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까지 전일빌딩245
연필화모임 펜셜스케치 회원
13인 얼굴 세밀히 그려내
'독립운동가'하면 어떤 인물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 유관순 열사 이외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고 있나. 당시 많은 여성들도 일제에 항거해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으나 역사의 선택에 의해 잊혀졌다. 책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후대까지 알려진 인물의 대부분은 남성이다.
이런 현실 속 광주와 전남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여성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연필화 동호회원들이 이들의 초상을 그렸다. 전일빌딩245 시민갤러리에서 24일부터 열리고 있는 '3·1광주여성독립운동가'전이 바로 그것.
이번 전시는 연필화를 그리는 동호회 펜셜스케치 회원과 이들을 지도하는 나정숙씨가 힘을 모아 열었다. 한 달여 동안 이들은 광주·전남의 여성 독립운동가 양태원·이봉금·고연홍·박계남·이광춘·박애순·장경례·김필례·양명순·김마리아·이나열·박옥련·윤형숙의 얼굴을 연필로 세밀하게 담아냈다.
우리 지역 여성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한다는 부담감을 이고서 이들이 완성한 작품은 총 13점. 색채가 빠진 연필로만 그린 초상은 결연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들의 얼굴을 오롯이 정직하게 눈에 담을 수 있는 것도 연필 초상화의 매력이다.
나정숙씨는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헌신한 광주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많지만 독립운동가는 남성만 많이 알려져 있어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이름 없는 여성운동가들의 숭고한 뜻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며 "독립운동가들의 민족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1일까지. 참여는 김선희·양주영·박관애·오금자·채연상·용상·문순애·김신희·조옥희·홍경희.
한편 이번 전시를 연 펜셜스케치는 지난 2020년 결성된 연필화 동호회다. 지금까지 복지관 어르신 초상화 전시, 다문화가정 초상화 전시를 열어오는 등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전시를 열어왔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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