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백·붉은 시편·칸타타 등 대표작 6편 상영
얀초 영화 이해 돕는 강연 및 시네토크도 마련
8월26일~9월9일 광주극장
지난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헝가리 출신 위대한 시네아스트, 미클로시 얀초(Miklos Jancso).
그가 활동한 시기는 2차 세계대전과 헝가리 혁명, 공산정권 붕괴 등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 폭력과 억압, 저항의 시대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미클로시 얀초의 깊은 성찰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광주 극장가에 상륙한다.
광주시네마테크는 오는 26일부터 9월 9일까지 광주극장에서 미클로시 얀초 특별전을 개최한다.
1921년 헝가리 바크에서 태어난 얀초는 생전 80여편이 넘는 수많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연출한 열정적인 예술가였다.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의 작품이 소개되는 자리가 많지 않았다. 얀초는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한 한국-헝가리 합작 공연 '노스토이(회귀)-불의 아해들'의 연출자를 맡은 바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칸타타(1963) ▲검거(1663) ▲적과 백(1967) ▲대결(1969) ▲아뉴스 데이(1971) ▲붉은 시편(1972) 등 얀초의 대표작 6편이 상영된다.
1960~70년대 만들어진 그의 전성기 작품들은 후대 영화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또 다른 거장 벨라 타르는 본인의 영화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얀초를 지목하기도 했다.
얀초의 작품은 감독 특유의 혁신적인 영화 언어와 정치, 사회, 역사를 성찰하는 주제의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혁명 50주년을 기념해 헝가리와 소련이 공동 제작한 '적과 백'은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작품은 소련의 의도와 달리 감독이 러시아 혁명을 찬양하는 대신 혁명 이후 이어진 러시아 내전을 배경으로 참혹한 대립을 다뤄 소련에 의해 상영이 금지됐다.
소련 혁명군에 합류한 헝가리 의용군 '이스타반'과 혁명군이 반혁명군에게 전멸당할 위기에 직면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1972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붉은 시편'은 1890년대 헝가리에서 일어났던 농민 봉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실제 봉기는 실패로 끝났지만, 지배계급에 맞섰던 농민계급이 일시적인 패배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는 역사의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작품 속에 투영시키고 있다.
'칸타타'는 공산권 영화로는 드물게 지식인의 위기 의식을 담은 작품이다. 전도유망한 젊은 의사 '암브루슈'가 은퇴한 노교수가 집도하는 심장 수술에 참여한 뒤 수술 이후 삶에 회의를 품고, 목적 없는 인생과 미래를 알 수 없는 사랑에 지쳐 고향으로 떠난다. 그는 귀향길에서 아버지의 신념과 인간애를 느끼며 다시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
'아뉴스 데이'는 이전 얀초 작품의 주요 촬영지였던 푸스타 초원을 벗어나 칼리 분지에서 촬영한 첫 번째 영화다. 실제 인물들에 기초한 성직자의 모습을 통해 교회가 극단적인 견해를 선언함으로써 어떻게 대중을 조종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얀초의 첫 번째 컬러 영화인 '대결'은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의 악순환과 권력욕을 비판하는 강렬한 수작으로 꼽힌다.
'검거'는 헝가리의 전설적인 의적 '산도르 로자'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 오스트리아 제국에 지배받던 역사를 다룬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얀초의 영화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강연도 준비된다. 한국외대 헝가리어과 유진일 교수의 '유럽 속 아시아, 헝가리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강연이 오는 27일, 유운성 영화평론가의 시네토크는 9월 8일 각각 열린다.
상영 일정 및 티켓 예매는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 여름날, 시원하게 영화 한 편 어때 '너를 줍다' 광주가 영화로 물든다. 여름밤 열리는 영화제부터 해설과 함께 하는 영화 상영회까지 다양하다. 지역 곳곳서 열리는 축제로 북적이는 즐거움을 즐겼다면 더위가 본격화된 초여름부터는 인파를 피해 조용히, 시원하게 영화 한 편 어떨까.◆여름날, 영화 한 잔 원샷제12회 광주독립영화제가 내달 22일부터 25일까지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이번 광주독립영화제는 '썸인디: 500cc 영화 한 잔'을 슬로건으로 지역 출신 감독과 스태프가 참여한 재기발랄한 작품부터 국내 우수 장단편 작품 34편을 선사한다.개막작은 김태일·주로미 감독의 영화 '또 바람이 분다'. 이들의 '민중의 세계사'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광주, 캄보디아, 보스니아, 팔레스타인, 세계분쟁 지역만 골라서 다닌 한 가족의 여정을 다룬 가족사이자 민중사로 2022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하다.폐막작은 심혜정 감독의 신작 '너를 줍다'다. 타인의 쓰레기를 보면 상대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고 믿는 지수가 어느날 최선을 다해 깔끔하게 버린 쓰레기의 주인이 옆집 남자 우재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CGV상, 한국경쟁 왓챠가 주목한 장편을 수상했다.광주에서 활동하는 감독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만든 단편영화를 만날 수 있는 '메이드 인 광주 단편 신작선',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 '신입사원 : 더무비'를 선보이는 '장편 초청2'도 눈길을 끈다.특히 광주 뷰폴리에서 즐기는 야외 상영 '한 여름 밤의 로맨스 단편 초청2', 여름밤 오싹함을 더해줄 '펑키 호러 나이트 단편 초청4'는 여름밤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영화제 기간에는 작품 상영후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된다.관람료는 무료.'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예술영화, 어렵지 않아요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은 '2023 해설이 있는 예술영화 상영회'를 이달부터 시작해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한다.그간 코로나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올해부터 더욱 밀도 있게 진행되는 이번 상영회는 11월까지 7회에 걸쳐 불후의 명작을 남긴 예술가이면서 드라마틱한 인생 속 명성을 떨친 폴 세잔, 장승업, 반 고흐, 데이비드 호크니 등 7명의 대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마주한다.이번 예술영화상영회는 이상훈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예술감독, 영화평론가 조대영씨의 해설로 진행된다. 단순히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 매커니즘 분석, 작품 해설 및 관람객과의 토론과 질의응답 등을 마련, 수준 높은 감상 기회로 기대된다.31일 첫 번째 시간에 만나는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은 엑상프로방스로 대표되는 남프랑스 풍광을 배경으로 폴 세잔의 예술노정, 그와 에밀 졸라와의 우정을 그린다.해설은 5~8월은 이상훈 예술감독이, 9~11월은 조대영 평론가가 맡는다. 참가는 무료.위쪽부터 '말이야 바른 말이지', '스프린터', '카일리블루스', '말없는 소녀'.◆화제작 만나기광주극장은 서울독립영화제 화제작과 주목 받고 있는 차세대 영화인의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사회적 이슈를 여섯명의 감독이 챌린저로 참여해 유쾌하게 다룬 하이브리드 소셜 코미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유는 달라고 목표점은 같은 세명의 단거리 육상선수가 다시 출발선에 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낸 '스프린터'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작품들이다.전세계적으로 차세대 영화인으로 주목받는 이들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카일리 블루스'는 비간 감독의 장편 데뷔작.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41분에 달하는 압도적 롱테이크는 예술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체험을 선사한다.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등 전세계 유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22관왕, 20회 노미네이트된 작품.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말없는 소녀'는 콤 베어리드 감독의 영화다. 애정 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에 맡겨진 어린 소녀가 인생을 바꿀만한 찬란한 여름을 보내며 사랑 받는 것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밀도 있게 그려낸다.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2관왕에 빛나는 작품으로 전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최다 관객상을 수상하기도.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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