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5곳서 주민 연대 기획 무대
댄스 챌린지 등 시민 참여 확대
다양한 장르 야외 무대로 흥 더해
기후 위기 주제 창작 무대 더불어
기후 행동 바탕한 운영 방식 '눈길'
광주 도심을 다양한 공연으로 채워오며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해온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3년 여만에 대면 행사를 본격적으로 펼친다. 그동안 코로나19로 경직됐던 시민들의 마음을 여유로 채우고 시민들을 만날 기회를 잃었던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만남의 장을 선사한다. 특히 코로나19 동안 마을 마을서 공연을 선보였던 것을 더욱 확대해 시민 참여로 만들어지는 프린지페스티벌로 거듭난다.
광주 거리공연의 대명사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6월 4일 5·18민주광장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지역 5개 자치구와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던 프린지페스티벌은 3년 만에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다. 올해 주요 키워드는 세가지다. 시민 참여, 지역 예술인 참여, 기후 위기 대응이다.
시민 참여는 코로나19 동안 치러진 '동네 프린지'를 확대해 적용한다. '동네 프린지'는 ▲동구 5·18민주광장 ▲남구 푸른길공원·물빛근린공원 ▲북구 양산호수공원·광주비엔날레 광장·문화근린공원 ▲광산구 수완호수공원·첨단쌍암공원 ▲서구 광주에너지파크전시관·신암근린공원에서 진행된다.
그동안 5개 자치구에서 치러졌던 프린지 행사는 사무국이 기획해 선사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해당 마을 활동가, 예술가와 사무국이 연대해 의견을 나눠 기획하는 형식으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마을 특색에 맞는 공연 등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며 주민 관객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시민들이 프린지페스티벌을 관람할 뿐만 아니라 공연도 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유행 중인 댄스챌린지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획한 '예술애(愛) 댄스 챌린지'를 통해 주제 댄스를 배워 보고 직접 무대에 올라 출 수도 있도록 해 일방향적 관람이 아닌 주체적 관람을 돕는다.
지역 예술인 참여는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꾸려진다. 올해 프린지페스티벌 예술감독은 극단 깍지 대표이자 마당극 배우로 지역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김호준씨가 맡았다. 역대 최초로 현장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가 예술감독이 된 만큼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올해 프린지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지역 예술팀은 145팀으로 예년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예술팀은 '우리동네 프린지'와 '민주광장 프린지' 관객층에 맞춰 배치될 예정이다. 다만 거리예술 장르가 다양하지 못한 지역예술 상황에 따라 타지역 거리예술 전문팀도 초청해 거리 공연의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기후 위기 대응은 최근 시대정신과 맞물려 행사 전체를 관통한다.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창작 무대는 물론이고 쓰레기를 재활용해 아트작품으로 만드는 '되살림 시민예술학교', 생활 속 에너지 전환 체험하는 '에너지 전환 예술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행사장 주변 쓰레기를 줍는 '줍깅 퍼포먼스' 참가자를 모집해 인증샷을 올리면 상품을 증정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행사 포스터 또한 손수건으로 만들어 포장 보자기로 활용하거나 손수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리플렛 등은 최소한으로 제작하는 한편 친환경 용지로 만든다. 또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이나 종이봉투를 가지고 오면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권을 증정하는데 이때 공유 받은 물품은 아트마켓 등에서 활용돼 일회용 봉투나 종이가방 사용을 줄인다.
이같은 기후 행동을 바탕으로 한 운영 방식은 타 지역서는 이미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나 우리 지역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상황. 프린지페스티벌이 지역 전체 행사 운영 방식에 기후 행동을 확산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프린지페스티벌은 뿐만 아니라 아트마켓, 프린지 스탬프 투어, 동네예술가의 집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진행하며 많은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김호준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예술감독은 "이번 프린지페스티벌은 3년 만에 본격적으로 도심 야외 곳곳서 펼쳐지게 되는 만큼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특히 이번 프린지페스티벌은 광주형프린지페스티벌을 만들어보려는 시도다. 마을활동가와 함께 공연을 만드는 등 주민들이 직접 축제를 만들고 마을 축제, 축제들이 모아져 하나의 전체 시민 축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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