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수많은 죽음 다뤄
상처 품은 제주·대전 등 거쳐
80년5월 아픔 가진 광주 찾아
민간 단체 교류 활성화도 기대
국가의 학살이 자행된 80년 5월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연극이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 '침묵'이 내달 2일과 3일 동구 씨어터연바람에서 열린다. '침묵'은 극단 노뜰이 지난 2019년 시작한 전쟁 연작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 7장으로 구성해 전쟁에서 일어난 수많은 학살, 죽음에 관한 기록을 연극적인 요소로 표현했다.
이번 공연은 기존의 연극과는 다르다.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여타 작품과 달리 배우들이 직접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독서토론으로 극이 시작된다. 이 장면을 통해 배우들은 전쟁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내비치고 관객 또한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되며 토론자의 일부가 된다.
공연 마지막에는 관객과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만이 아닌 배우, 연출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전쟁의 이면을 사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원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극단 노뜰은 오랫동안 전쟁을 주제로 다뤘다. 지난 2020년부터 전쟁의 이면을 다양한 시점으로 표현했다. 전쟁을 일으킨 국가가 개인·사회에게 끼친 고통을 표현한 첫 번째 전쟁연작 '국가', 전쟁을 기억하고 있는 몸의 고통과 궁극적인 치유를 나타낸 세 번째 전쟁연작 'Your Body'등이다. 이들은 전세계에서 일어난 전쟁, 집단 학살 등을 학술지를 통해 심도 있게 공부하는가 하면 현장을 방문하고 전문가를 만나는 등 극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또한 전쟁 연작을 제주, 원주, 대전 등에서 선보이는 등 전쟁과 학살의 역사적 사실이 존재하는 지역을 찾아 지역 관객들을 만나오며 치유를 선사하고 있다. 이번 광주 공연 또한 이같은 의미에서 계획됐다. 광주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자국민 학살을 자행한 아픔을 간직한 지역이다.
차나영 기획자는 "연극은 관객이 있어야 힘이나고 진정한 무대를 완성시킬 수 있기에 광주 시민들이 공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특히 이번 공연은 푸른연극마을과 우리 극단의 교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이번 공연을 계기로 민간 차원서의 지역 공연예술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극 '침묵'은 내달 2일 오후 6시와 3일 오후 4시에 두 차례진행한다. 티켓예매는 인터파크에서 가능하고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5천원이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한 사람 한 사람 모여 커지는 울림 이형기 작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이들의 계절은 아직도 춥기만 하다. 사회에 이같은 재난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뾰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어서다. 10년의 시간 동안 힘들어한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것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가 아닐까. 이런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는 시민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대인동에 자리한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리는 참여형 특별전 '4·16'을 지난 13일 시작해 27일까지 이어간다.이번 전시는 한희원, 이성웅, 이형기, 이당금 등 4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메시지를 전한다.한희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상실과 비애를 담아낸 서정적 회화작품을, 이형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하고 의지하는 인물군상의 도조 작품을 통해 참사에 희생 당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은 추모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과 이당금 대표.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복합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이성웅은 종이배 작품과 영상을,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당금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사진, 퍼포먼스 등을 통해 참사 이후 남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특히 이번 전시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문한 이라면 누구나 추모의 글귀를 적고 세월호를 형상화한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를 적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 관람에서 한 발짝 나아가 복잡한 과정 없이도 누구나 10주기 추모에 주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연대해 완성되는 종이배는 작품에 참여하는 시민에게도, 참사 유가족에게도 용기와 희망으로, 위로와 치유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텅 빈 마음과 잊지 않을 기억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준비했다"며 "시민이 자유롭게 공간에 방문해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 바람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형상을 만들며 함께 추모하는 전시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소극장 씨어터연바람, 전시 공간 등을 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극, 전시, 콘서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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