자 등
미술사 대가 45명 작품 구성
한국 근현대 미술 흐름 '한눈에'
지난해 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소장품 기증은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유명 작품을 대거 소장하고 있었기 때문. 이에 회화 작품을 기증 받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지역 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전시'는 전무후무한 관심을 이끌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관람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1천점이 넘는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 받았는데 여기에는 유명 작품 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져오던 작품까지 속해 있어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관심의 대상인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이 10월, 광주를 시작으로 지역 순회전을 갖고 지역민들이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지역순회전의 시작점이 된 광주시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제공하는 작품에 타지역에 있는 이건희 컬렉션까지 더해 내실 있는 전시를 선보일 방침이라 관심이 집중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사람의 향기, 예술로 남다'전을 내달 4일부터 11월27일까지 3~6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협력망사업으로 이건희 컬렉션 지역 순회의 첫 전시다. '예향 광주'를 예우하는 차원서 광주가 시작점이 됐다. 특히 국립광주박물관서도 내달 5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기증품 전시가 열리는데, 두 기관이 인접해있는 만큼 기증전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기증품 50점 뿐만 아니라 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기증품 30점, 대구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서 빌려온 각각 7점, 6점의 이건희 기증품을 더해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맥락을 더욱 풍성하게 보여준다. 지역 순회전으로는 최대규모의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 오지호 등 45명 작가의 93점으로 꾸려진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도록 '계승과 수용' '한국화의 변용, 혁신' '변혁의 시대, 새로운 모색' '추상미술과 다양성의 확장'으로 구성됐다.
'계승과 수용'은 허백련, 김은호, 오지호, 이인성 등의 작품을 통해 서양화 도입으로 변화한 한국 미술계 상황을 보여준다. '한국화의 변용, 혁신'은 한국화의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보여준 작품을 이응노, 김기창을 중심으로 만나본다.
'변혁의 시대, 새로운 모색'은 식민지 종결 이후의 혼란한 사회, 한국전쟁과 분단 등 질곡의 역사를 지나온 이중섭, 박수근 등의 작품을 살펴본다. 또 구상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권옥연, 임직순 등의 작품도 함께 들여다본다. '추상미술과 다양성의 확장'에서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와 유영국, 실험적 작업을 보여준 곽인식, 전광영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김희랑 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지역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이건희 컬렉션을 새롭게 소개하는 자리로 국립현대미술관 뿐만 아니라 대구, 전남 등의 기증 작품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며 "그의 기증정신과 함께 한국 근현대 미술에 대해 더욱 알아갈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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