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장서 콘서트장으로
첫날 기획공연 기타리스트 장하은
'겨울왕국' ost '서른즈음에' 등
친숙한 곡 연주로 즐거움 선사
시민들 가족·연인과 함께 '환호'
오는 15일까지 야외공연 이어져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섰던, 을씨년스럽던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이 제 모습을 찾은 듯 활기와 음악이 가득하다.
지난 6일 오후 8시께 광주 서구 광주광역시청 야외음악당에서 광주문화예술회관이 펼치는 한여름밤의 축제 '아트위크(ART WEEK)'가 관객들을 만났다.
시민들은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가족, 연인, 동료 등과 함께 야외음악당을 찾았다. 여름을 실감케하는 매미소리와 밤바람이 어우러지며 낭만적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날 무대를 예고한 기타리스트 장하은이 무대에 올랐다.
이 순간을 기억하겠다는 듯 상기된 표정으로 사진을 찍던 시민들 모두 친숙한 멜로디의 '로망스'가 울려퍼지자 일제히 무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어 연주가 점차 빨라지며 정열적 분위기가 가득한 룸바풍 음악으로 전환되자 시민들은 흥이 넘치는 추임새와 몸짓을 보이며 음악과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장하은은 피아졸라 '리베르 탱고'와 디즈니 '모아나' OST인 'How far I'll go',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캐논'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연주하며 야외음악당을 시민들의 환호와 함께 가득 채웠다.
무대 중간마다 관객들은 그의 연주가 끝날때마다 '멋지다' '좋다'하는 감탄사와 함께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그의 기타 연주는 금세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또 장씨는 관객들에게 휴대폰 플래시를 켜달라고 부탁하며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아기자기한 팬서비스를 선사하며 여름밤 낭만지수를 한층 끌어올리기도 했다.
또 부모님을 따라온 어린아이들도 즐길 수 있도록 '겨울왕국' '코코'의 OST 연주를 애니메이션 영상과 함께 선사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장씨의 부모와 함께 하는 연주 시간은 특별함을 선사했다. 그는 아버지와 '서른즈음에' '타레가'를, 어머니와는 '트리베니'를 연주하며 가족 간의 훈훈한 모습을 보여 관객들로 하여금 훈훈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특히 장씨의 리코더 연주는 이번 공연의 백미.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연주하자 관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마지막 연주를 마치자 관객들은 일제히 '앵콜'을 외쳤고 장씨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앵콜 연주하며 화답했다.
동구에 거주하는 강은영(29)씨는 "도로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고 알게 돼 퇴근하자마자 달려왔다"며 "방송에서만 보던 장하은을 실제로 보게되니까 그의 연주에 시원함을 얻고 가는 것 같다. 야외 공연을 즐기게 되다니 해방감도 느끼고 이제야 문화도시 광주의 모습을 되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트위크는 15일까지 진행되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광주문예회관 홈페이지나 티켓링크서 예매 가능하다. 우천시엔 공연이 취소된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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